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청에 대해 감사를 벌인 감사원은 인사비리가 적발되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인사 담당자에게 '징계'를 주라고 도교육감한테 요구했고, 권정호 교육감에게 '주의'를 주라고 교육과학기술부에 요구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도교육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교조 경남지부와 여성단체연합 등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25일 오후 경남교육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정호 교육감의 사과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경남교육청은 장학관 승진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이 지난 해 9월 1일 A장학사를 장학관으로 승진시켰는데, 이는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교육감은 교육감실에서 인사 담당자한테 A장학사를 장학관으로 승진시켜 임용하라는 취지로 지시했고, 이에 인사 담당자는 파격적인 인사로 민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교육감은 A장학사 발탁을 검토하라고 거듭 강조했다는 것. 감사원은 "장학관 승진 후보자 명부에 A만 올려 장학관으로 승진임용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인사 담당자는 관련 법령과 기준에 위배해 교육감의 부당한 지시에 따랐다"고 밝혔다.
이에 감사원은 교육과학기술부에 "교육감에게 앞으로 특정인을 승진임용하기 위하여 부당하게 지시하는 일이 없도록 엄중하게 주의촉구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경남교육연대 "교육감 사과"
경남교육청은 최근 거창북상초교의 교장공모제 시범학교 지정을 취소해 갈등을 빚고 있다. 교육청은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교장공모 지정을 취소했던 것. 이에 학부모․학교운영원들은 단식농성을 벌이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거창북상초교 교장공모 취소'와 빗대 경남교육청을 비난하고 있다. 김현옥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은 "북상초교는 증거도 없이 담합의혹이라며 교장공모를 취소했다"면서 "지금 교육청은 자기 눈에 박힌 티눈은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승진이나 임용은 사사로운 개인의 판단이나 잣대라 아니라 인사 규정에 따라서 인사 담당자가 처리해야 할 사항인데도 이러한 절차나 과정을 무시하고 직접 교육감이 나서야 할 정도로 인사 시스템이 허술하고 무원칙적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두를 경우 업무에 대한 평가보다 상부의 눈치를 더 보게 되어 있다"면서 "결국 이러한 업무 시스템의 결과는 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경남교육청의 인사 업무 처리는 관행이 아니라 '비리'라고 해야 옳다"면서 "명확한 규정을 어기면서 서류를 허위 작성하여 특정 후보를 승진임용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연대는 "평소 원칙과 법대로를 외치던 경남교육청의 감사 결과는 그래서 놀랍다"면서 "스스로에게는 관용과 무원칙이고 도민들이나 학부모들에게 적용되는 원칙은 날이 서 있다. 그 원칙이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을 위한 교육행정이 아니고 행정편의주의를 위한 것이라면 더욱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의'를 받은 경남교육감은 심각한 '흠결'이 있음이 확인되었다"면서 "이로 인해 교육감은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주었으므로 도민들에게 사과하기를 바라며, 아울러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 대상자에 대해 엄정 조치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2009.08.25 17:45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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