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
구름이 하늘을 날다가 산에 걸려서 멈춘다고 하여 부르는 이름 '운길산'.
a
▲ 실제로 운길산 꼭대기에 걸린 하얀 구름 운길산에 오르기 전 산 정상 부근에 걸려있는 하얀 구름이
반가웠다. 이름에 걸맞게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을
오르는 것이 기대되었다. ⓒ 강성구
▲ 실제로 운길산 꼭대기에 걸린 하얀 구름 운길산에 오르기 전 산 정상 부근에 걸려있는 하얀 구름이
반가웠다. 이름에 걸맞게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는 산을
오르는 것이 기대되었다.
ⓒ 강성구 |
|
오늘은 그 이름에 어울리는 운길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치 하얀 솜뭉치를
올려놓기라도 한 양 산과 하늘 사이에 구름이 걸려있었다.
a
▲ 운길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에 잘 가꿔진 채마밭 마치 시골 고향집으로 가는 길처럼 느껴지는 등산로 진입로.
조금씩 가을의 분위기가 짙어가는 것 같았다. ⓒ 강성구
▲ 운길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주변에 잘 가꿔진 채마밭 마치 시골 고향집으로 가는 길처럼 느껴지는 등산로 진입로.
조금씩 가을의 분위기가 짙어가는 것 같았다.
ⓒ 강성구 |
|
운길산으로 올라가는 길 옆에는 주민들이 가꾸는 농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었다.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 누렇게 거의 다 익은 콩, 흙을 밀어올리며 커가는 고구마.
다양한 작물들이 가을볕에 조금씩 조금씩 더 영글어 가고 있었다.
a
▲ 꽃이 시든 자리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호박 호박의 겉표면에 솜털이 또렷하다. 따가운 가을볕 아래에서
튼실하게 영글어 가고 있었다. ⓒ 강성구
▲ 꽃이 시든 자리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호박 호박의 겉표면에 솜털이 또렷하다. 따가운 가을볕 아래에서
튼실하게 영글어 가고 있었다.
ⓒ 강성구 |
|
따가운 가을볕을 받으면서 영글어가는 호박을 보면서 호박전과 호박된장찌개를
생각하는 것이 지나친 것일까? 혼자 생각하면서 걸어가다가 입에 침이 고인 것을
느꼈다.
a
▲ 적절하게 그늘이 진 등산로 큰 비에 피해라도 입은 걸까? 등산로가 심하게 파여 있었다.
한 일행은 홍수나 장마에 대비해서 물길을 조정하는 공사를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 강성구
▲ 적절하게 그늘이 진 등산로 큰 비에 피해라도 입은 걸까? 등산로가 심하게 파여 있었다.
한 일행은 홍수나 장마에 대비해서 물길을 조정하는 공사를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 강성구 |
|
산을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걷다가 한여름 장마가 할퀴고 간 수해현장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심하게 파헤쳐진 등산로는 불규칙한 돌멩이들로 덮여 있었고 그 때문에 걷는
것이 불편했고 발목 부상의 위협까지 느낀 순간도 있었다. 가을 햇살을 적당하게
가려주는 나무들과는 다른 분위기가 땅에 새겨져 있었다.
a
▲ 등산로 한켠에서 뿌리가 드러난 채 비틀거리는 나무 말라버린 뿌리를 보니 시급히 보완해야 할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일수록 등산객들의 안전과 훼손되는 나무들에 대한
안전 대책이 수립되고 운영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 강성구
▲ 등산로 한켠에서 뿌리가 드러난 채 비틀거리는 나무 말라버린 뿌리를 보니 시급히 보완해야 할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일수록 등산객들의 안전과 훼손되는 나무들에 대한
안전 대책이 수립되고 운영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 강성구 |
|
좀 더 올라가니 아예 뿌리가 드러난 채 휘청거리고 있는 나무도 있었다.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산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건강한 산이 유지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고, 또
산을 관리하는 공무원들도 훼손 등의 문제점이 있는 부분에 대한 대책을 적기에 수립
하고 실행해서 우리나라의 모든 산이 지속적으로 보존되기를 희망한다.
a
▲ 둥산로 곳곳에 설치된 시(詩) 목판 다산 정약용의 '치마폭에 매화를 그리다'. 그 외에도 몇몇
시인들의 시가 나무판에 새겨진 채 등산객들을 맞는다.
ⓒ 강성구
▲ 둥산로 곳곳에 설치된 시(詩) 목판 다산 정약용의 '치마폭에 매화를 그리다'. 그 외에도 몇몇
시인들의 시가 나무판에 새겨진 채 등산객들을 맞는다.
ⓒ 강성구 |
|
산 속에서 만나게 되는 시가 새겨진 목판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에 또 한번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던져주었다. 다산 정약용 외에도 김유진의 '한적한 숲길을
걷노라면'도 마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 반가움을 더했다. 이렇게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위한 아이디어는 운길산 외의 다른 산에서도 강구되고 실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정상을 향해 걸어 올라갔다.
운길산 등산로에서는 이러한 시 목판 외에도 적절한 곳에 마련된 나무 의자들을
통해 잠시 땀을 흘리면서 쉬어갈 수도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열심히 오르다 보니 어느새 수종사에 도착했다.
a
▲ 500년 이상된 은행나무와 5층 석탑으로 유명한 수종사 하산길에 들러서 은은한 향의 전통차를 마시면서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다실도 등산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강성구
▲ 500년 이상된 은행나무와 5층 석탑으로 유명한 수종사 하산길에 들러서 은은한 향의 전통차를 마시면서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다실도 등산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 강성구 |
|
수종사 은행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며 저 아래로 흘러가는 남한강을 보았다.
a
▲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하게 하는 남한강변의 산자락들 박무에 물든 산들이 아름다운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 강성구
▲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하게 하는 남한강변의 산자락들 박무에 물든 산들이 아름다운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 강성구 |
|
아련하게 보이는 산자락들이 그윽한 산수화 한폭을 보는 듯한 감흥을 일으켰다.
500 살이 넘은 은행나무의 이파리들이 수채화의 중요한 마무리를 해 주었다.
a
▲ 은행나무 아래에 잔뜩 떨어져 내린 은행나무 열매들 흙길 위에 노란 점들이 찍혀있는 듯 했다. ⓒ 강성구
▲ 은행나무 아래에 잔뜩 떨어져 내린 은행나무 열매들 흙길 위에 노란 점들이 찍혀있는 듯 했다.
ⓒ 강성구 |
|
500살이 넘는 노령의 은행나무에서도 많은 은행 열매들이 맺혔고 익었고 떨어진다.
겉껍질 때문에 은행의 냄새는 고약해도 깨끗하게 씻어두었다가 겨울에 구워 먹으면
맛도 좋고 또 감기나 인후염에도 좋다고 한다.
a
▲ 장대한 모습의 수령 500년 넘은 은행나무 카메라에 다 담기도 어려웠던 수종사 은행나무. ⓒ 강성구
▲ 장대한 모습의 수령 500년 넘은 은행나무 카메라에 다 담기도 어려웠던 수종사 은행나무.
ⓒ 강성구 |
|
땅에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들은 노랗다 못해 가을을 웅변하듯 투명하기까지 했다.
추운 겨울을 대비해서 가을에 열매들을 먹어치우는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은행은 딱딱한 껍질 위에 냄새나는 껍데기를 한겹 더 두른 것이 아닐까?
a
▲ 투명하게 진이 맺힌 수종사 은행나무의 열매들 다 익어 땅에 떨어진 열매들에 가을이 맺혀 있었다. ⓒ 강성구
▲ 투명하게 진이 맺힌 수종사 은행나무의 열매들 다 익어 땅에 떨어진 열매들에 가을이 맺혀 있었다.
ⓒ 강성구 |
|
a
▲ 수종사를 거쳐서 운길산 정상을 향해 이어지는 등산로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돌계단이 잘 다듬어져 있다. ⓒ 강성구
▲ 수종사를 거쳐서 운길산 정상을 향해 이어지는 등산로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돌계단이 잘 다듬어져 있다.
ⓒ 강성구 |
|
수종사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운길산 정상을 향한 걸음을 계속했다. 돌담과
돌계단이 잘 다듬어져 있었고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한 밧줄도 준비되어 있었다.
a
▲ 성급하게 물든 단풍잎이 외롭게 매달려 있다 벌레에게도 뜯어 먹힌 채 붉게 물들어 버린 단풍잎. ⓒ 강성구
▲ 성급하게 물든 단풍잎이 외롭게 매달려 있다 벌레에게도 뜯어 먹힌 채 붉게 물들어 버린 단풍잎.
ⓒ 강성구 |
|
시대를 앞서가는 선각자처럼 서둘러 붉게 물든 단풍잎에는 벌레들의 잔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점점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a
▲ 운길산 정상 부근의 헬기장은 매점으로 변했나? 긴급한 상황을 위해 준비한 헬기장이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사고 파는 매점으로 바뀌었나 보다. ⓒ 강성구
▲ 운길산 정상 부근의 헬기장은 매점으로 변했나? 긴급한 상황을 위해 준비한 헬기장이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사고 파는 매점으로 바뀌었나 보다.
ⓒ 강성구 |
|
운길산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 헬기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각종 행사나
환자 발생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이 매점(?)의 신속한 대처가 과연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걱정을 해 보았다. 땀 흘린 등산객들에게 마치 시원한 선물과도 같은
음료수와 빙과를 제공하는 것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헬기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점의 위치나 면적에 대한 검토와 조정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a
▲ 드디어 해발 610m 운길산 정상 사람들의 손길을 많이 타는 하얀 운길산 표지석의
머릿 부분은 몸통 부분과 달리 거뭇거뭇하다. ⓒ 강성구
▲ 드디어 해발 610m 운길산 정상 사람들의 손길을 많이 타는 하얀 운길산 표지석의
머릿 부분은 몸통 부분과 달리 거뭇거뭇하다.
ⓒ 강성구 |
|
바람이 거의 불지않아 땀을 많이 흘리면서 올라간 끝에 드디어 운길산의 정상에
도달했다. 운길산 표지석의 키가 그리 크지않아서 사람들이 쉽게 손을 올려놓을 수
있었고 그 때문에 몸통 부분과 달리 윗 부분은 손때가 묻어 있는 듯 했다. 배낭에
준비를 해 간 음료수와 오이를 먹으면서 달콤한 휴식을 했다.
땀을 닦은 뒤에 길게 이어진 능선을 따라 멀리 예봉산을 바라보았다.
다음번 산행은 운길산과 예봉산을 종주하는 것으로 해 볼까?
(운길산에 대한 나머지 이야기들이 후속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 운길산을 찾는 등산인들이 정말 많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은 받는 운길산은 하지만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었다. 심하게 패인 등산로와 뿌리까지 드러난 채 신음하는 몇몇 나무들은 땀 흘리며 산을 찾은 이의 마음을 아프고 부끄럽게 했다. 사랑해서 찾는 마음으로 보존하는 데에도 정성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09.10.01 09:15 |
ⓒ 2009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