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한강 하구 찾은 큰기러기

경인운하, 한강운하, 김포한강신도시 개발로 철새서식지 사라져

등록 2009.10.11 14:00수정 2009.10.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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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 찾은 큰기러기 머리위로 비행 장관!! ⓒ 이장연


어렸을 적 지금 살고 있는 마을(인천 서구)에서도 이맘때 가을하늘을 느긋하게 올려다보면, V자 모양으로 무리지어 날아오는 겨울철새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철새들은 드넓은 가을들판에 내려앉아 추운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이되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십몇년 사이 정겹고 아늑했던 마을과 농경지가 각종 개발로 사라진 뒤, 겨울철새뿐만 아니라 봄여름 날아들던 제비조차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공촌천이라 이름으로 둔갑한 냇가에 노닐던 물새와 백로, 왜가리도 물고기도 자연형 생태하천 때문에 보이질 않습니다.

 벼베기를 시작한 계양구 평리들
벼베기를 시작한 계양구 평리들이장연

 계양구 평리들과 고촌신도시 사이 논에서 기러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계양구 평리들과 고촌신도시 사이 논에서 기러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이장연

그렇게 몇몇 사람들의 어리석음과 욕심 때문에 점점 자연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마을로 변해버린 뒤, 잊고 살았던 반가운 손님들을 지난 토요일 자전거 타고 북한산국립공원을 찾아가는 길에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경제성도 없고 반환경적이라는 경인운하 삽질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천 계양구 평리들 농로를 따라 양화대교로 나아가던 길에 트럼펫과 같은 큰기러기의 울음소리가 하늘에서 가득 밀려왔습니다.

김포공항 방면에서 김포 고촌신도시 너머 한강하구 습지로 날아가던 수많은 기러기떼는 특유의 울음소리로 자신들이 올해도 이곳을 찾아왔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한강으로 날아가던 무리들의 일부는 일찌감치 벼베기를 끝낸 논에 내려앉아 먼 곳에서 날아오느라 지친 날개를 쉬고 먹이를 찾았습니다.

 한강습지와 김포평야를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
한강습지와 김포평야를 찾아온 반가운 손님들이장연

 경인운하 주운수로 공사현장 위로 수백마리의 기러기들이 무리지어 날아간다.
경인운하 주운수로 공사현장 위로 수백마리의 기러기들이 무리지어 날아간다.이장연

멸종위기 겨울철새들, 가을들녁에서 만나볼 수 있어

한강하구를 찾아오는 대표적인 겨울철새 중 하나인 큰기러기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몸길이가 76-89cm에 이르며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고 부리는 검정색이나 끝 가까이에 등황색 띠가 있습니다.


한국을 찾아오는 기러기류 중 쇠기러기 다음으로 흔한 겨울새로, 10월 하순에 찾아오기 시작해 3월 하순이면 북쪽으로 날아갑니다. 만-간척지-농경지-못-호수 등의 습지와 물가에서 먹이를 찾고, 한번 짝을 맺으면 영원히 다른 짝을 찾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달위에 떠가는 새라고 해서 삭금, 가을새라는 의미에서 추금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한강하구에는 매년 5천여 마리가 날아옵니다.


 들판 위를 날아다니는 기러기들
들판 위를 날아다니는 기러기들이장연

 평리들에 내려앉아 쉬던 기러기들이 날아오른다.
평리들에 내려앉아 쉬던 기러기들이 날아오른다.이장연

그런데 친환경-녹색성장을 외치는 정부-지자체들의 경인운하와 한강운하, 김포한강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해, 겨울철새들의 서식처인 농경지가 점점 사라져 내년에도 큰기러기가 날아올지 걱정입니다.

암튼 지금 경인운하 주운수로 공사가 벌어지는 평리들과 김포평야를 찾으면, 머리위로 수백마리의 기러기가 무리지어 날아오는 탄성이 절로 터지는 장관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논에서 쉬어가는 기러기도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 관찰을 위해서는 가급적 자동차는 이용하지 마시고 화려한 원색 옷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주위를 경계하며 날개를 쉬는 기러기들
주위를 경계하며 날개를 쉬는 기러기들이장연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오른다.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날아오른다.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작은 디지털카메라라서 큰기러기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카메라 욕심이 난다는...^-^::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 작은 디지털카메라라서 큰기러기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이럴 때마다 카메라 욕심이 난다는...^-^::
#큰기러기 #겨울철새 #경인운하 #한강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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