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에는 민주진영 집권 어려워진다"

이해찬 전 총리, 미래연 주최 '노무현 시민학교' 첫 번째 강연 나서

등록 2009.08.25 22:27수정 2009.08.2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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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로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민주개혁진영의 대타협과 시민주권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남소연


친노 핵심인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2017년 이후 민주개혁진영의 집권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총리는 25일 저녁 7시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사장 이재정) 주최로 여의도 국민일보사 1층 메트로룸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 "2017년 대선이 민주개혁진영이 해볼 수 있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후에는 인구구성상 보수화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10~15년이 우리 역사에서 귀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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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로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에서 참석자들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강연을 듣기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차분히 강의 자료를 훑어보는 이들도 적잖아 눈에 띄었다. ⓒ 남소연


이 전 총리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도 "급속도로 고령화되는 한국사회에서 향후 10년은 민주개혁진영의 안정적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의 전망은 한국사회의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즉 1995년 시작된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10~15년 후에는 일본형으로 바뀌면서 사회의 보수화도 함께 진행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한국도 일본처럼 '보수세력 장기집권 체제'로 갈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친노신당 창당하더라도 민주당과 연대해야"

또한 이 전 총리는 친노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의 정책을 따른 사람 중에 신당을 창당하려는 사람이 있고, 민주당에 속해 있는 사람도 있고, 어느 쪽에도 속해 있지 않으면서 시민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며 "이들이 하나로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총리는 "야당인 민주당이 신당을 추진하는 세력이나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수준까지 자기개혁을 하면 좋겠지만 거기까지 갈지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지역적으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총리는 "(신당 창당이) 의도가 나쁜 것만은 아니고 보수수구세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대를 해야 한다"며 "분열하면 역량이 약화되기 때문에 신당을 하면서도 연대정신을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전 총리는 "앞으로 만들 시민정치활동조직인 '(가칭) 시민주권모임'이 연대를 확산시키거나 분열을 막아내는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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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로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민주개혁진영의 대타협과 시민주권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 남소연


이어 이 전 총리는 "현재로선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 선거에서 성과가 없으면 이것이 2012년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그런 점에서 신당과 민주당이 연대해서 이기는 흐름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연대의 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시민 장관 임명에 반대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관철시켜"

또한 이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 있었던 비화를 공개했다. 자신이 총리로 재직하던 시절 당시 유시민 의원의 장관 임명을 반대했다는 것.

이 전 총리는 "노 대통령이 내 의견을 거의 다 들어주었는데 딱 한 번 '안 된다'고 한 적이 있다"며 "노 대통령이 유시민 의원을 장관시켜야 한다고 해서 내가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이상수 의원도 장관을 시켜야 하는데 유 의원까지 장관에 임명하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어려워져 당에도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며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이번에 꼭 (장관을) 시켜야 한다'고 해서 총리인 내가 제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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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래발전연구원 주최로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에서 참석자들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재정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이사장 등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상록수를 함께 부르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노무현 시민학교 두 번째 강의는 오는 9월 1일 진행된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위기의 민주주의, 시민주권으로 회복하자'는 주제로 강사로 나선다.
#이해찬 #노무현 시민학교 #친노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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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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