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의회 공무여행 '부실'

심의위원회 강화, 방문국 사전 조율 등 근본적 개선 필요

등록 2009.10.08 17:45수정 2009.10.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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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의 공무국외여행이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할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회에서는 지난 달 23일 5박6일의 일정으로 유럽의 지방자치실태 및 지방의회 운영사항 사례를 습득하기 위해 공무여행길에 올랐다.

 

하지만 시의회의 유럽 방문은 출발 전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시의회 공무여행심사위원회에 제출 된 여행 목적에는 유럽 등의 지방자치실태 및 지방의회 운영사항 사례습득 현장방문을 통한 의정활동 역량강화와 시정 현안사항 활성화 방안 모색 등으로 되어 있으나 지방자치 및 지방의회와 관련된 현장 방문은 없었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시의회 행자위 관계자는 아직 보고서가 제출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방문 후 한 달 이내에만 보고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관련 규정에는 '15일 이내'로 적시돼 있었다.

 

시의회 행자위의 공무여행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그 문제점은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공무여행 첫 일정이었던 박인경 여사와의 면담 후 대전시의회에서는 작품 조기 기증을 통해 이응노 미술관이 활성화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박인경 여사는 조기 기증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고 전시회를 열 경우 작품을 최대한 지원해 주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시의회 방문단은 유인촌 장관의 언급으로 퐁피두센터를 방문해 복합문화공간 조성 현황을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현장에서 별도의 안내도 없었을 뿐더러 대전시와는 상황 자체가 달라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근대미술관 조성 운영에 대한 자료수집건은 현재 프랑스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룩셈부르크 방문도 도ㆍ농 협력 및 그린시티 사업 추진사례를 조사하고 대전ㆍ충북 영동 와이너리 상생방안을 알아보려고 했으나 적당한 곳이 없어서 방문하지 못하고 대신 어촌재개발지역과 치즈 생산지를 둘러본 정도다.

 

독일 프랑크프루트를 방문해 IAC와 전국체전을 대비한 사전점검을 하려고 했으나 현지에서는 신종플루 대책보다는 테러에 대한 보안 검문검색을 강화한 것만 확인했다는 것. 이마저도 12일 시작되는 IAC 조직위원회에는 관련 내용이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소개를 보고 프랑크프루트 마인강변의 관광자원화 실태조사에 나선 시의회 방문단은 현장을 방문해 사진만 찍었으며 암스테르담 관광안내 시스템 조사 분석을 위한 방문에서도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됐다.

 

대전시의회에서는 해외공무여행이 부실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로 '인력 한계'를 들었다.

 

현지 가이드 및 방문단 중에 제대로 된 영어 통역도 없을 뿐만 아니라 면담자료 자체도 해당국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관련국 자료를 해석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시의회의 설명이다.

 

대전시 등 집행부는 수개월 전부터 준비를 하지만 의회 사정은 그렇지 못해 방문국과 사전 조율을 통한 현지 일정을 확정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문창기 국장은 "시의회 공무여행이 부실한 이유는 사전심의위원회가 부실한 것도 원인"이라며 "사전심의위원회를 보다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전시의회 오정섭 행자위원장은 "단순히 지방 행정을 보러 간 게 아니라 공무원이 어떻게 행정을 펴는지 보러 간 것"이라며 나름대로 성과가 있음을 내비쳤다.

 

공무여행에 참여했던 공무원도 "이번 방문은 '유격훈련'이라고 할 정도로 체험을 많이 했다"며 "관광을 자제하는 등 이전보다 상당히 개선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혀 대전시의회에서 조만간 발표할 '여행결과보고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0.08 17:45ⓒ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시의회 #공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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