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 수입업체들, 에이미트에 손배소송 걸어야

등록 2009.08.12 12:24수정 2009.08.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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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소 수입업체인 에이미트가 MBC PD수첩과 영화배우 김민선씨(이하 김민선)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김민선은 지난해 5월 그녀의 미니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는 글을 올렸다.

에이미트 측은 소장을 통해 "김민선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선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PD수첩 제작진에 대해서도 "전 국민이 시청 가능한 막강한 언론매체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허위·왜곡 방송을 함으로써 회사의 영업을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소 수입업체인 에이미트가 소송을 거는 행위는 그들의 권리다. 문제될 것도 없다. 문제는 법원이 이 소송을 재판으로 성립시킬 것이냐 기각시킬 것이냐다.

김민선의 발언은 개인의 미니홈피를 통해 이루어진 개인 의사의 표현이다. 대한민국 어느 법을 뒤져봐도, 연예인의 표현의 자유는 제한된다는 법이 없으니 에이미트가 주장하는 바인, 김민선씨가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쓰려면 민감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

유명인이기에 파급력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에이미트는 김민선이 아닌 파급력을 만들어 냈던 언론사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했다. 기자회견이 아니라 개인의 미니홈피에 쓴 글이 파급력을 가진 데는 언론사들이 이 글을 인용해 기사를 썼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장자연 사건 당시 조선일보 사장을 언급한 이종걸 의원의 기사를 쓴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던 적이 있다. 언론에 의해 기사화되었을 때 파급력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종걸 의원처럼 국회에서 한 발언도 아니고 개인의 미니홈피에 쓴 글이 파급력을 얻은 것은 언론들 때문이다. 조중동이 연예인의 부적절한 언급 어쩌고 하면서 김민선의 글을 지면에 다뤘으니 이들을 대상으로 손배소를 거는 것이 맞다.

더 근본적으로는, 김민선의 발언이 미국소 판매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상식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나도 미국소는 먹지 않지만 그것과 김민선은 아무런 연관도 없다. 만약 에이미트가 유명 연예인이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우매한 국민들 때문에 미국소가 안 팔린다는 것을 주장의 근거로 가지고 있다면, 국민들이 에이미트를 대상으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어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말만 하면 그대로 화학반응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우매한 국민들이라면, 지금 미국소 판매업자들에게 가장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에이미트다. 1년이 지나 사그러들고 있는, 미국소에 대한 치명적 이미지인 광우병을 또다시 전면에 꺼내 놓았기 때문이다. 다른 미국소 판매업체들이 에이미트를 손해배상으로 고소해야 할 판이다.

논리도 근거도 없어 보이는 에이미트의 김민선 고소는 그래서 한국 사법부의 재판성립 기준이 정당한가에 대한 중요한 판단근거가 될 것이다. 손해가 발생한 명확한 근거나 소송 대상 선정에 대한 근거가 없는 고소로도 재판이 성립되는지에 대한 선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덧. 에이미트를 위한 충고

미국소가 안 팔려서 고생한다는 미국소 수입업체 에이미트에게는 이런 마케팅 충고를 해주고 싶다. 지금 에이미트가 공격하는 쪽은 원래 미국소를 안 사먹는 사람들이다. 손배소를 건다고 그들이 위축되어 미국소를 사먹을 리 없다. 오히려 적개심만 높아질 뿐이다.

지금 에이미트가 할 일은 호감을 가진 소비자층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시식회를 다시 열어달라고 하고, 조중동 사내식당에 납품을 하라. 구글에 보수블로거가 '좌빨'이라는 단어를 쓰면 미국소 광고를 연관광고로 뜨게 해달라고 하라. 네이버에 이명박을 치면 미국소 광고가 키워드 광고로 나오게 해달라고 하라.

그래도 매출이 늘지 않는다면, 이명박 지지자와 조중동도 말로만 미국소를 먹는다고 하지, 실제로는 광우병 위협을 느낀다는 것이니, 아쉽지만 다른 사업아이템을 찾아보라.

소비자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는 아이템을 파는 사업이 망하는 것.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사랑하시는 '자유시장'이다. 괜히 '떼법' 부리다간 전자총 맞을 수도 있다.
#김민선 #광우병 #에이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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