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과 경북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경북도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날 국정감사가 열린 장소는 경북교육청 건물이었지만 국회의원들의 주된 질타는 대부분 대구교육청에 쏟아졌다. 근래 대구교육청이 각종 교육지표상 전국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연이어진 탓이었다.
가장 먼저 질의를 한 서상기 의원은 "고향이지만 쓴소리를 좀 해야겠다."면서 "대구교육청은 언론 보도를 보고 있습니까? 원어민 배치율 전국 꼴찌, 정보 공개 비율 전국 꼴찌, 청렴도 전국 꼴찌 수준, 경북도 마찬가지, 고교 방과후 학교 꼴찌 수준 등등, 대구 출신으로서 안타깝습니다"하고 포문을 열었다.
"대구 출신이라는 것이 자존심 상해"
"그런데 대구교육청은 1등 해서 안 될 분야는 1등을 했습니다. 정보 누출 비율, 증가율 1등, 교내 성범죄, 징계 발생 건수 1등입니다."
대구교육청 이걸우 교육감권한대행이 "창의성 교육, 독서 읽기 교육, 영재 교육에 주로 투자했는데, 평가 지표별 준지에 등한시한 결과입니다"가 답변의 요지였다.
그러자 서의원은 "기초체력을 보강하느라 시험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2학기부터 총력을 기울여 좋은 평가 얻기 바랍니다." 하고는 "대구교육청은 2년 연속 전국 교육청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5개 분야 중 4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어요. 대구 자존심 안 상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습니다."
"대구 지역의 문제점을 분석해 보았습니까? 지역간 차이가 학력 격차가 너무 심합니다. 5년간 수능 1등급 비율이 수성구에 비해 4/1인 자치구도 있습니다."
과학자답게 서의원은 "과학 영재교육을 제대로 해야 개천에서 용이 나는 교육이 가능합니다. 영재를 영재로 키워야지 선학습한 학생을 영재로 보지 마세요. 과외수업 많이 받은 그런 영재 말고 빌 게이츠 같은 영재를 키워야 합니다."하고 발언을 맺었다.
"과외 많이 받은 학생이 영재 아니다"
이어서 이철우 의원이 질의를 했다. "1990년, 1996년 무렵만 해도 대구는 최고의 교육도시였습니다. 서울과 대등한 공동 1위였지요. 그런데 지금은 꼴찌가 되었습니다. 나는 78년 교사가 되어 경북에 부임하였는데 지금 우리 향토인 대구가 부끄러운 교육도시가 되었다니 안타깝습니다."
"교육이 잘 되어야 인구가 분산됩니다. 교장, 교사의 이동 연한을 늘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장공모제를 확대하여 개방형을 늘여야 주인의식이 생깁니다. 소규모학교는 통합학교로 바꾸고 지자체와 협조하여 통학버스를 운영하되 낮에는 노인버스로 쓰면 될 것입니다. 원어민이 잘 오지 않으려고 하면 IPTV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초중학생 무상급식을 해야 합니다. 무상급식을 하지 않고 급식비를 내는 아이, 안 내는 아이 구분되면 마음의 상처가 심해집니다. 정부가 다 감당 못하면 초등학교라도 우선적으로 최소한 무상급식을 해야 합니다. 전북과 경남은 실시 중입니다. 무상급식을 위해 교육청 예산을 써버리면 다른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일단 초등학교부터 무상으로 실시하고, 지자체장이 기부금을 받아서 그 단체가 학교급식을 실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초등학교부터 전교생 무상급식 실시해야"
"대구 경북은 외고 진학률이 다른 일반고보다 못합니다. 외고 학생 중 어학 분야 진학률은 10%에 불과하고 중도탈락자도 30%나 됩니다. 자율형 공립고로 바꾸십시오. 향후 계획을 서면으로 답변하시기 바랍니다."
권영길 의원이 질의에 나섰다. 권의원은 작년에 이어 빈부 격차가 교육 격차를 낳는데,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논지의 발언을 하겠다며 사전에 발언 방향을 제시했다. 권의원은 "교육경비보조금이 특목고는 1인당 60만원, 일반고는 8만원 수준입니다. 왜 이렇게 합니까? 경제적으로 부유한 계층의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특목고에는 예산을 많이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학교엔 적게 지원하는 건 시정되어야 합니다. 그럴 용의가 있습니까?" 하고 물은 뒤, "이명박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 때문에 지방채 발행이 심하여 경북 1563억, 대구 2500억원에 이릅니다. 달마다 교육감협의회를 여는 줄 아는데 이를 시정해달라고 발언한 적 있습니까? (이 때 대구부교육감이 "없습니다만, 교과부가 보전해준다고 했습니다."하고 답변) 중앙정부 감사 때도 보전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강력히 요구를 하세요."하고 질타했다.
"기간제 교사 채용 불법이 극심합니다. 정규 교사가 퇴직을 하면 법에 따라 역시 정규 교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대구는 486명 채용 중 370명이 불법이고, 경북도 88.6%나 불법입니다. 교사들의 임금은 공사림을 가리지 않고 교육청이 임금을 부담하는데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개선책을 서면 답변하세요." 권의원은 또 장애인 접근시설이 경북 특히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개선을 요구했다.
"교과부에 '교육재정 부족해결' 강력히 요구하세요"
의원들의 질의와 질타가 대구교육청에 집중되는 가운데 최재성 의원이 말했다. "오늘은 대구교육청이 난타를 당하는 날입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보조되는 금액을 보면 1인당 보조금이 전국 평균 10만2천원인데 대구는 1만9천원입니다. 예산으로 보면 전국 평균의 1/5 수준이고 금액으로 보면 1/7 수준입니다. 이래서야 어떻게 대구교육이 활발하게 살아서 효과를 낼 수 있겠습니까?" "원어민 교사 중도 탈락률도 전국 최하권입니다. 제주도 다음이지요. 원어민 교사의 교사 자격증 소지 비율도 대구가 꼴찌에서 2등입니다."
정영희 의원은 "일부 초중학교가 일제고사와 학교평가를 대비해서 공부를 더 시키는데 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해서 아이들의 인격을 침해하고 자존심이 상하도록 하는 예가 많다"면서 "대구교육청은 학습부진학생 지도와 만족도 조사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나?"하고 질타한 후 "경북교육청은 엉터리 독도 교재를 돌렸습니다. 문책을 해야 합니다."하고 물어 경북교육감으로부터 "조사 후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요지의 답변을 들었다. 정의원은 또 "제2 나영이 사건과 관련한 교사를 왜 문제교사로 대우합니까? 칭찬하고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그럴 용의가 있습니까"하고 물어 경북교육감으로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안민석 의원은 교사 해직 사건이 불거져 있는 영남공고 문제를 크게 거론했다. "영남공고에서 매점에서 밥을 파는 것이 학교급식법 위반 아닙니까? 보충수업비를 학부모가 거두어서 현금과 수표로 교장에게 주었다는데 문제가 없나요? 대구부교육감은 영남공고를 방문해 보았습니까?"하고 질타했다. 대구부교육감이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하고 답변하자 '해직교사 발생했고, 감사 결과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는데 왜 방문을 해보지 않습니까?"하면서 서울교육감이 국정감사에서 문제 학교를 재감사하겠다고 답변하여 감사장에서 좋은 평가를 들은 사례를 언급했다.
"교육감은 왜 문제학교를 방문하지 않나?"
안의원은 계속해서 "경북교육청은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지원이 꼴찌입니다. 학교화장실에 휴지도 비치하지 않으면서 거액을 들여 학교 안에 골프연습장을 짓는 학교는 계속 늘어나는데 교육적으로 문제가 아닙니까?"하고 물은 후, "학교운동부 전임코치 월급여가 129만원에 불과합니다.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데 부족한 만큼은 어떻게 해결합니까? 경기도는 일반직 9급으로 대우해줍니다. 현실화하십시오."하고 말했다.
그리고 원어민 교사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교육감이 미국에 가서 몇 개 대학과 협약을 체결하십시오. 광주교육청처럼 원어민 수업을 온라인으로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프라인으로는 주 1회 만나지요. 그리고 외국의 한국인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세요. 전 세계에 30개교 있고 중국과 일본에 14개교 있습니다."하여 경북교육감으로부터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는 답변을 들었다.
권영진 의원은 "기숙형 학교를 경북이 최다 유치했습니다. 내년에 11개교가 개교하는데 기숙사비가 연평균 244만원입니다. 타시도는 지자체 지원으로 217만원 수준으로 내려가는데 경북교육청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하고 물었고 경북교육감은 "지자체가 월 5만원 부담하면 교육청에서 5만원 지원할 계획이므로 경북 학생들의 부담도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하고 답변했다.
"대구교육청은 전분야에서 전국 꼴찌"
"작년에 지적받고 올해 더 나빠진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구교육청은 학력 증진도 꼴찌, 교육복지도 꼴찌입니다. 인사 업무 관련 청렴도 지수도 경북은 16개 시도 중에서 12위이고, 대구는 14위입니다. 잘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9월 경북교육청의 인사는 규칙을 어긴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육장도 학무과장도 같은 초등, 같은 중등이 배치되기도 하고 1년밖에 안 된 장학사가 본청으로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시정할 용의가 있습니까?" 하고 물어 경북교육감으로부터 "향후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같은 한나라당으로 소속 정당이 같은 이철우 의원이 권영진 의원과는 정 반대가 되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철우 의원은 "대구경북은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이 말하기를 '교장 교감 부탁은 들어줘도 평교사 부탁은 들어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는 문호를 개방하여 누구든지 본청에 들어오고, 승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규정에 제한이 너무 심하다면 그렇게 되도록 개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하고 말했다.
이군현 의원은 "중앙정부는 서민경제 살리기, 복지 등을 중점정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교육청은 왜 가난한 아이들이 많은 평생교육학교에 대한 지원을 다른 교육청들보다 적게 합니까?"하고 추궁하여 대구부교육감으로부터 "적극 지원을 검토하겠습니다"하는 답변을 들었다.
"공사 발주를 왜 소수 기업이 독차지하나?"
이의원은 또 "학교 공사 발주를 상위 8개 업체가 45.7% 차지했는데 S기업과 K기업이 독과점을 했습니다. 교육감이 지시를 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렇게 정했나요? 철저히 조사하여 서면으로 답변하세요."하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의원은 "대구는 성범죄 비율이 전국 평균의 3.8배나 됩니다. (이 때 대구부교육감이 "작년 사건 때문입니다."하고 답변하자, 이의원은 "작년 사건하고 관계가 없습니다."히고 질타한 후 "교장 연수를 강화하세요."하고 요구했고, 대구부교육감으로부터 "그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정감사는 이군현 의원의 "대구는 전분야 꼴찌입니다. 대구교육의 문제점들은 최고 책임자에게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왜 이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하고 묻는 것으로 끝이 났다. 국회의원들은 오후 감사장인 경북대학교로 옮겨가기 이전에 점심식사를 위해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국감장에서 벌어진 대구교육청 전직간부들의 쇼 |
경북교육청과 대구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예정된 경북교육청 진입도로 입구에는 아침부터 1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피켓 시위를 하고 있었다. 구호는 "교원평가 실시하라" 등이었는데,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을 역임한 아무개 씨, 교육장을 역임한 아무개 씨도 거기 끼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이 국정감사장에서 문제가 되어 경북교육감이 본의 아니게 곤욕을 치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신분 확인을 위해 다수의 별도 근무자까지 배치된 현관을 통과하여 국정감사를 준비 중인 의원실에까지 이들이 무례하게 들이닥쳐 선전물을 살포하자, 의원들이 그 점을 지적하며 경북교육감에게 "왜 특정 단체에게만 출입을 허용했느냐? 서로 알고 지내는 단체만 출입을 허용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출입 금지냐?"하고 질타를 한 것. "장애인 문제를 건의하기 위해 온 사람도 있었고, 해직교사도 있었는데 그들은 1층 방청실에만 들어올 수 있었는데, 분명히 사전에 서로 교감을 했으니 신분 확인을 통과했을 테고, 의원실이 어딘지도 알았을 것 아니냐?" "경위를 조사하여 보고하라" 하고 추궁을 당했다.
의원들의 계속된 추궁에 경북교육감은 진땀을 흘리면서 "그들은 자유교조연합인데 들어온 줄 몰랐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하면서 궁지에 몰렸다. 대구교육청의 교육국장 역임자, 교육장 역임자 등이 포함된 원로 교육계 인사들이 유인물을 감춘 채 현관 근무자들을 속이고 들어와 경북교육청의 교육감 이하 간부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아주 경박했다는 것이 기자들의 중평이었다. |
2009.10.16 20:03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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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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