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리의 가을

등록 2009.10.06 10:11수정 2009.10.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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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주말을 맞아 배낭을 멘 등산복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전철을 타고 옥수역에 와 지난해 말 새로이 개통 된 바 있는 국수행 중앙선 전철로 갈아탔다.

 

날씨가 화창한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이날은 오히려 이상하리 만치 전철은 등산객이 적어 한산한 편이었다.

 

전철이 덕소를 지나 팔당에 이르자 예봉산을 오르려는 등산객들이 우르르 내린다. 그러다 보니 전철안은 더욱 한산해 진다.이내 터널을 지나 전철은 운길산 역에 이르렀다. 또 한패의 등산객들이 운길산 산행을 위해 내렸다.

 

다시 전철은 푸른 하늘아래 펼쳐진 남한강과 북한강의 합류지점인 두물머리의 북한강 쪽에 놓여 있는 철교를 건너 양수리로 향했다.

 

철교를 건너는 열차의 차창밖으로 펼쳐진 북한강의 드넓은 풍경에서 가을의 조짐이 엿보였다. 양수리를 지난 전철은 몇개의 터널을 통과하여 옥수역을 출발한 지 1시간 여만에 국수리에 이르렀다.

 

전에 이미 여러 차례 와 봤기에 다른 산행객 틈에 섞여 망설임 없이 등산로 들머리인 신촌리로 향했다. 오늘의 나들이 목적은 산행도 산행이지만 차츰 짙어 가는 가을을 맞아 가을 빛을 보고 느껴 보고 싶음에서였다. 역시나였다. 신촌리 일대에는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푸른 하늘아래 어느새 가을이 고즈녘히 익어가며 점차 가을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감나무에서 붉게 익어가고 있는 붉은 감의 모습에서 그리고 길가에 피어 있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의 빛깔과 일대 산하의 모습에서 보는 바대로 점차 물들어 가고 있는 가을 빛을 카메라에 담으며 신촌리를 산행 들머리로 하여 청계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청계산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과 서종면의 경계선에 자리한 해발 658미터의 산으로서 예전에는 잘 알려 지지 않았지만 중앙선 전철이 개통 되면서 팔당 일대의 예봉산과 운길산 그리고 검단산과 더불어 새로이 각광 받는 주말 산행지가 된 곳이라 하겠다.

 

또한 청계산은 바위산이 아닌 육산으로서 정상까지의 산행 길은 편안한 흙길이라 산행에 큰 어려움은 없는 산이라 하겠다.

 

따가운 가을 볕 탓인지 의외로 더워 걷는 동안 그리고 산을 오르는 동안 땀이 비오듯 흘렀다. 땀을 닦은 손수건을 쥐어 짜니 땀이 주루륵 흘러 나온다. 약수터에 이르니 돌로 된 거북형상의 입에서 물이 쫄쫄쫄 하고 아주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다. 난 약수 대신에 집에서 얼려 준비해간 얼음물을 마셨다. 

 

신촌리 옆 정자동으로 부터 올라오는 등산길과 합류 된 지점에 이르러 형제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등산길을 오르기 시작 했다. 더위 탓에 땀이 비오듯 흐르는 땀을 훔치며 국수리를 떠난지 한시간 반만에 해발 507미터 형제봉 정상에 당도 했다.

 

형제봉에 와볼적 마다 느끼건데 정상 표지석 뒤 소나무는 그 형상이 특이해 인상 깊게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나무와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다. 정상 휴식터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올라 오느라 느꼈던 피로를 풀며 준비해온 점심을 들었다. 점심을 먹고 얼음물을 마시니 갈증과 허기가 가시며 새로운 힘이 나는 것이었다.

 

그렇게 형제봉에 머물다가 다시 1.8 키로미터 거리의 청계산 정상을 향해 출발 했다. 출발 한지 30분 정도 되어 청계산 산허리를 끼고 양수리 방향으로 뻗어 있는 송전선로의 송전탑 아래에 이르렀다. 멀리로 남한강의 양평 일대가 푸른 하늘아래 아름다운 가을 빛의 모습으로 내려다 보였다.

 

송전탑을 지나 십여분 만에 땀에 흠뻑 젖은 채 드디어 오늘의 산행 목적지인 해발 658 미터 청계산 정상에 올랐다. 푸른 가을 하늘아래 멀리 유명산과 중미산 그리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 일대가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어 애써 산을 올라온 보람이 느껴졌다.

 

그곳 정상에 독야청청 우뚝히 솟아 있는 소나무와 소나무 앞의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한동안 정상에 머물다 오후 두시경 하산을 위해 오던 길 그대로 형제봉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는 형제봉을 지나 산을 내려 오다 신촌리 옆인 정자동의 마을로 내려가는 하산길을 택해 산을 내려 오며 또 정자동 마을을 지나며 일대의 익어가는 가을 빛을 한껏 느껴 보기도 했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 논의 빛깔에서 또 갖 따다가 소쿠리에 담아 놓은 빨갛게 익은 고추의 빛깔에서, 바람에 너울거리는 코스모스의 빛깔에서 그리고 엷은 단풍 빛으로 물들어 있는 청계산의 산 색에서 청계산과 국수리 일대의 가을이 실감스레 느껴지는 것이었다. 

 

국수역에 와 오후4시 16분 전철을 타고는 귀로에 오름으로해서 오늘의 주말 여행을 마치었다만 그래 산행은 산행대로 또 여행은 여행대로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구나 하고 여겨 지는 것이었다.

 

게다가 푸른하늘 아래 익어가는 국수리와 청계산 일대의 가을의 빛깔을 한껏 맛보기도 했으니 나름대로 좋은 여행이 아니였나 싶은 것이었다.

 

차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북한강의 모습 전철이 양수리로 향하는 철교를 건너는 동안 차창 밖으로 담은 북한강 모습
차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북한강의 모습전철이 양수리로 향하는 철교를 건너는 동안 차창 밖으로 담은 북한강 모습이광희
▲ 차창밖으로 내다 보이는 북한강의 모습 전철이 양수리로 향하는 철교를 건너는 동안 차창 밖으로 담은 북한강 모습 ⓒ 이광희

신촌리 산행 들머리의 길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코스모스와 해바라기의 빛깔에서 가을 빛이 느껴 졌다.
신촌리 산행 들머리의 길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코스모스와 해바라기의 빛깔에서 가을 빛이 느껴 졌다.이광희
▲ 신촌리 산행 들머리의 길가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코스모스와 해바라기의 빛깔에서 가을 빛이 느껴 졌다. ⓒ 이광희

주렁주렁 열린 채 붉은 빛으로 익어가는 감 붉게 익어 가는 감의 빛깔에서 가을이 느껴졌다.
주렁주렁 열린 채 붉은 빛으로 익어가는 감붉게 익어 가는 감의 빛깔에서 가을이 느껴졌다.이광희
▲ 주렁주렁 열린 채 붉은 빛으로 익어가는 감 붉게 익어 가는 감의 빛깔에서 가을이 느껴졌다. ⓒ 이광희

청계산 정상에서 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청계산 정상석과 등산 안내도의 모습
청계산 정상에서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청계산 정상석과 등산 안내도의 모습이광희
▲ 청계산 정상에서 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청계산 정상석과 등산 안내도의 모습 ⓒ 이광희

청계산 정상에서 바라다 본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가는 두물머리 일대 모습 청계산 정상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일대를 바라다 보니 엷은 빛깔로 가을이 느껴졌다.
청계산 정상에서 바라다 본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가는 두물머리 일대 모습청계산 정상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일대를 바라다 보니 엷은 빛깔로 가을이 느껴졌다.이광희
▲ 청계산 정상에서 바라다 본 가을 빛으로 물들어 가는 두물머리 일대 모습 청계산 정상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일대를 바라다 보니 엷은 빛깔로 가을이 느껴졌다. ⓒ 이광희

가을의 상징인 갈대의 모습 형제봉을 지나 정자동 마을로 내려 오다 찍은 갈대의 모습
가을의 상징인 갈대의 모습형제봉을 지나 정자동 마을로 내려 오다 찍은 갈대의 모습이광희
▲ 가을의 상징인 갈대의 모습 형제봉을 지나 정자동 마을로 내려 오다 찍은 갈대의 모습 ⓒ 이광희

갓 따다 광주리에 담아 놓은 빨간 고추 빨갛게 익은 고추의 빛깔에서 가을이 느껴졌다.
갓 따다 광주리에 담아 놓은 빨간 고추빨갛게 익은 고추의 빛깔에서 가을이 느껴졌다.이광희
▲ 갓 따다 광주리에 담아 놓은 빨간 고추 빨갛게 익은 고추의 빛깔에서 가을이 느껴졌다. ⓒ 이광희

개망초 사이로 누렇게 익어가는 벼 논 누렇게 익어 가는 벼논의 모습에서 역시 가을의 정취가 묻어난다.
개망초 사이로 누렇게 익어가는 벼 논누렇게 익어 가는 벼논의 모습에서 역시 가을의 정취가 묻어난다.이광희
▲ 개망초 사이로 누렇게 익어가는 벼 논 누렇게 익어 가는 벼논의 모습에서 역시 가을의 정취가 묻어난다. ⓒ 이광희

 

 

 

 

 

 

 

 

 

 

 

 

 

 

 

 

 

2009.10.06 10:11ⓒ 2009 OhmyNews
#지구촌 나그네 #2009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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