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팡이를 쥐고 있는 상이용사의 손
김민수
이렇다 보니 삶을 영위하기 위해 손을 부지런히 놀린 사람들, 그래서 거친 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손은 무능력의 상징이 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근자에 들어서는 거친 손들이 분노를 담아 두 주먹을 불끈 쥐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진정 아름다운 손은 천대를 당하고, 정작 부끄러워야 할 손은 아무렇지도 않게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최종 결재란에 사인하는 손이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지팡이에 의지하고 살아가야 하는 상이용사의 손을 본 적이 있다.
주름 가득한 손, 그 손이 있어 지팡이를 의지하고 걸어 다닐 수 있었다. 그렇게 나라를 위해 온몸을 바쳐 싸웠건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무명용사의 묘비보다도 더 힘든 질곡의 삶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