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정 총리, 소신 펼 수 없다면 그만두라"

당5역 회의에서 "총리, 진지하게 행동하라" 충고... "세종시는 수도분할 아니다"

등록 2009.11.13 12:05수정 2009.11.13 12:05
0
원고료로 응원
a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정운찬 총리에게 "진지하게 행동을 해 달라"고 충고하면서 "대통령과의 관계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소신을 펼 수 없다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3일 오전 열린 자유선진당 당5역 회의 발언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요즘 정운찬 총리의 언행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정 총리의 매우 우발적이면서 무분별한 언행이 국민을 매우 불안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정 총리는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에 대해서 우발적인 것으로 본다는 말을 했다"며 "지금 북한 경비정의 침범이 단순한 일개 함정의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 북미대화와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겨냥한 계산된 군사적 도발행위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관 부서인 국방부장관도 우발적 행동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총리가 뚜렷한 근거도 없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국민에게 매우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참으로 걱정스러운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또 "총리의 또 한 가지 참으로 우려스러운 답변은 '세종시에 관해서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1월 말까지 제출하게 되어 있는 세종시에 관한 정부의 안을 연말까지 앞당기겠다'는 말"이라며 "총리는 그 동안 세종시 수정은 미리 준비된 안이 없고 민관위원회에서 폭넓은 의견을 듣고 충분히 토론해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겨우 한 달 여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이를 다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결국 정부가 이미 짜놓은 방향과 시나리오에 의해서 구색 맞추기로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시 한 번 "총리가 위원회를 만들어서 충분한 검토와 연구를 거쳐 안을 만든다고 말했을 때 이미 우리는 그 말이 신뢰할 수 없는 발언임을 알았다, 이번에 앞당겨서 연내에 하겠다는 발언도 그런 신뢰성 없는 일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말고 정말 진지하게 행동을 해 달라, 대통령과의 관계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소신을 펼 수 없다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세종시는 수도분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세종시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세종시가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수도분할이 국가적 안위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세종시는 이미 헌재가 판시한 바와 같이 수도분할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 수정론자들이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이전 즉, 천도론이 매우 인식이 나빴던 점에서 세종시도 수도이전과 맥을 같이 하는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서울을 옮기는 수도이전, 즉 천도와 행정부처 일부를 분산시키는 이전은 본질적으로 같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행정부처 일부 이전을 수도분할 즉, 서울이전이라고 한다면 현재 경기도 과천에 분산 배치되어 있는 정부 부처도 수도분할이라고 봐야 하느냐"면서 "국무총리실이 이전하는 것을 어떻게 수도분할이라고 볼 수 있느냐, 수도분할이라는 전제로 세종시 문제의 개념을 왜곡 규정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09.11.13 12:05ⓒ 2009 OhmyNews
#이회창 #정운찬 #세종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