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어제 한국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언론사 정치부장 세미나에서 '세종시에 대한 새로운 방안이 나온다면 충청도민 입장에서 원안보다 결코 섭섭지 않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직 구상을 가다듬지 못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건설은 이미 특별법에 의해 추진 중인 대형국책사업이다. 이보다 한참 뒤에 구상된 4대강 사업에는 올인 하면서 세종시 구상을 가다듬지 않았다니 이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세가 결코 아니다.
더구나 세종시 문제를 시혜적 차원으로 접근하려는 청와대의 음모적 시나리오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으로 큰 실망감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정 실장의 '섭섭이' 운운은 정운찬 총리에 이은 제2탄 발언이며, '청와대 입학사정관'이 정 실장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이로써 충청 지역주민의 자존심에 또 한 번 상처를 주었다.
세종시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이 언제 뭘 달라고 한 적이 있는가 ?
나라가 약속한 일을 제대로 지키라는데 '섭섭지 않게 해 줄 테니 눈 감아 달라'는 식이니 대명천지에 이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원안대로 이행하지 않으려는 구차한 이유도 모자라 이제는 얄팍한 거래의 속내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고 민심을 왜곡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신뢰'다.
세종시 원안 추진보다 더 새로운 방안도, 더 명확한 신뢰의 증거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구상 중에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걷어치우고, 더 이상 무대 뒤에 숨지 말고 떳떳이 국민 앞에 나와서 모든 불신의 언어들을 잠재워야 한다.
2009년 10월 9일
자유선진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의원 김창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