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쌀값 항의 농심에 '경찰 투입' 부채질

나락 적재 농민들, '시설보호요청'으로 2시간 동안 대치

등록 2009.11.03 16:21수정 2009.11.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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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농민들이 쌀 값이 개 사료값만도 못하다며 퍼포먼스를 벌이기 위해 데려온 개가 때 맞춰 벼에 오줌을 갈기고 있다.

농민들이 쌀 값이 개 사료값만도 못하다며 퍼포먼스를 벌이기 위해 데려온 개가 때 맞춰 벼에 오줌을 갈기고 있다. ⓒ 심규상


a  개사료 값만도 못한 쌀 값

개사료 값만도 못한 쌀 값 ⓒ 심규상


쌀값 폭락에 따라 정부와 충남도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도청 앞에 나락을 쌓으려던 충남농민들이 2시간 동안 도청 출입을 봉쇄당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충남도연맹(의장 김영호, 이하 충남도연맹)은 정부의 쌀값 하락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3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중앙 현관 앞에 나락 쌓기를 시도했다. 이들은 나락을 쌓은 후 이날 오후 1시 기자회견을 하고 귀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나락을 싣고 도청으로 향하던 농민들은 정문 앞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에게 저지당했다. 충남도가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한 것.

경찰은 충남도의 요청을 받아들여 도청 정문을 비롯해 도 경찰청 정문, 도의회 정문 등 도청으로 진입하는 모든 진입로를 경찰력을 동원해 전면 봉쇄했다. 이 때문에 도청 안으로 진입하려던 농민들은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2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락을 실은 일부 트럭이 도로를 가로막아 교통 흐름이 한때 정체되기도 했다.

충남도는 농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이날 오후 1시 30분 경 시설보호 요청을 철회했다.

a  경찰이 충남도청 정문앞에서 나락을 적재한 트럭의 진입을 가로 막고 있다.

경찰이 충남도청 정문앞에서 나락을 적재한 트럭의 진입을 가로 막고 있다. ⓒ 심규상


a  충남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나락을 적재하기 위해 충남도청앞으로 진입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충남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나락을 적재하기 위해 충남도청앞으로 진입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 심규상


충남도연맹도연맹 김영호 의장은 이날 나락 50톤을 도청 현관 앞에 쌓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민생을 보호할 충남도가 오히려 농민들의 항의에 맞서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며 "민생보다는 시설보호가 우선인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나락을 적재하기 위해 찾아간 농민들을 시설보호를 위해 내쳐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 충남도의 행태는 평소 농민을 보는 충남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는 "정부가 작년 말 정부비축쌀을 4만 원에 대거 방출하고 매년 40만 톤씩 지원하던 대북지원 쌀을 단 한 톨도 보내지 않은 것이 쌀 대란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충남도에 대해서도 "지난달 말 충남도는 벼 매입자금 742억 원을 RPC(미곡종합처리장)에 융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쌀 대책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이는 농협 RPC와 민간 RPC의 적자를 일시적으로 보전해 주는 것으로 쌀값 안정 대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따졌다.

이들은 충남도에 ▲쌀 농가 생산비 보존을 위한 500억 직접 지원 ▲도 차원의 직접지불제도 도입 ▲농협RPC의 저가쌀 판매 및 ▲중간상인에 의한 쌀 시장 교란행위 단속 등을 요구했다.


한편 충남도연맹은 현재 공주와 당진, 예산, 부여, 논산 등이 시청 또는 군청 앞에 나락을 적재했으며 서천군청, 천안시청, 아산시청, 보령 주포면사무소 등에도 나락을 적재할 예정이다.

a  충남 농민들이 도청 앞에 나락을 적재한 후 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충남 농민들이 도청 앞에 나락을 적재한 후 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심규상


#나락적재 #충남도 #전농충남도연맹 #쌀값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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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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