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면을 가로지르는 냇가의 섶다리큰 기둥에 가로 세로의 굵은 나무들을 놓고 관솔을 촘촘하게 엮은 다음 흙으로 다져 만든 섶다리를 건너갔다. 흔들거리며 출렁출렁하는 것이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예전 어릴 때 건너다녔던 고향 냇가의 섶다리를 추억할 수 있었다.
강성구
연주회도 보고 장터를 둘러본 다음 메밀밭 야경과 허 생원의 나귀 보러 가는 길에
놓여진 섶다리를 건넜다.
주로 경북의 북부 지역과 강원 지방에 놓였었다는 섶다리를 건너는 것은 옛날의
어릴적 추억을 찾아 건너는 기분이었다. 굵은 기둥을 세우고 가로 세로 나무들을
묶은 다음 잎과 가지들이 촘촘한 땔나무들을 튼튼하게 엮어서 장마철 지난 후에
수량이 줄어든 냇가를 건널 수 있게 만들었다던 섶다리에는 이웃 마을 간의 협력이
배어 있는 듯 했다. 비록 이듬해 장마철이 되면 큰 물이 넘치면서 떠내려 가게 되는
섶다리는 해마다 1년 만큼의 추억을 큰강으로 바다로 실어나르는 돛단배 같았다.
건너면서 마치 허생원과 동이가 나귀와 함께 이 다리를 건너는 것을 보기라도 한
것 같은 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