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의원이 자신의 팬클럽인 담쟁이 사랑 회원 700명과 무등산 정화활동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무등산에서 고 김남주 시인의 <무등산을 위하여>라는 시를 인용하며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광주를 위해서라면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이주빈
유력한 차기 광주광역시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오던 이용섭 (민주당·광주 광산을) 의원이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의 이 같은 적극적이고 발 빠른 행보는 연말까지 관망하다가 결정할 것이라는 지방정가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어서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이 의원은 24일과 25일 광주에서 무등산 정화활동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차기 광주광역시장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24일 자신의 지지모임인 '담쟁이산악회'와 팬 카페인 '담쟁이사랑' 회원 약 700명과 무등산 정화활동에 나선 이 의원은 중머리재에서 고 김남주 시인의 <무등산을 위하여>라는 시를 인용하며 출마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보라, 산은 무등산 그대가 일어서면 만파가 일어선다"는 대목이었다. 곧이어 이 의원은 "광주발전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팬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현해성 전 전남노사모 회장은 "이 의원은 현역 정치인 중 노무현이 추구했던 가치와 이상, 이념을 가장 충실히 계승할 인물"이라며 "언론들이 이날 발언을 시장 출마선언으로 해석하든 안 하든 간에 우리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결정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25일엔 광주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24일의 발언의 강도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광주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만큼, 아무리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길이라도 그것이 광주의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거듭 밝혔다.
물론 "연말까지는 예산국회에 매진한 뒤 시민들의 뜻을 물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그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게 했다는 말을 빌려 "어려울 때 나서는 것이 공인의 자세"라며 자신의 이날 발언이 여론 떠보기식 수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이 주말 광주일정을 통해 사실상 시장출마 의지를 분명히 밝히자 지방정가에서는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돌고 있다. 평소에 정치적 언행이 신중하기로 유명한 이 의원이 의외다 싶을 정도로 빨리 출마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방정가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에서 건교부 장관과 행자부 장관, 또 국세청장 등을 역임했을 땐 능력 이상의 정치력이 있는 인물로 봐야 한다"고 이 의원을 평가하면서 "그런 잠재돼 있는 이 의원의 전투력을 기존 정치투쟁에 익숙했던 정치인들이 이 의원이 관료 출신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 보고 간과했던 측면이 크다"고 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의원의 발언 중 '끝까지 가겠다' '피하지 않겠다'라는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이 의원이 관료의 어법이 아닌 파이터의 어법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발언을 통해 그는 '이 의원이 끝까지 완주할 것인가'하는 일각의 우려를 씻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의원의 출마의지 표명으로 광주시장 선거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보며 "이 의원의 스타일로 봤을 때 지역 국회의원들과 모종의 담합을 통해 출마의지 표명은 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현실정치인인데 아무 비빌 언덕없이 나홀로 선언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이 의원의 발언의 파장이 세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의원의 출마의지 표명으로 박광태 광주시장은 자신의 3선 도전을 이루는 데 있어서 넘어야 할 산을 하나 더 두게 되었다. 현재까지 출마의지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이들은 박 시장과 이 의원 외에도 정찬용 전 인사보좌관, 조영택 의원, 전갑길 광산구청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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