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종합고용센터에서 구직공고를 살피고 있는 한 실직자의 모습
송주민
하지만 이런 보람도 이제 한 달 뒤면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된다. 2009년 11월 18일부로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 그래서 밤마다 취업사이트를 쑤시고 다니며 입사지원서를 계속 넣어보지만, 내게 돌아오는 대답은 '서류전형 탈락'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가끔 면접을 보러 가도 그뿐. 면접 이후에 더 이상 소식 없는 회사들. 계약 종료는 하루 하루 다가오는데, 불안함과 초조함,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울 때가 많다.
시청과 구청에서도 계약기간 후반기가 될 때까지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인턴들이 많아서 그런지 취업 관련 교육을 듣게 한다. 나 역시 시청에서 한 번, 구청에서 한 번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형식적인 강의에 그친다.
처음엔 국정 홍보 동영상을 보여주고, 그 다음엔 유망 직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하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잘 쓸 수 있으며, 면접은 또 어떻게 보면 되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이 강의 자체는 유익한 편에 속하지만, 결국 몇 번 듣다 보면 다 비슷한 내용의 강의가 전부다.
그리고 행정인턴 중 우수 행정인턴 10%를 선발하여 입사추천서를 써주는데, 문제는 이 입사추천서가 얼마나 효용성이 있느냐이다. 시청에서 취업 교육을 할 때 나눠준 책자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추천조회(reference check)는 미국 등에서 보편화된 채용절차 중 하나로,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 품성, 네트워크 등을 확인하는데 효과적임'.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채용절차가 보편화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입사추천서를 내주려면 그 입사추천서가 취업 때 어느 정도 가산점이 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놓거나 회사의 채용 조건 중 우대사항에 '행정인턴 입사추천서' 등을 넣게 해야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제도적인 장치가 없는 이상, 입사추천서는 그저 프린트된 종이 한 장에 불과할 뿐이다.
여전히 불안한 내 마음, 한 달 뒤에는 어떻게 될까?이제 남은 기간은 한 달 정도. 인턴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우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감사했던 시간이기도 했지만, 이 기간 동안 배운 실무적인 부분들은 행정기관을 벗어나면 쓸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인턴 교육 때마다 어느 기관이든 행정기관과 연계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인턴의 경험이 매우 소중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긴 하지만, 그것도 다 취업이 된 이후에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불안한 내 마음. 한 달 뒤의 난 어떻게 될까? 다시 도서관과 집을 전전하면서 살게 될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뿐만 아니라, 나와 비슷한 시기에 계약이 끝나는 1만 8천여명의 인턴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 그나마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위로를 받으며, 오늘 하루도 그렇게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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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에 나는 어떻게 될까, 또다시 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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