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은 집현전 학자들이 망치지 않았다"

대종언어연구소장 장수환씨 주장에 반박

등록 2009.10.07 14:17수정 2009.10.0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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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언어연구소 박대종 소장은 10월 6일, 9월 30일에 필자가 오마이뉴스에 올린 장수환씨의 주장(훈민정음은 한글과 다르다! -정음을 망친 것은 집현전과 한글학자들)에 대해 반박전화를 해왔다.

박 소장은 "최현배 등 한글학자들이 망쳤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찬성을 하지만, 집현전 학자들이 망쳤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愚民'이 일반백성들을 지칭한다는 것은 조선왕조실록 등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며, 세종대왕이 1443년 훈민정음을 제작한 후 해례본을 집현전 학자들에게 주어 상세하게 작성하도록 했고, 비록 당시에 눈이 좋지 않았지만 철저하게 검토를 한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집현전 학자들은 세종대왕과 함께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훈민정음을 집현전 학자들이 망쳤다는 주장에는 찬성할 수 없으며, 한글학자들이 망쳤다고 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그들이 훈민정음해례본의 해석을 잘못하거나 일본인들에게 이용당하여 '훈민정음'을 '한글'로 고치는 과정에서 원형을 변형시시키는 등 크게 망친 부분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수환씨의 한배달 강의는 정식 강좌가 아니라 1시간짜리 맛보기 강좌였으므로 시간이 부족하여 자세하게 강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을 했다.

한편, 박 소장은 자신의 홈페이지(www.hanja.co.kr)와 통일뉴스를 통해 음성학에서 소리가 높고 빠름을 의미하는 厲자를 '세다(strong)'로 번역하고, 장단음 개념으로 느리게 발음하라는 凝자를 된소리로 해석하는 등 여러 면에서 훈민정음 자체의 의미를 훼손시킨 한글학자들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바로잡기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1934년의 '한글식 신철자법 반대성명서'를 찾아내어 소개하면서 "1930년 2월 조선총독부는 언문철자법을 제정하면서 제일 첫 번째 조치로 "된소리는 'ㅺ·ㅼ·ㅽ·ㅾ' 등을 버리고 'ㄲ·ㄸ·ㅃ·ㅆ·ㅉ'과 같은 각자병서를 쓰도록" 강제함으로써,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체계를 완전히 교란시키고, 뒤이어 1933년 10월 오늘날 한글학회의 전신이자, 주시경 학설의 계승자들로 구성된 조선어학회에서 위 조선총독부의 언문철자법과 거의 대동소이한 '한글마춤법(지금은 '맞춤법')통일안'을 제정·공표하였는데, 그로부터 1년 후 1934년 7월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교장을 지낸 박승빈과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교장을 지낸 윤치호(애국가의 작사자), 독립선언문의 기초자인 최남선, 국문연구소 위원이었던 지석영, 역사학계의 이병도, 육서심원의 저자 권병훈 등 112인 연명으로 한글마춤법 통일안에 대해 "우리의 어음과 맛디 아니 하며 우리의 언어의 관념과 어그러뎌서 그 법칙은 도저히 조선 민중이 이를 曉解(효해)하고 이를 수긍하야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업는 것... 조선어문에 대한 교란의 행동"이라 맹렬규탄하는 한글식 新철자법 반대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반대성명서는 훈민정음의 역사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성격을 띠고 있을 뿐아니라, 당시에 조선총독부와 한글파의 된소리 표기 왜곡에 대한 피끓는 절규가 담겨 있으므로 우리 후손들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화를 통해서도 "세종대왕이 지은 동국정운에 大의 발음으로 '때'가 나오는데, 여기서 'ㄸ'를 된소리로 보면 현재 표기로 '대'가 아닌 '때'라고 읽어야 한다. 여기서 'ㄸ'는 ㄷ의 된소리가 아니라 'ㄷ'의 장음(ㄷ~)을 의미하는 표시로서, '대~한민국!'할 때의 '대~'와 같은 장음을 '때'라고 쓴 것이다"면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바르게 해석하여 한글맞춤법에서 잘못된 훈민정음의 제자원리를 바로잡는 일이 한글의 세계글화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덧붙여 "최근에 원래 매우 훌륭한 훈민정음을 형편없는 한글로 만든 최현배씨 생가복원에 엄청난 정부예산을 들였다는 보도를 보고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다. 한글이 세계글이 되려면 이런 잘못으로 인해 훼손된 부분부터 바로잡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는 이런 잘못을 범한 사람들에 대한 그간의 잘못된 예우에 대해서도 다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훈민정음 #한글 #박대종 #최현배 #집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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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를 하였으며, 우리나라 정치이념으로 홍익민주주의를 처음으로 제창하였습니다. 우리의 역사, 문화, 정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많이 잘못되어 있는 것 같아 이를 바로잡는 것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쓸 것입니다. 사)한배달이 그런 단체이며, 그런 분야에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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