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두 (전직)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고 민주주의·서민경제·남북관계 등 3대 위기 극복과 '언론악법 원천무효화'를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등원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원내에서는 야당들과, 원외에서는 진보 시민사회 진영과 연대해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독선과 독주가 계속되는 한 민주개혁 세력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며 "원내에서는 절대 다수당에 맞서 야권 연대의 틀을 더욱 튼튼히 하고 원외에서는 민주 시민사회 세력과 단단한 연대와 결속을 통해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부 여당에는 "'언론악법 날치기', '용산참사'를 불러온 오만과 독선의 일방독주가 중단돼야 한다"며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뜻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 사퇴서를 낸 바 있다. 정 대표는 "언론악법이 결말(헌법재판소 결정) 날 때까지 현행 상태를 유지하겠다"며 "국회에서 할 일은 의원들이 하고 저처럼 국회에 들어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원외투쟁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회군'... "명분 없다" 비판도
이번 민주당의 등원은 두 번째 '회군'이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5대 선결조건'을 주장하며 장외로 나갔다. 이 주장은 어느샌가 슬그머니 들어갔다. 이후 뚜렷한 성과없이 등원해 '원내투쟁'을 선언했지만, 여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등원 결정에 '명분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얻은 것 없이 등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우리가 뭘 얻는 게 아니다. 우리 옳은 주장을 여권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에 대해선 앞으로 원내대표단 협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5대 선결조건'을 비롯한 요구사항이 아직 유효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나라당] "다행스런 결정... 조건 달지 말라" 압박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등원 결정을 "다행스런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조건 등원'을 압박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정 대표가 조건 없는 등원을 결정했다면 참으로 국민과 우리 정치를 위해서 다행스럽고 현명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에 규정된 국회의 개원·개회에 당연히 등원해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조건을 붙인다든지 하는 잘못된 과정이 있어 왔지만, 이번에는 이것을 타파하는 큰 결단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원내지도부 일각에선 여론을 의식한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등원을 결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시간 싸움'에서 한나라당이 승기를 잡았다는 논리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로 행정구역 개편, 선거구제 개혁 등 정치개혁 현안이 산적해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여론이) 계속 장외투쟁으로 갈 분위기가 아니지 않느냐"며 "여야간 (정치적) 문제뿐 아니라 행정구역 개편에다 개헌도 거론되기 시작하는 등 정국의 변곡점에 와있는데 민주당도 장외로만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이 유효성을 내세운 5대 선결조건,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대한 유감 표명 등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문제를 새삼스럽게 다시 거론하기는 어렵다. 미디어법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뭘 어쩌라는 것이냐"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등원한다고 해놓고 선별적으로 입맛에 맞춰서 의정활동 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을 옥죄었다.
향후 양당의 개원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2009.08.27 09:36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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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격 등원 결정"... 한나라 "조건 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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