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고향에 가기 위해 용산역에서 호남 행 열차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TV에서 나오는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멈췄다.
연유진
"가장 고마운 일은 남북 관계를 개선시킨 일"대다수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이룬 가장 훌륭한 업적으로 "남북관계의 개선"을 꼽았다. 전북 정읍에 사는 송정금(56)씨는 "우리 전라도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가장 고마운 일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시킨 일"이라고 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아쉬워하는 시민들은 호남 출신만이 아니다. 서울에 사는 임계심(68)씨는 "이명박 정권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물꼬를 튼 고인의 업적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잇따른 서거에 허탈감 더 커 김 전 대통령의 서거가 충격이 큰 것은 두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서거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빼 놓을 수 없다. 서울 마포에 사는 김석현(34)씨의 말이다.
"민주주의를 이룩한 두 주역을 잃었어요. 일부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앞으로 정말 '잃어버린 10년'이 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김씨는 "한 세기의 축이 무너져 내린 것 같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때는 그저 '충격'이었는데, 이번에는 가슴이 쓰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비교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만 두 사람을 모두 잃어버린 지금이 더 허탈하다"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느냐"며 말끝을 흐렸다.
일부 시민들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슬프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아무개씨(34)는 "대북 송금 건도 그렇고, 정권 말미에 업적을 내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던 게 아닌가"라며 죽음이 모든 것을 덮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또한 "요즘 같은 세상에 함부로 말하기 무섭다"며 인터뷰 요청을 피하는 이들도 있었다.
처음 용산역에서 만났던 정은영씨는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고인의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나이 든 어르신이 후임인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앞에서 엉엉 울었잖아요. 마치 어린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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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 "앞으로 정말 '잃어버린 10년' 오지 않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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