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되어 잡초만 무성한 채 철문이 교문을 가로 막고있는 칠성초등학교 외사분교.
임윤수
한때는 학생 수가 많아 콩나물 교실로 수업을 해도 교실 수가 모자라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수업을 해야 했고, 분교까지 두었던 학교였습니다. 그러던 학교가 범국가적으로 추진되었던 산아제한, 셋째아이를 낳는 게 무슨 죄라도 되는 것처럼 이런저런 제도로 불이익까지 주던 미래지향적(?)인 국가정책과 이농현상으로 입학생이 줄어들어 2002년에는 면소재지 학교의 분교로 전락하더니, 분교의 규모조차 유지하지 못해 금년 초에는 폐교가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미끼를 던지듯 이런 혜택 저런 지원을 약속하며 출산장려에 혈안을 올리고 있지만 그때의 산아제한은 집요하기조차 했습니다. 아이를 많이 낳는 건 가난의 대물림이 된다는 걸 상기시키는 포스터와 아이를 많이 낳는 건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반 애국적 행위라는 걸 암시하는 표어들이 곳곳에 붙어있었습니다.
산아제한 정책은 포스터나 표어를 통한 계몽에서만 그치지 않고 셋째아이부터는 각종 지원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물론 예비군훈련에 동원된 남자들에게는 정관수술을 하면 훈련에서 면제시켜준다는 떡밥이 던져지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