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공동저자'로 올려 제자들의 석사학위논문을 게재한 한국영양학회지 3월호.
자유선진당
여성부 장관으로 내정된 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제자들의 석사 논문을 가로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자유선진당에 따르면, 올해 3월 백희영 교수는 자신이 지도하는 권아무개씨와 강아무개씨의 석사학위 논문을 '한국영양학회지'에 게재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공동저자로 올렸다.
'한국영양학회지'를 발행하는 한국영양학회는 백 교수가 회장으로 몸 담았던 단체다.
문제의 논문은 권씨의 '만성질병 예방 측면에서 평가한 30세 이상 한국성인의 과일과 채소 섭취'와 강씨의 '24시간 회상법을 사용한 한국성인의 식이섭취 조사에서 재회상 단계 추가의 영향 분석' 두 편으로, 모두 올해 2월에 통과됐다.
이 논문들은 백희영 교수를 '지도교수'로 명시하고 있는데, 박현하 자유선진당 부대변인은 "백 교수가 논문에 도움은 줬겠지만 직접 쓰거나 작성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논평에서 "제자의 논문은 모두 지도교수의 것이냐, 이는 논문 표절보다 더 비난받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영양학회는 "자연과학분야의 경우, 석사학위 논문을 학생과 교수 공동 저자로 관련 학회지에 학술논문으로 게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자연계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이를 '제자 논문 가로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영양학회는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석박사 학위 논문의 경우, 연구 아이디어와 실험·조사 계획은 교수로부터 주어지며, 대부분 교수가 연구비를 수혜한 연구과제의 일부분으로 수행된다"고 강조했다. 인문사회계와 달리 학생 혼자 힘으로 학위논문을 쓰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도가 공동저자로 들어가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학회는 "자연계에서는 학위 수여 이전에 석사논문을 관련 학회지에 투고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외국에서는 학회지에 출판된 논문들을 묶어서 박사학위 심사를 받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백희영 교수는 여성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점에서도 자질 논란을 빚고 있다. 박 부대변인은 "백 교수는 여성과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연구도 하지 않은 교수여서 여성계로부터 '몸만 여성'이라는 가혹한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여성단체들은 다음주 여성부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대응방식을 고심 중이다. 내일(11일) 오후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활동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황한주연 한국여성운동연합 활동가는 "백희영 교수는 여성부 장관으로 어떤 자질과 능력도 입증되지 않은데 이런 의혹까지 겹쳐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면서 "논문 가로채기는 비도덕적인 일이고 공직자 자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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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논란 백희영 여성, '논문 가로채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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