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연인과 함께 걷고 싶은 길

담양 관방제림에서 가을을 만나다

등록 2009.10.07 10:47수정 2009.10.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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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늦가을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질 때 연인과 함께 걷기에 정말 좋을 듯합니다.

늦가을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질 때 연인과 함께 걷기에 정말 좋을 듯합니다. ⓒ 조찬현


가을비가 내립니다. 관방제림 제방을 따라 늘어선 국수집에는 사람들로 만원입니다. 푸조나무와 팽나무는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나무마다 표찰을 달고 있습니다. 제1번 나무는 음나무입니다. 제5번 나무는 푸조나무인데 이상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177번 팽나무까지 이어집니다.


가을날 연인과 함께 걷기에 좋은 관방제림은 담양읍을 감돌아 흐르는 담양천의 북쪽 제방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수령 20~400년으로 추정되는 아름드리나무들이 5만m²의 면적에 그 길이가 2㎞에 이릅니다.

a  벤치에 내려앉은 푸조나무 이파리가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벤치에 내려앉은 푸조나무 이파리가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 조찬현


a  달리는 마차의 말발굽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옵니다.

달리는 마차의 말발굽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옵니다. ⓒ 조찬현


자료에 의하면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담양의 관방제림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의 종류는 푸조나무(111그루), 팽나무(18그루), 벚나무(9그루), 음나무(1그루), 개서어나무(1그루), 곰의말채, 갈참나무 등으로 420여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구역 안에는 185그루의 오래되고 큰 나무가 있습니다.

이 숲길은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심은 인공림으로 큰 나무는 300∼400년 전에, 작은 나무는 철종 5년(1854)에 황종림 담양부사가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천변 길에는 말이 끄는 마차와 가족단위로 타는 자전거가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달리는 마차의 말발굽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옵니다. 나무그늘아래에는 마을 어른들이 화투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제방 벤치에 내려앉은 푸조나무 이파리가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a  담양천을 따라 걷는 길이 무척이나 포근하고 정겹습니다.

담양천을 따라 걷는 길이 무척이나 포근하고 정겹습니다. ⓒ 조찬현


a  103번째 푸조나무에는 아름드리 가지사이에 신기하게도 맥문동이 자라고 있어요.

103번째 푸조나무에는 아름드리 가지사이에 신기하게도 맥문동이 자라고 있어요. ⓒ 조찬현


담양천을 따라 걷는 길이 무척이나 포근하고 정겹습니다. 담양천 건너에는 죽녹원입니다. 천변을 걷는 연인들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깔깔대며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도 간간히 마주칩니다.


활쏘기를 즐기던 어른들이 팽나무 열매를 따먹고 있습니다. 이곳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아무개씨는 까맣게 익은 열매가 무척 맛있다며 팽나무 열매 한줌을 따 건네줍니다.

"엄청 맛있어요. 달콤해요."


조금 더 가자 노인들 쉼터인 학소정이 있습니다. 어르신 한분이 낙엽을 쓸어내고 있습니다. 그대로 두면 가을느낌이 살아날 텐데 그냥 두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자 어르신은 빗자루 질을 멈췄습니다. 가을 길에는 뒹구는 낙엽이 있어야 제 맛인 걸요.

103번째 푸조나무에는 아름드리 가지사이에 신기하게도 맥문동이 자라고 있어요. 푸르른  싱싱함이 고목나무와 묘한 대조를 이룬답니다. 길은 계속 이어집니다. 길을 걸으며 나무 하나하나 세심히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입니다. 세월의 더께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a  조각공원 이색적인 조각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조각공원 이색적인 조각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 조찬현


a  견공들의 모습에서도 가을이 느껴집니다.

견공들의 모습에서도 가을이 느껴집니다. ⓒ 조찬현


a  옛 추억의 징검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옛 추억의 징검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 조찬현


조각공원도 돌아볼만 합니다. 이색적인 조각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나름 해석해보는 것 또한 재미가 아닐까요.

"닭 웃기다!"

닭 조각상이 웃기게 생겼다며 연인들이 조각상을 보며 웃고 지나갑니다.

추성경기장에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되돌아오는 길에는 담양천변 길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수생식물을 관찰하며 개울에서 노니는 고기들 구경도 하고요. 옛 추억의 징검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아이들과 연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건넙니다.

관방제림의 숲은 볼수록 아름답습니다.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한 숲이라고 합니다. 늦가을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질 때 연인과 함께 걷기에 정말 좋을 듯합니다.

a  인근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인근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입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관방제림 #가을 #연인 #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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