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드림팀'의 귀환, 성공할 수 있을까

등록 2009.09.18 14:44수정 2009.09.1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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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드림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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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드림팀'의 복귀 그들이 돌아왔다 ⓒ KBS

▲ '출발 드림팀'의 복귀 그들이 돌아왔다 ⓒ KBS

 

KBS의 간판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이 돌아왔다. KBS가 이미 예고한 대로 지난 일요일 오전 '출발 드림팀' 10주년을 맞아 시즌2를 방영한 것이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근 5년 동안 일요일 저녁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출발 드림팀'. 한때 한국 가요계에서 뜨려면 '애를 잘 보든가 뜀틀이라도 잘 넘어야 한다'는 소문 아닌 소문을 만들어낼 정도의 인기를 누렸던 '출발 드림팀'의 부활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출발 드림팀'이 예전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의아해 하던 언론들은 프로그램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대부분 '출발 드림팀'이 부활에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AGB닐슨 집계 결과 '출발 드림팀'의 시청률이 12.1%로 동시간대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6.8%)와 SBS '육감대결(5.6%)을 눌렀으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덕분에 현재 '출발 드림팀'은 KBS 가을 개편 때 정규방송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조성모가 TV에 출연할 때마다 드림팀 이야기를 하며 과거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한다더니 그의 소원이 진짜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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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풀이 한 조성모 꿈은 이루어진다 ⓒ KBS

▲ 소원풀이 한 조성모 꿈은 이루어진다 ⓒ KBS

 

그러나 '출발 드림팀'이 정규방송으로 자리를 잡는다 해도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첫 방송의 시청률이 프로그램 자체의 경쟁력을 의미하기보다는 시청자들의 그 시간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싫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과연 '출발 드림팀'이 과거처럼 일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저녁에 배치된다면 그 시간대의 강자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등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 것이다. 10년 동안 시청자들의 트렌드가 변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10년 전과 비견될 만큼 시대가 힘들어지면서 시청자들이 머리 대신 몸 쓰는 프로그램을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 한낱 바람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출발 드림팀'의 진정한 부활을 가늠하기 위해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과거 '출발 드림팀'이 어떻게 프로그램을 종영하게 되었느냐는 점이다. 결국 프로그램을 끝낼 수밖에 없었던 '출발 드림팀'의 한계는 이번 시즌2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시즌2는 노력을 하겠지만, 첫 방송을 지켜본 바 시즌1과 시즌2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인 이상 기존의 한계는 여전히 발휘될 것이 분명하다(설마 이름에 '그린' 붙인 걸 노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리 요즘 녹색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프로그램 부제로서 그린팀은 너무 생뚱맞다).

 

과연 '출발 드림팀'의 한계는 무엇일까?

 

무조건 달리고 뛰고 보는 '출발 드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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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드림팀'의 진행자 부활의 가장 큰 수혜자인 이창명 ⓒ KBS

▲ '출발 드림팀'의 진행자 부활의 가장 큰 수혜자인 이창명 ⓒ KBS

 

6년 전 '출발 드림팀'이 종영된 이유는 갈수록 높이지는 운동 난이도로 인하여 부상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멀쩡한 연예인을 데려다가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격렬한 운동을 시키니 어찌 다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덕분에 프로그램은 출연 연예인을 섭외하는데 애를 먹었을 것이고, 이는 프로그램 종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문제는 '출발 드림팀'이 가지고 있는 단순함에서부터 비롯된다. 처음 시청자들은 연예인들과 일반인들과의 대결이라는 면에서 관심을 갖게 되지만 회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그 똑같은 포맷에 질릴 수밖에 없다. 어차피 그 출연자들이 전문적인 체육인이 아닌 이상 그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들은 큰 틀에서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단순함은 최근 방송 트렌드에 있어서 최악의 조건이다. 비록 10년 전에는 시청자들이 생각지도 않았던 연예인들의 운동신경을 보고 그 의외성에 환호를 보냈는지 몰라도, 최근의 시청자들은 그것 이외의 더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KBS의 '천하무적 야구단'을 떠올려보자.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주목하는 이유는 천하무적 야구단의 연예인들이 회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발전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야구에 '야'자도 모르던 이들이 계속되는 연습과 실패를 통해 이제는 각본 없는 감동의 드라마까지 만들어내지 않는가(이제 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는 동시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MBC '무한도전'의 아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출발 드림팀'은 단순함을 그 특성으로 하는 이상 위와 같은 감동을 얻기 어렵다. 비록 출연 연예인들이 무조건 열심히 뛰고 달리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시청자들은 감동을 느끼지 않는다. 어쨌든 그것은 일회성에 불과하며, 경기를 소비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출발 드림팀'은 어디로

 

'출발 드림팀'은 과연 태생적 한계라고 할 수 있는 단순함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제작진들은 지금까지 이를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왔다. 하나는 단순한 경기의 난이도를 올려 시청자들의 흥미를 고조시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출연진들을 바꿔가며 시청자들에게 의외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방법 역시 마냥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운동의 난이도를 올릴 가능성은 현재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 시즌1에서 많은 부상자를 속출시켜 종영하게 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매번 똑같은 장애물을 설치할 수 없기에 모습이야 변하겠지만 그 레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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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의 멤버들 신구의 조화는 이루어질 것인가? ⓒ KBS

▲ 드림팀의 멤버들 신구의 조화는 이루어질 것인가? ⓒ KBS

 

그렇다면 결국 제작진들은 스타발굴을 통해 '출발 드림팀'을 이끌어 갈까? 이와 관련하여 조성모는 중요한 롤모델이다. 조성모 개인도 방송에 복귀하면서 끊임없이 '출발 드림팀'을 외쳤지만 '출발 드림팀' 역시 조성모를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호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출발 드림팀=조성모'의 공식이 성립되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 우리는 반대로 '유승준'의 예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언론에서 이야기는 않지만 유승준은 '출발 드림팀'이 새롭게 발굴한 건강하고 모범적인 연예인의 정형이었다. 어른들은 '출발 드림팀'을 통해 유승준의 반듯함에 열광했고, 많은 사람들이 '출발 드림팀'을 통해 유승준을 소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바로 그 유승준이 시청자를 배신한 것이다. 물론 한 개인의 선택을 매국으로 몰아간 우리 사회의 그릇된 국가주의는 비판되어야 하지만, 어쨌든 '공인'을 수단으로 자신의 상품성을 높이던 유승준은 자신의 이미지를 배신함으로써 많은 대중의 지탄을 받아야 했고, 이는 '출발 드림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어쨌든 드림팀 역시 유승준을 통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승준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스타를 이용하는 방법은 '출발 드림팀'에게 위험한 도박일 수밖에 없다. 스타가 등장하는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겠지만,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높은 '출발 드림팀'의 특성상 스타의 이미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존폐가 갈리기 때문이다. 아마도 시즌2의 멤버가 신구 멤버로 구성된 것은 결국 위와 같은 리스크의 분산을 노린 제작진의 의도일 것이다.

 

과연 '출발 드림팀' 시즌2는 앞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들은 위의 두 방법 말고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드림팀의 성공은 결국 이 대안으로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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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특공대 왜 하필… ⓒ KBS

▲ 해양경찰특공대 왜 하필 ⓒ KBS

 

P.S. : 나의 생각이 불온한 탓이겠지만, 시즌2 첫 방송을 보고 들었던 의문 중의 하나는 과연 해안경찰특공대가 그 상대로 나온 것이 우연일까 하는 점이다. '해양'이 붙긴 붙었지만, 현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자임하고 나선 KBS가 일부러 경찰특공대를 선택한 것은 아닐까?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을 구타하지만, 한편으로는 환한 미소와 함께 열심히 뛰면서 나쁜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그들. 부디 KBS의 선택이 우연이길 바랄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9.18 14:44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유포터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출발 드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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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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