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가요 명곡 선집 CD'유정천리'에서 제작한 옛 가요 명곡 선집 CD음반 표지
이준희
1960년대 초반 이전에 주로 SP음반에 실려 유통되었던 옛 대중가요를 애호하고 그것을 의미 있는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유정천리(有情千里)'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오는 11월 2일 월요일 오후 7시 반에 서울 충무로 '한국의 집'에서 창립 모임이 열릴 예정이다.
이른바 산업화라는 변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이전에 대중이 즐겨 듣고 불렀던 옛 가요는, 일부 평론가들에 의해 왜색이니 저속이니 하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최근 젊은 층에서는 거의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 버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옛 가요는 '흘러간 노래'가 아닌 '흐르고 있는 노래'로 살아 있기도 하다.
발기인 모임에서 '유정천리' 회장으로 선출된 영남대학교 교수 이동순씨는 인사말을 통해, 어렵던 지난 시절 몸의 허기를 달래 주었던 보리밥처럼 마음과 정신의 허기를 달래 주었던 것이 옛 가요였다고 지적하며, "보리밥 구수하게 지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유정천리'를 출범시키게 되었다고 밝혔다.
회장 이동순씨 외에 '유정천리'를 함께 만든 사람들 명단에는 변호사 홍성우씨, 시인 김정환씨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고, 11월 2일 창립 모임 행사 진행은 언론인 정관용씨가 맡기로 했다.
창립 모임에서는 CD 제작과 축음기 콘서트, 옛 가요 명인과의 만남, 대중적 학술대회, 관련 자료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 개최, 그리고 옛 가요 박물관 건립 추진 등 '유정천리'의 향후 사업 내용이 소개될 예정인데, 첫 번째 사업으로 선정된 '세기의 가희(歌姬)' 이애리수 타계 1주기 기념 CD 제작은 이미 착수해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한편, 11월 2일 행사에서는 전설적인 공연단체 조선악극단이 1939년 일본에서 공연한 내용이 담긴 희귀 영상이 광복 이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그밖에도 많은 옛 가요 관련 영상 자료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며, 1932년 작 <황성의 적>부터 1959년 작 <유정천리>까지 '유정천리'에서 선정한 옛 가요 명곡 스물네 곡을 담은 CD도 배포된다고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노래를 찾는 사람, 노래로 역사를 쓰는 사람, 노래로 세상을 보는 사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