소방현장, 경험 많은 지휘자가 중요하다

[주장] 소방령은 시험으로 하고 그 외의 승진시험은 폐지해야

등록 2009.08.11 12:43수정 2009.08.11 12:43
0
원고료로 응원
a

지난 2008년 대조동화재로 순직한 동료소방관을 애도하는 모습 ⓒ 송인웅

지난 2008년 대조동화재로 순직한 동료소방관을 애도하는 모습 ⓒ 송인웅

행정안전부(장관 이달곤)가 서울특별시소방재난본부장 직급을 일반직2급에 해당하는 소방감에서 일반직1급에 해당하는 소방정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은 소방(消防)에게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소방총감이 있음에도 소방정감에 보직자가 없는 기이한 계급구조가 정상적인 구조로 변하는 과정으로 소방조직의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소방계급구조는 경찰계급구조와 거의 같다. (  )안이 경찰계급이다. 제일 낮은 계급인 소방사(순경)부터 소방교(경장) 소방장(경사) 소방위(경위) 소방경(경감) 소방령(경정) 소방정(총경) 소방준감(경무관) 소방감(치안감) 소장정감(치안정감) 최고위 계급인 소방총감(치안총감)으로 돼 있다.

 

경찰(警察)의 경우는 경찰을 대표하는 경찰청장이 치안총감이고, 경찰청 차장, 서울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 경찰대학장이 치안정감이다. 반면 소방은 소방을 대표하는 소방방재청장이 소방총감이고 소방정감은 계급만 있고 보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소방정감에 보임되는 것이다. 향후 소방도 경찰처럼 소방방재청 차장과 중앙소방학교장에 소방정감이 보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소방경도 근속승진 할 수 있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등 소방계급구조에 대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에 "소방은 현장을 중시하는 계급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소방발전협의'에서 대두됐다.

 

이른바 "일반직6급에 해당하는 소방경까지는 심사승진, 시험승진을 없애고 소방교(5년)-소방장(6년)-소방위(7년)-소방경(8년)에 의한 근속승진만으로 승진하게 한다. 다만, 소방위 근속승진이 2007년에 시행된 만큼 총 경력 30년 근무한 소방위 3년 근무자는 소방경으로 우선 승진한다. 이럴 경우 일반직5급에 해당하는 소방령 승진은 일반직처럼 시험승진만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소방공무원과 타 공무원과의 직급분포도를 볼 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체인력 대비 일반직은 6급 주사가 약 26%, 소방과 계급구조가 같은 경찰의 경우 일반직6급에 해당하는 경위는 약 26%인데 비해 소방의 경우 일반직6급에 해당하는 소방위는 전체인원의 약 6-7%에 불과한 것.

 

따라서 소방간부후보생으로 1년 교육 후 소방위로 임용되면 고속 승진돼 현장경험이 전무한 지휘자(관)가 탄생, 언제든지 2001년 홍제동 화재로 여섯 분의 소방관 순직, 2008년 대조동 화재로 세 분의 소방관이 순직하는 "불행이 반복될 수 있는 개연성이 높다"는 것.

 

소방간부후보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흔히 소방에서 '소방만의 소방청'독립을 주장할 때 '현장 대응 중심 조직'을 말한다. 현장대응은 "지휘자(관)가 얼마 만큼 경험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경험만한 스승이 없다'는 속어처럼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현재의 소방간부후보생제도를 없애고 일반직7급에 해당하는 소방장을 신규채용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한다.

 

해서 소방장으로 임용된 그들이 현장중심의 소방조직에서 직접 몸으로 현장 활동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휘자(관)의 위치인 소방위(7년)-소방경(8년)-소방령-소방정에 올랐을 때 현장경험이 있어 탁상행정이 사라지고 현장소방관이 안전해 국민의 안전이 보장된다.

 

최근 모 소방본부장은 3교대인력 증원에 따른 승진소요가 발생되자, "그동안 시행한 적이 없는 '소방경 승진시험을 시행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한다. 누구를 위한 승진시험인지  '밴댕이 짓'이라 할 수 있다. 최하 계급인 소방사부터 시작하여 "나이 50줄에 있는 근속 소방위와 1년짜리 소방간부후보생 출신의 젊은 소방위와 시험경쟁을 시키겠다"고 한다.

 

현장업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소방에서 시험이 능사는 아니다. "경험이 일천한 간부나 비간부 출신으로 내근의 행정부서만 근무하면서 빠른 진급을 한 사람들이 어떻게 위험이 상존하는 현장을 알 것이고 지휘할 것인가?"가 정답이다.

 

지난 7월 28일 제2회 '생활공감정책 검검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책상머리가 가장 큰 전봇대다"고 했다고 한다. 현장경험을 무시하는 '책상머리 지휘자(관)'을 양성하는 소방경의 시험승진은 당장 중지해야한다. 일반직5급 사무관시험처럼 일반직 5급에 해당하는 소방령은 반드시 시험으로 하고 그 외의 승진시험은 폐지함이 마땅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제이비에스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전 현직 소방관이 아니다. 2005년 인터넷신문 기자로 우연히 소방의 현실을 하소연하는 노 소방관의 거듭된 전화와 메일에 관심을 갖고 소방에 대해 취재하다가 소방이 처한 처참한 현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소방발전협의회에 가입 특별회원-운영위원-고문을 거쳐 2008년 6월 운영위원장, 11월에 회장직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2009년 7월19일부로 회장직을 사임하였다. 현재는 소방발전협의회 상임고문으로 있다. 
#소방공무원 #소방관 #소방발전협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판도라의 상자' 만지작거리는 교육부... 감당 가능한가
  2. 2 구강성교 처벌하던 나라의 대반전
  3. 3 [단독] "문재인 전 대통령과 엮으려는 시도 있었다"
  4. 4 복숭아·포도 풍년 예상되지만 농가는 '기대반, 걱정반' 왜냐면
  5. 5 쌍방울이 이재명 위해 돈 보냈다? 다른 정황 나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