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표 팔아!" "팔면 안 돼!"

'서울 길' 노선전쟁 첫날, 100여명 뒤엉켰지만 큰 불상사는 없어

등록 2009.08.21 15:40수정 2009.08.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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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1일 아침, 서울행 버스노선다툼으로 좁은 사천읍터미널이 관련 업체 직원들과 경찰들로 빼곡하다.

21일 아침, 서울행 버스노선다툼으로 좁은 사천읍터미널이 관련 업체 직원들과 경찰들로 빼곡하다. ⓒ 하병주

21일 아침, 서울행 버스노선다툼으로 좁은 사천읍터미널이 관련 업체 직원들과 경찰들로 빼곡하다. ⓒ 하병주

사천-서울 시외버스 운행을 둘러싼 갈등이 21일 이른 아침부터 낮 12시까지 사천읍터미널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경찰과 사천시의 중재로 낮 12시 이후로는 동원된 직원들이 철수하는 등 평안을 되찾고 있다.

 

서울행 버스를 운행하는 경전여객과 신규 운행을 기대하는 부산교통 두 업체 직원들이 사천읍터미널에 집결하기 시작한 것은 21일 아침 6시30분께. 부산교통이 서울행 버스를 운행하기로 한 첫날이자 그 첫 차가 7시10분에 출발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각각 직원 수 십 명씩을 동원했다.

 

7시 10분을 조금 남기고 부산교통측 버스가 터미널에 들어서자 두 업체 직원들이 서울행 승차권을 발매하는 매표소 앞에서 뒤엉켰다. 부산교통은 승차권을 발매하라고 요구한 반면 경전여객은 이를 막느라 고성이 오가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일었다.

 

이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던 경찰이 나서서 양측을 갈라놓았지만 두 업체 직원들은 터미널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a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져켜보는 경찰관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져켜보는 경찰관들. ⓒ 하병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져켜보는 경찰관들. ⓒ 하병주

a  서울행 승차권 발매를 두고 두 업체가 강하게 맞섰다. 이 불똥은 사천읍터미널측에도 튀었다.

서울행 승차권 발매를 두고 두 업체가 강하게 맞섰다. 이 불똥은 사천읍터미널측에도 튀었다. ⓒ 하병주

서울행 승차권 발매를 두고 두 업체가 강하게 맞섰다. 이 불똥은 사천읍터미널측에도 튀었다. ⓒ 하병주

a  이날 두 시외버스업체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잦았다.

이날 두 시외버스업체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잦았다. ⓒ 하병주

이날 두 시외버스업체 직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잦았다. ⓒ 하병주

이후에도 부산교통 측 서울행 버스가 들어온 8시30분과 11시10분에 비슷한 충돌이 일었으나 그 때마다 경찰이 이들을 막아섰다.

 

한 때 두 업체 직원과 경찰 등 100여 명이 뒤엉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폭력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또 당초 우려했던, 상대방 버스의 터미널 진입을 막기 위한 '방해'가 일어나지 않은 것도 갈등을 키우지 않은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양측의 갈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여서 경찰과 사천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두 업체를 설득하는 작업을 벌였고, 결국 낮12시를 기해 '동원된 직원들의 철수'를 이끌어 냈다.

 

이날 터미널에는 김성우 사천경찰서장이 직접 나와 현장을 지휘했다. 투입된 병력은 약 60명 정도. 또 한 때는 진주경찰서에서 1개 중대병력을 지원, 투입하기도 했다.

 

사천시에서도 최만림 부시장과 강의태 지역개발국장 등 관계공무원들이 출동해 대책을 강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터미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모습에 놀라며,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a  서울행 버스가 들어오자 두 업체 직원들이 에워싼 가운데 승객들이 차에 오르고 있다.

서울행 버스가 들어오자 두 업체 직원들이 에워싼 가운데 승객들이 차에 오르고 있다. ⓒ 하병주

서울행 버스가 들어오자 두 업체 직원들이 에워싼 가운데 승객들이 차에 오르고 있다. ⓒ 하병주

a  시민들이 보기에도 안타깝고..

시민들이 보기에도 안타깝고.. ⓒ 하병주

시민들이 보기에도 안타깝고.. ⓒ 하병주

a  경찰이 보기에도 답답하다.

경찰이 보기에도 답답하다. ⓒ 하병주

경찰이 보기에도 답답하다. ⓒ 하병주

한편 이날 두 업체의 갈등 속에 가장 가슴을 졸인 사람들은 승차권 발매 업무를 하는 터미널 직원들이었다. 매표와 관련해 두 업체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욕은 욕대로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터미널 관계자는 "터미널 사용약관과 경남도의 해석에 따르면 부산교통 측 서울행 버스는 승차권 발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분위기에 못 이겨 일부 승차권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날 두 시외버스 업체 간 갈등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시외버스 운행 관리 감독 기관인 경남도에서는 아무도 현장에 나오지 않아 "갈등을 더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현장에서 흘러나오기도 했다.

 

사천-서울 버스 노선을 두고 두 업체가 부딪친 첫날, 다행히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업체의 입장이 전혀 변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더 큰 충돌이 일어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경남도 관계자는 두 업체간 갈등 말미에 현장에 들러 "일단 물리적 충돌은 피하자"고 제안하며 동원된 직원들을 돌려 보냈다.

 

이후 두 업체를 오가며 "이 시간 이후 물리적 충돌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뒤 "불법 행위가 있을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전달했다.

 

a  부산교통의 서울행 첫차 운행을 앞둔 터미널 매표소 앞.

부산교통의 서울행 첫차 운행을 앞둔 터미널 매표소 앞. ⓒ 하병주

부산교통의 서울행 첫차 운행을 앞둔 터미널 매표소 앞. ⓒ 하병주

a  '뭔 일이고?' 궁금증 반 걱정 반으로 실랑이를 지켜보는 터미널 이용객.

'뭔 일이고?' 궁금증 반 걱정 반으로 실랑이를 지켜보는 터미널 이용객. ⓒ 하병주

'뭔 일이고?' 궁금증 반 걱정 반으로 실랑이를 지켜보는 터미널 이용객. ⓒ 하병주

a  김성우 사천경찰서장이 직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김성우 사천경찰서장이 직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 하병주

김성우 사천경찰서장이 직원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 하병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8.21 15:40ⓒ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뉴스사천 #사천터미널 #시외버스 #노선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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