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2] 2008년 감세와 2009년 증세 규모 비교(* 출처 : 기획재정부 자료 편집)
새사연
감세 규모에 비하면 증세 규모는 '새발의 피'그렇다면 과연 부자들의 세금이 늘었을까? 일단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을 살펴보자. 2008년 세제개편안에 의해 2012년까지 감세되는 소득세 규모는 11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 상속증여세, 종부세도 2조6000억 원이 감세되었다. 그런데 이번 세제개편안에 의해 같은 기간 동안 늘어나는 소득세 규모는 2조5000억 원에 불과하다.
법인세는 어떨까? 2008년 세제개편안에 의해 2012년까지 감세되는 법인세 규모는 13조2000억 원이다. 반면 이번 세제개편안에 의해 같은 기간 동안 증세되는 금액은 6조4000억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 중에 5조2000억 원에 해당하는 금융기관의 채권 이자소득에 대한 원천징수는 2011년에 받을 것을 2010년으로 당겨서 받는 것뿐이므로 실질적인 증세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법인세 증세는 1조4000억 원에 불과하다. '새발의 피'라는 표현이 이만큼 잘 어울리기도 어렵다.
목표를 알 수 없는 조세정책참 이상한 것은 작년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정부가 증세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조세정책의 방향과 목표가 없다. 이번 세제개편은 서민층을 위한 것도 아니고, 경기부양을 위한 것도 아니다. 오로지 정부 자신의 텅 빈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재정건전성을 해칠 만큼 무리한 감세정책을 왜 펼쳤던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부자증세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앞서 단순한 숫자계산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정도의 정책으로 국민들을 납득시키려 한다면 조삼모사이다. 재정건전성 악화의 근원은 무리한 감세에 있다. 그렇다면 각종 잡다한 세제를 만들어서 부족한 세수를 채우려고 애쓰지 말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의 감세를 연기하는 것이 정답이다. 야당과 진보진영이 요구할 것 역시 자잘한 세제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정부의 감세기조 철회가 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수연 기자는 새사연 연구원입니다.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http://saesayon.org, 새사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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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증세? 법인세 13조원 감세하고 1조원 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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