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장안 야3당, "MB정권 심판 위해 뭉치자"

[10.28 재·보선 D-19] 민노-창조한국-진보신당 '선거연합' 추진... 성사여부 주목

등록 2009.10.09 19:38수정 2009.10.0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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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 재보선 수도권 격전지인 경기 수원 장안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야3당이 선거연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가 8일 선거구내 한 마을 장터를 찾아 유권자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 안동섭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여야 정당들이 최근 10·28 재·보궐선거 5곳의 후보 공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들어간 가운데 수도권 격전지인 경기 수원 장안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야3당이 선거연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3당의 선거연합이 실현될 경우 선거구도와 판세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주민 여론은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의 선거연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민주당 등 야권의 대응이 주목된다.

9일 현재 수원 장안은 여야 4당이 후보 공천을 마치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공천이 확정된 후보는 한나라당 박찬숙(63) 전 의원, 민주당 이찬열(50) 지역위원장, 민주노동당 안동섭(45) 경기도당 위원장, 창조한국당 안희동(41) 경기도당 전자정당 국장 등이다.

이들은 예비후보(이하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지난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득표활동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전기동(54·선진화전략연대 충남 대표)씨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원식(47·무료법률자문센터 대표) 씨 등 2명이 무소속 예비후보로 합류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당초 전직 당 대표 등 거물급 인사를 전략 공천할 예정이었으나 당사자들이 출마를 접어 '거물들의 빅 매치'는 불발됐다. 대신 지역인물들을 공천하고 중앙당 지원을 강화키로 해 선거전은 오히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야3당이 선거연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성사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현재 야3당 선거연합과 관련해 창조한국당과 민주노동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창조한국당 경기도당 고위 관계자는 "우리당이 후보를 냈지만 민주노동당·진보신당과 선거연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면서 "우선 이번 주말께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관계자와 만나 선거연합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강조해온 민주노동당 안 후보 측은 이를 적극 반기고 있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오는 11일 안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계기로 창조한국당 인사들과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며, 진보신당 측에도 선거공조를 제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출마선언 이후 그동안 여러 차례 "MB정권과 이번 재선거의 원인제공자인 한나라당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야권의 후보 후보단일화 등 선거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창조한국당·진보신당과 선거연합을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왔었다.


수원 장안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진보신당 역시 야권의 선거연합 필요성에 공감하고 연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진보신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야권의 선거연합에 찬성한다"면서 "선거연대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면 적극 검토해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야3당이 선거연합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지명도와 지지세가 약한 군소정당들의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와 선거공조 등을 통해 '반MB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진보진영의 세를 결집시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도다.  

야3당의 선거연합이 성사될 경우 단일화 후보로는 민주노동당 안 후보가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창조한국당 안희동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권자 인지도와 지지도에서 앞서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한국당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20여 년간 장안구에서 노동자와 서민들을 위해 각종 지역봉사 활동을 해온 안 후보는 민주노동당 지지기반이 취약했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장안에서 출마해 열린우리당 심재덕, 한나라당 박종희 후보와 싸워 12%의 지지를 얻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고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은 진보신당이 선거공조에 동의한다면 야3당의 선거연합은 큰 진통 없이 원만히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은 내심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민주당을 뺀 야3당의 선거연합이 성사될 경우 야권 표가 분산돼 필승 전략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재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4당의 선거연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을 포함해 야4당의 선거연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움직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주민 여론도 이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인일보>·<OBS>·<경기방송>이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엠조사연구소(주)에 의뢰해 남·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수원 장안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찬성(43.8%) 의견이 반대 (26.4%) 의견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야3당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4당의 선거연합이 이뤄져야 연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야권 단일화 후보로는 민주당 이찬열 후보 57.1%, 민주노동당 안동섭 후보 12.3%, 창조한국당 안희동 후보 4.6%였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야권의 선거연합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 이찬열 후보 선대본부 관계자는 "야권의 선거연합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실무진에서 대응 방침이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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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표는 지난 2일과 6일, 수원에 내려와 박찬숙 후보와 함께 재래시장 등을 돌며 상인들을 상대로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정 대표가 한 상인에게 받은 음식을 입에 넣고 익살스런 모습을 짓고 있다. ⓒ 박찬숙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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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당초 수원 장안에 전략공천을 하려던 손학규 전 대표를 이찬열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 후보 선거지원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손학규 전 대표와 이찬열 후보가 선거구내 한 노인시설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 이찬열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한편 수원 장안에 후보 공천을 완료한 여야 정당들은 지난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집권당의 안정적인 이미지를, 민주·민노당 등 야당들은 현 정권의 실정과 도덕성 문제 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신현태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 등으로 공천 후유증을 않던 한나라당은 지난 6일 신 전 의원이 공천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천 후유증을 털어내고 박찬숙 후보 선거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몽준 대표는 지난 2일과 6일, 수원에 내려와 재래시장 등을 돌며 상인들을 상대로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8일 오후에는 신 전 의원과 박흥석 전 <경기일보> 편집국장 등 일부 공천 탈락자들이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결의하고 선거지원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당초 수원 장안에 전략공천을 하려던 손학규 전 대표를 이찬열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이 후보 선거지원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손 전 대표는 특별한 개인일정을 제외하고는 이 후보와 함께 선거구를 누비며 득표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조직을 총 가동해 안동섭 후보 선거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당의 각종 서민정책과 안 후보의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적극 홍보하며 고정 지지층인 노동계를 비롯한 진보진영 유권자들의 지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창조한국당은 기본적으로 안희동 후보 선거지원에 조직역량을 집중할 방침이지만, 야3당의 선거연합을 염두에 두고 선거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 장안 재선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선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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