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지혜학교 교장은 "이제 대안학교는 자율적 강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얘기했다.
이주빈
"대안학교, 이젠 자율 넘어 자율적 강제 고민할 때"한국 사회의 가장 큰 현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과반수는 '교육'이라고 응답할 것이다. 오죽하면 '입시지옥'이라는 무시무시한 새로운 조합어가 나오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하는 아이들의 절규가 끊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 문제 많은 교육을 바꿔보겠다고 모든 정권은 용을 쓰지만 그다지 신통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왜냐면 공교육 정상화를 목청껏 외치지만 해마다 사교육 시장은 늘어만 가고, '이럴 바엔 차라리' 하며 어린 자녀들을 해외 유학 보내는 이들은 갈수록 늘기 때문이다.
이 말 많고 탈 많은 교육에 '대안'을 찾아보겠다며 여러 실험과 노력을 하는 이들이 있다. 전교조 교사들과 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은 공교육의 틀 안에서 의미있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또다른 어떤 이들은 이른바 '대안학교'를 만들어 학교의 틀 자체를 새롭게 짜서 새로운 교육을 꿈꾸기도 한다.
김창수 지혜학교 교장은 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교육자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지혜학교는 '중·고 통합 철학 대안학교'로 내년 2월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 2일부터 11일까지는 6년제 중·고 통합과정과 3년제 고등학교 과정의 신입생 원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김 교장은 지혜학교 개교를 준비하기 전엔 전교조 활동을 하며 공교육의 틀 안에서 교육의 희망을 찾아보기도 했고, 광주 한빛고라는 대안학교에서 교장을 하며 초창기 대안학교의 성장통을 몸소 겪기도 했다.
지난 17일 개교를 앞두고 지혜학교는 새 단장을 하느라 분주했다. 김 교장 역시 "이런 설렘은 처음"이라며 기대에 들뜬 표정으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했다.
김 교장에게 일반학교와 대안학교의 차이부터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일반학교가 타율적 강제로 운영되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대안학교는 자율과 자유를 운영의 기초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대안학교는 고향과 같은 곳이죠. 언제나 그립고, 보고 싶고, 생각나는 곳. 고향과 같은 그곳,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은 평생을 함께 할 친구들 즉 도반을 만나고, 평생 믿고 따를 만한 선생을 만날 기회가 일반학교를 다닐 때보단 커지죠."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이 대안학교에 다닐 수는 없고, 또 모든 학부모가 대안학교에 자녀를 보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경기도 남한산초등학교처럼 공교육의 틀 안에서 '작은학교' 운동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
"우리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우선은 우리 아이의 학창시절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 아이가 사회적 경쟁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더 구체적으론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했으면 좋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것은 아이들을 일반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나 대안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나 마찬가지입니다.남한산초등학교의 사례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한 사례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합니다. '신자유주의가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이런 사회에서 우리 아이가 가져야 하는 경쟁력이란 어떤 경쟁력인가, 또 그 경쟁력은 과연 생태적 관점이나 인간해방의 관점에서 봤을 때 옳은 것인가?'. 그래서 결국엔 아이들이 가치관을 제대로 가꾸고 가질 수 있는 것인가가 여러 가지 다양한 (교육실험의) 평가를 하는데 핵심적 요소가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