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동아>, 고희경 후손들을 본받아라

등록 2009.11.12 20:22수정 2009.11.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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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8일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갉아먹고, 훼손했다'고 맹비난했다.

<조선>은 "광복 직후 친일파 청산 의지가 치열했던 반민특위가 가려낸 친일인사가 688명, 항일독립운동 원로들의 모임인 광복회가 2002년 내놓은 친일인사 명단이 692명이었다"면서 "조국 광복 운동에 손가락 하나 담근 적이 없는 정체불명의 인사들이 그때보다 6배나 많은 사람을 친일 인사로 사전에 실어놓은 것이다"고 비난했다.

<동아>는 "엄혹했던 식민지 지배가 끝나고 60여 년이 흐른 지금, 복합적 삶의 단편적 내용만 골라 친일의 낙인을 찍는 것은 결정적 오류를 범할 수 있고 후손에게 심대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는 여기에 거치지 않고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과거 이력을 들먹이면서 색깔론으로 몰아세웠다.

<조선>과 <동아>가 <친일인명사전>을 "대한민국 정통성 훼손"과 색깔론까지 들먹이면서 비판한 것은 방응모 <조선일보> 전 사장과 <동아일보> 전 김성수 사장 이름이 <친일인명사전>에 게재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훼손했다고 했다. <조선>과 <동아>는 자신들이 '민족지'라고 자랑한다. 하지만 기록은 방응모와 김성수가 일제에 부역했음이 드러났다.

<조선>은 일왕 부부 사진을 1월1일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었고, 고사기관총을 사라며 일제에 1600원을 헌납했다. <동아> 김성수는 국방헌금 1000원을 헌납했으며, 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 징병 격려문도 썼다.

이렇게 <조선>의 방응모와 <동아>의 김성수는 민족을 위해 신문을 발행하지 않고 일왕을 찬양하고, 일제에 돈으로 부역했다.


또 <조선>과 <동아>는 보수주의를 표방한다. 대부분 나라에서 보수주의는 민족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그런데 일제에 부역한 친일행위자들을 가려낸 공개하여 단죄하는 것을 국가 정체성 훼손이라고 비난한다. 앞뒤가 맞지 않다. 껍데기만 보수주의요, 민족지라는 말이다.

<조선>과 <동아>가 자신들 사주들이 친일행위를 했는데도 반성은 커녕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이라고 맹비난하는 가운데 친일파 후손들이 재산을 자진 헌납한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이하 친일재산조사위)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친일반민족행위자 고희경(자작 습작, 백작 승작)의 후손들이 고희경으로부터 물려받은 친일재산 6필지 24,816㎡를 매각하고 그 대금인 4억 8천여만 원을 지난 9월 국가에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친일재산조사위는 이에 대해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의 일부이지만 법적 분쟁 없이 친일재산 처분대금을 국가에 반환한 사례는, 친일재산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다른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고, 친일과거사 청산을 통한 국민통합의 본보기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친일재산조사위는 총28차에 걸쳐 친일반민족행위자 114명의 1,294필지 8,453,050㎡ 시가 1천6백억원(공시지가 766억원 상당)에 대해 국가귀속결정을 했으며, 국가귀속결정 대비 행정소송은 65%로, 총 61건(493필지 5,452,964㎡ 공시지가 524억원 상당)이 제기되어 확정 13건, 1심 28건, 항소 17건, 상고 3건이 진행 중에 있고, 특별법 시행 후 제3자에게 매각된 친일재산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소송은 확정 1건, 진행 중 1건이며, 8건에 대해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과 <동아>는 고희경 후손들이 물려 받은 재산을 스스로 반납하는 것처럼 행동으로는 따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친일인명사전>이 대한민국 정통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하거나, 색깔론으로 헐뜯지 말아야 한다. 자기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가.
#친일파 후손 #재산반납 #조선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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