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니스 리 "첫 작품 성공, 꿈만 같아요"

[저자 인터뷰] 소설 <피아노 교사>의 작가 재니스 리

등록 2009.11.03 09:39수정 2009.11.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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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그중에서도 특히 삶에 대해 치열하게 글로 쓰는 작가들과 얘기 나누는 것은 기쁨을 선사한다. 소설가 재니스 리는 2차대전 시기의 홍콩의 삶에 흥미를 느껴 소설을 집필하게 되었고, 홍콩 대학 도서관에서 당시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홍콩은 성장하기에 멋진 곳이었고, 지금 아이들을 여기서 키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홍콩 사람들이 자신의 소설을 읽고 홍콩에 대해 배우며, 읽기를 좋아해 글을 쓰고 싶었고, 다른 일은 전혀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글쓰기에 기회를 주기로 했고, 이로써 최소한 시도는 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재니스 리는 책을 읽으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독서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한다. 소설을 쓸 때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그 외 다른 것들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글을 쓸 때 자신이 지금 쓰는 것에 관련된 것과 관련되지 않은 것을 구별하며, 그럴 때 자신의 의식이 지금 무엇을 써야 하는지 알려준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 완전히 꿈만 같으며, 이보다 더 신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글쓰기는 많은 읽기로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홍콩인이기도 하고 미국인이기도 하고 한국인이기도 한 이 사람은 홍콩의 역사를 조명하여 홍콩을 움직인 사람이다.

재니스 리(한국명 이윤경)는 홍콩 태생의 한인 2세로, 첫 소설인 <피아노 교사>가 2007년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선보인 이후 세계 24개국에서 소설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피아노 교사>는 2차대전 시기인 1940년대와 50년대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윌이라는 남자와 트루디와 클레어라는 두 여자의 각각 40년대와 50년대의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이다. 2차대전 전후의 홍콩을 생생히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한국어판 출간을 맞이하여 재니스 리는 한국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을 방문 중인 소설가 재니스 리와 지난 10월 30일 오후에 전화로 인터뷰를 가졌다. 바쁜 중에 시간을 내어 주신 재니스 리 작가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고, 또한 많이 협조해 주신 문학동네 출판사 관계자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작가의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은 관계로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고 한국어로 옮겨 게재한다. 작가의 고향이자 작품의 무대인 홍콩에 대해 물어보았다.

"앞으로 홍콩에서 많은 문학 작품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 홍콩이라고 하면 보통 문학이 풍부한 장소로 떠오르지는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홍콩은 영어로 글 쓰는 작가들을 많이 배출하지는 못했지요. 인구의 대부분은 중국인들이니까요. 전 홍콩에서 자랐고, 홍콩은 여러 면에서 낭만적인 곳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보기에, 앞으로 홍콩에서 많은 문학 작품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 보통 사람들은 언제나 홍콩을 상업이 주도하는 도시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예술과 문학에 대한 많은 열망이 홍콩에 있는 것을 봅니다. 또한 시각 예술도 많이 성장하고 있구요. 앞으로 더 많은 문학이 나올 것입니다."


- 홍콩의 삶에 대해 다룬 작가들은 누가 있나요?
"제가 그동안 많이 읽은 것은 역사에 대한 회고록인데요, 에밀리 한(Emily Hahn)은 회고록을 통해 전쟁 동안의 홍콩에서의 삶에 대해 썼어요. 수지 웡의 세계(The world of Suzy Wong)가 또한 홍콩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구요, 그리고 물론 소설과 영화로 나온 모정(Love is a many splendid thing)도 홍콩을 배경으로 하지요."

- 이 소설을 쓰려고 처음 생각했던 순간이 어땠나요?
"저는 처음에 홍콩의 피아노 선생님과 그 학생에 관한 단편을 쓰고 있었죠. 시대 배경은 제가 홍콩에서 자랐던 70년대였어요. 그러다가 2차 대전에 관해 읽기 시작했고 그 시절 홍콩의 삶에 관해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너무 흥미로웠어요, 그때 저는 생각했죠, 이 인물들을
40년대와 50년대로 과거로 옮기면 좋겠다구요, 전쟁 시기는 소설로 쓰기에 멋진 배경이지요, 왜냐하면 전쟁 때에는 사람들이 평소 하지 않던 특이한 일을 하니까요."


"홍콩에서는 홍콩 역사를 가르치지 않으니까요"

- 2차 대전 시기 홍콩에서 수용소의 삶은 어땠나요?
"놀라웠던 것은 2차 대전 시기의 홍콩의 세계에 관해 읽으면서 알게 된 것으로 영국인들이 특권을 누리면서 호화로운 삶을 살았다는 점인데요, 많은 하인들을 두고 커다란 저택에 살며,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멋진 삶을 살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2차 대전이 터지고 일본이 침략을 하게 되면서 이들의 삶이 하루만에 완전히 바뀌게 되지요. 일본 침략 이후에 이 사람들은 수용소에 갇히게 되고 기본적으로 감옥에 있게 된 것이지요. 그 이야기는 굉장히 특별했어요. 전 홍콩에서 자라면서 그전에 이런 이야기를 전혀 들었던 적이 없었어요. 홍콩에서는 홍콩 역사를 가르치지 않으니까요. 왜냐하면, 홍콩이 영국 식민지이던 시절에는 영국 역사를 가르쳤고, 물론 중국에 반환된 지금은 중국 역사를 가르치지만, 홍콩의 역사는 사람들에게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요. 그래서 저는 그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이 시기에 관해 쓰기로 마음먹었지요."

- 당시와 지금의 영국의 식민주의자들을 보는 중국인들의 관점은 어떠한가요?
"당시 홍콩의 중국인들은 영국인들의 삶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했지요, 영국인들을 위해 직접 관련되어 일한다든가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지금은 물론 그때보다 중국인들과 영국인들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소통이 있구요. 지금의 홍콩은 많이 달라져서 매우 다른 곳이지요. 사회 안에서 온갖 어울림이 있고 함께 하지만 그때에는 영국인들과 중국인들이 서로 다른 삶을 살았지요. 그밖의 나라 사람들은 전혀 비중 있는 존재로 다루어지지 않았지요."

- 소설을 쓰면서 전쟁 시기의 홍콩에 관한 조사는 어떻게 하셨나요?
"2차 대전 시기의 홍콩에 관해 많은 책을 찾아봤어요. 뉴욕에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관련된 책들을 볼 수 있었어요. 또한 홍콩에서도 찾아봤지요. 홍콩 대학의 도서관에는 홍콩 역사만을 따로 다루는 부분이 있어요. 대부분 대출이 되지 않는 문헌들이라 여기에서 앉아 읽고 또 읽었어요. 스탠리 수용소에 있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썼던 글과 그 당시 홍콩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 그리고 마이크로 필름으로 된 신문 등, 무엇이든 찾아 읽었어요. 심지어 또한 정부 간행물도 읽어보았는데, 당시 쌀값이 얼마였는지 등을 알 수 있었고, 물가를 알 수 있어 크게 도움이 되었어요. 이러한 자세한 사항을 아는 것은 굉장히 도움이 되죠. 예를 들면 스타페리 표가 얼마였는지 같은 것도 알고 싶었구요. 이러한 자세한 사항은 제가 모르던 것들이고 찾기 쉽지 않죠. 그래서 그 도서관에서 많이 읽었어요."

"지금에 비하면 무척 한가롭고, 삶이 훨씬 더 느리게 진행되던 때였죠"

- 홍콩 어디에 사세요?
"홍콩 섬 남부에 살아요, 리펄스 베이 근처에요. 해변 근처이고 쾌적한 곳이죠, 전혀 대도시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곳이에요."

- 홍콩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홍콩 섬 서부의 폭풀람(Pok Fu Lam, 薄扶林)에 살았어요. 저는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오빠가 하나 있구요, 부모님이 사업을 하셨어요. 저에게도 피아노 선생님이 있었거든요. 70년대의 홍콩은 지금의 홍콩과 많이 달랐어요. 지금에 비하면 무척 한가롭고, 삶이 훨씬 더 느리게 진행되던 때였죠.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에 살았어요. 제가 어린 시절 했던 것들은 자연과 많이 접하는 것이었어요. 제가 살던 아파트 아래에 작은 농장이 있었고 거기로 내려가 해변까지 걸어가곤 했죠, 그리고는 바닷가 바위에서 놀았어요. 흔히 저에 대해 생각하는 그런 모습의 어린 시절은 아니에요. 저는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 특히 홍콩의 다문화적 환경은 어땠나요?
"저는 국제 학교에 다녔는데, 영국계 학교에 다니다가 국제 학교에 다녔어요. 저는 영국인도 아니었고, 중국인도 아니었지만 홍콩에는 수많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우린 모두 국제 학교에 다녔지요. 자라기에 멋진 곳이었어요, 굉장히 안전하구요. 세계에 대한 뛰어난 관점을 가지게 되지요, 왜냐햐면, 수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굉장히 다양해요. 전 그 시절을 사랑해요, 성장하기에 멋진 곳이었다고 생각해요. 굉장히 안전했기 때문에 전 아주 어려서부터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었지요. 홍콩은 성장하기에 멋진 곳이고, 지금 제 아이들을 여기서 키울 수 있어 참 행복해요."

"사람들이 제 소설을 읽고 홍콩에 대해 배워요"

- 소설은 홍콩에서 어떤 반응을 얻었나요?
"출간 이후로 계속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어요. 정말 굉장해요. 사람들이 저에게 다가와 얘기하는데, 저는 조금 걱정도 했어요, 홍콩 사람들이 홍콩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이 소설이라고 할지라도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이 제 작품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내왔고 홍콩에 대해 주목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제 소설을 읽고 홍콩에 대해 배우게 되었지요. 지금까지 너무나도 긍정적인 반응이었어요."

- 내가 몰랐던 이야기라면 다른 사람들도 모를 것이므로 흥미를 가질 것이기 때문에 2차대전의 홍콩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쓰기로 했다고 들었어요.
"저의 첫 작품이 어떤 작품이 될 것인지, 또는 어떤 소설을 쓰게 될 것인지 몰랐어요. 저는 먼저 인물들은 마음 속에 생각해 두고 있었고, 그 다음 제가 몰랐던 40년대와 50년대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인물들을 그 배경 속에 배치해서 제가 작업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되었고 그것이 이 소설이 된 것이죠."

- 소설에는 윌과 트루디와 클레어가 등장하는데, 이 세 사람은 어떻게 관계를 맺어 가나요?
"윌은 소설 초반부터 나오는데 40년대와 이후 12년 뒤에 많이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지요. 윌은 두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포르투갈계 중국인 상속녀인 트루디와 40년대에 사랑을 하게 되구요. 1952년에 클레어를 만날 때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데, 독자들은 읽
으면서 윌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이런 방향으로 바뀌었는지 궁금해 하게 되지요. 그러므로 소설을 읽으면 전쟁 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났고, 왜 윌이 변화하게 되었는지 트루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지요."

- 클레어는 영국에서 홍콩으로 오면서 홍콩에서의 삶에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변하게 되나요?
"클레어는 누구의 예상보다도 잘해냅니다. 왜냐하면 클레어의 배경으로 볼 때 예상되는 것은, 클레어가 식민지 홍콩에 살면서 다른 영국 사람들이 살았던 것처럼 그 지역의 사회와 전혀 접촉 없이 진공 속에 살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클레어는 실제로 밖에 나가기를 즐기고 여러 곳을 걸어다니고, 제가 보기에 홍콩이 클레어의 마음 체계 속으로 들어오지요. 클레어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갑니다. 클레어는 홍콩으로 하여금 자신을 변화시키도록 하지요."

- 지금 홍콩에서 40년대의 역사적인 홍콩의 모습을 찾는다면 어디로 가면 볼 수 있을까요?
"홍콩의 역사적인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아요. 영국 여자들이 모이는 사교장이었던 오래된 클럽이 있구요, 건축적으로 홍콩에서 식민지 시절의 몇 안 남은 건축물이지요. 이곳에 가면 영국 여자들이 차를 마시고 브리지 게임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러므로 이 클럽은 영국인 사회를 볼 수 있는 홍콩의 작은 일면이지요."

- 트루디를 보면 포르투갈계 중국인으로서 동과 서가 만나는 홍콩의 진정한 상징인가요?
"홍콩에서 유라시아계 사람들은 그전에 꽤 차별받았어요. 물론 이제는 지구가 하나되는 세계화로 모두가 섞여 지내는 만큼 그렇게 큰 이슈는 아니지만, 40년대에는 사람들 모두가 당연히 유라시아계라는 것을 알고 다르게 취급했지요. 트루디는 조금 다른데, 그의 아버지
는 부유한 기업가였어요. 하지만, 유라시아계 사람들은 그때에는 둘 중에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요."

- 어릴적부터 작가가 되고 싶어하셨는데 글쓰는 일에 어떻게 매료되었나요?
"글쓰는 일에 매료된 것은 제가 읽기를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전 소녀였을 때 굉장한 독서가였어요. 다른 일은 전혀 하고 싶지 않았어요.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면 저는 다른 일보다도 책을 읽었어요. 책읽는 것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좋은 책을 쓰면 멋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의 삶은 지금까지 전부 읽기와 쓰기였다고 할 수 있죠. 글쓰기 외에는 다른 어떤 일을 하게 되었을지 모르겠어요."

"그러므로 저는 최소한 시도는 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 뉴욕에서 엘르 잡지의 서평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행복했을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직업이었고 정말 정말 즐거웠어요. 하지만 그 일을 영원히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저의 꿈은 편집자가 아니라 작가가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기회를 주기로 했어요. 그러므로 저는 최소한 시도는 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 헌터 칼리지에서 이창래 작가에게 글쓰기를 배웠던 것은 어땠나요?
"이창래 선생님은 아주 멋진 분이셨어요. 이창래 선생님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한 분이시고 창조적인 미국인이시지요. 저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 이창래 선생님의 교수 방식은 어땠나요?
"대학원은 글을 진심으로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글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이 아니고 글쓰는 시간을 주는 곳이지요. 이창래 선생님은 저에게 글쓰는 일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이자 직업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어요. 글쓰는 일이 잠깐 시간 날 때 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되고, 삶의 주가 되는 부분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요."

- 뉴욕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너무 멋졌어요. 전 뉴욕을 정말 사랑해요. 세계에서 가장 살기 멋진 도시이지요. 그 에너지를 사랑하고 세계 최고의 음식이 있는 곳이고, 밤새도록 쉴새없이 움직이는 도시이구요, 멋지고 위대한 도시이지요."

- 엄마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이 둘 사이 균형은 어떻게 맞추시나요?
"참 어려워요. 가족과 아이들, 그리고 글쓰기 이 둘 중 하나는 어려움을 겪지요. 둘 다 잘 하기 정말 여러워요. 단지, 매일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아이가 넷이 있구요, 집에서 글을 써요. 아이들 중에 둘이 학교에 가 있는 아침 시간에 주로 글을 써요. 어떨 때는 아무 일도 못할 때가 있고, 또 어떨 때는 일을 많이 할 때도 있지요. 매일 늘 일하는 작가라고 말할 순 없지요. 밤시간에는 꽤 피곤해요.  밤에는 잘 안 쓰는 편이에요. 밤보다는 아침에 머리가 맑은 편이라 아침에 주로 쓰려고 해요."

- 이번 한국 방문은 어땠나요?
"정말 좋았어요. 한국어판은 제게 정말 소중해요. 출간에 맞추어 여기에 오고 싶었어요. 모두가 반갑게 환영해주었구요. 독자들이 제 소설을 즐기기 바라요. 어렸을 때 한국에 자주 왔었어요, 거의 해마다 왔죠. 아이들을 기르면서 자주 오기는 어려운데, 06년에 큰아이들 둘과 함께 한국에 왔구요, 올해에도 왔어요. 정말 좋은 시간이었지요."

- 한국에 관한 기억으로 골목이나 도시에 관한 기억은 어떤가요?
"홍콩과 비슷하게 골목을 다니고 시장에 가는 게 재미있어요. 전 어느 도시에 가건 거리의 시장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해요. 시장에 가면 실제로 사람들이 사는 삶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는 거리의 시장이 참 많아요."

- 소설을 통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즐거워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제가 어린 소녀였을 때부터 책은 저에게 가장 훌륭한 도피였지요. 책은 영화나 다른 어떤 것보다도 더 다른 곳으로 우리를 보내 주지요. 책을 구해 읽으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수많은 곳들에 대해 배울 수 있고, 저에게는 이것이 바로 독서의 가장 좋은 점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다른 세계로의 도피를 제 책에서 창조하고 싶었어요. 피아노 교사를 쓸 때에도 책을 쓰는 것과 관련 있는 것에 집중했어요. 글을 쓸 때 지금 쓰는 글과 관계 있는 것과 관계 없는 것을 구분하여 일을 해요. 저의 의식이 지금 제가 무엇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지요."

- 한국어판의 표지가 맘에 드세요?
"그럼요, 그럼요. 다른 판과는 많이 달라요. 너무 맘에 들어요."

- 영국판 표지보다 더 맘에 드세요?
"전 미국판 표지를 가장 좋아해요. 여자의 뒷모습이 나오고 얼굴은 안 보이는 표지이지요.  영국판 표지보다 미국판 표지가 더 마음에 들어요."

- 한국어판 번역은 맘에 드세요, 혹시 읽어보셨다면?
"저는 한국어판을 읽지는 못해요. 저의 한국어 실력은 문학적 소설을 읽을 만큼 충분하지 않아요, 정보를 얻기 위해 한국어를 읽을 수는 있지만요, 문학 작품을 읽지는 못해요."

-한국 독자들과 만난 소감은요?
"정말 좋았어요. 전세계를 다니며 낭독회를 해봐도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매우 비슷해요. 낭독회는 홍콩이나 한국이나 또는 미국이나 매우 비슷해요. "

"이보다 더 신날 수는 없어요"

- 첫 작품이 굉장히 성공적이라 느낌이 어떠세요?
"완전히 꿈만 같아요. 소설을 쓸 때 성공하기 위해 쓰지는 않거든요. 자기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 것이지요. 글을 쓸 때 그 외 다른 것들은 신경쓰지 않아요. 아무튼, 이거보다 더 신날 수는 없어요. 너무나 운이 좋고 너무나 감사해요."

- 두번째 소설은요?
"아직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글쎄요, 지금 뭐라고 말씀드리기에는 너무 일러요."

- 결국 소설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요?
"제 소설에 거대한 메시지는 없어요. 저는 인간의 본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이 서로에게 하는 것에 대해서요. 그것은 사람들이 늘 하는 것이고 인류가 동굴에 있을 때부터 서로에게 해온 것이구요. 그런 점에서 보편적이지요."

- 홍콩이 1997년 이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변화는 있어요. 영국적인 것이 많이 없어졌지요. 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중국 본토는 아니에요. 홍콩은 홍콩만의 역사와 체제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식민지였을 때보다는 확실히 달라졌어요.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중국은 아니에요. 중국과 다른 정부 체제를 가지고 있지요."

- 광동어도 하세요?
"조금 해요, 돌아다니고 택시와 식당에서 할 정도는요. 요즘은 북경어도 많이 쓰지요."

"모든 것은 읽기로부터 시작합니다"

- 소설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많이 읽으세요.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독서가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그런 다음 스스로 써보세요. 모든 것은 읽기로부터 시작합니다."

피아노 교사

재니스 Y. K. 리 지음, 김안나 옮김,
문학동네, 2009


#재니스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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