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빛깔

각인된 가을은 그리움으로 남아서 영원해

등록 2009.09.23 18:08수정 2009.09.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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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곱게 물들여지고 있구나!"

 

  나무의 이파리들이 고운 색깔로 물들여지고 있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을 빛깔로 가라 입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시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언제 저리도 영롱하게 물들여진 것일까? 누가 저리도 곱게 치장을 해놓은 것일까? 자연의 위대성에 감동할 뿐이다. 사람의 힘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을 빛깔 고운
가을 빛깔고운정기상
▲ 가을 빛깔 고운 ⓒ 정기상

 

  가을 빛깔이 역력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괜히 마음이 울적해진다. 그리움이 앞서게 되어 가슴이 뭉클해진다.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을 확인하게 되니, 올해에도 이렇게 속절없이 멀어진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어 야속한 마음을 주체하기가 어렵다. 머리에 스쳐지나가는 숱한 영상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곱게 물들여지고 있는 곳은 선운사(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의 풍광이 아름답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참 잘 어울린다. 가을 수채화에 나 또한 하나의 그림이 된다고 생각하니, 가벼워진다. 일상의 무겁고 힘든 짐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한없이 가벼워진 어깨에는 날개가 펼쳐져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을 풍광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열기를 뿜어내던 지난여름의 향기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여름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 아프게 한다. 흐르는 강물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 또한 마찬가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빛깔 그리움
빛깔그리움정기상
▲ 빛깔 그리움 ⓒ 정기상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소중한 시간들.

 

  소중한 시간을 마음에 간직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곱게 물들여지고 있는 가을 빛깔을 바라보면서 생각해본다. 지금 이곳의 시간을 성실하게 채워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지금보다 더 귀중한 시간은 없다. 내일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가상 현실이고 지나간 과거는 허상에 불과하다.

 

  지금 여기의 현재가 실상이다. 오늘을 소홀하게 보내는 것은 진짜를 허상으로 바꾸는 일이다. 화려하게 꾸며진 영상을 쫓느라 실제의 삶을 놓치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가 아닌가? 오늘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오늘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채워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울적한 마음 사랑하고픈
울적한 마음사랑하고픈정기상
▲ 울적한 마음 사랑하고픈 ⓒ 정기상

 

  가을을 사랑하는 것은 오늘을 소중하게 채워가는 일이다. 오늘을 꽉 채운다는 것은 가을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을을 온 몸으로 사랑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기쁨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마음에 각인된 가을은 그리움으로 남아서 영원할 것이다. 곱게 물들여지고 있는 이파리들을 바라보면서 가을을 사랑하게 된다. 아! 정녕 가을이다.<春城>

 

덧붙이는 글 | 데일리언에도 보냈습니다.

2009.09.23 18:08ⓒ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데일리언에도 보냈습니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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