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쌀 보내기, 쌀대란과 꼬인 남북관계 푸는 최선의 방법"

[인터뷰] 이흥기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

등록 2009.11.18 16:19수정 2009.11.1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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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금 당장 쌀 지원해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전농경기도 연맹) 이흥기 의장은 “대북 쌀 지원을 다시 하는 것은 남쪽의 쌀대란과 꼬였던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북녘쌀 보내기 1만인 선언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지금 당장 쌀 지원해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전농경기도 연맹) 이흥기 의장은 “대북 쌀 지원을 다시 하는 것은 남쪽의 쌀대란과 꼬였던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북녘쌀 보내기 1만인 선언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 이민우

▲ "지금 당장 쌀 지원해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전농경기도 연맹) 이흥기 의장은 “대북 쌀 지원을 다시 하는 것은 남쪽의 쌀대란과 꼬였던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북녘쌀 보내기 1만인 선언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 이민우

 

"대북 쌀 지원을 다시 하는 것은 남쪽의 쌀대란과 꼬였던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끝 모르고 떨어지는 쌀값 때문에 농민들이 자식 같은 벼를 갈아엎고, 단식에 삭발까지 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은 농민들의 절규를 들어야 합니다."

 

북녘 쌀 보내기 1만인 선언운동을 추진 중인 이흥기 경기진보연대 공동대표(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의장)의 말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끊긴 대북 쌀 지원을 지금 당장 재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공동대표는 농민이다. 벼농사를 주로 짓다가 최근 들어 복숭아와 사과 재배도 시작했다. 62살인 그가 경험이 없던 과수원 일을 시작한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면서도 절박했다.

 

"쌀농사만 지어선 힘드니까 노후대책으로 한 거예요. 2년 동안 대북 지원이 끊기는 바람에 쌀값은 폭락하는 데도 다른 영농자재 값은 계속 올랐습니다. 쌀 80kg 최소 생산비가 21만 원인데, 정부 목표가격은 17만 원 밖에 안됩니다. 생산비는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시중 쌀값을 21만 원으로 올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서민들 삶도 힘드니 시중에서 사 먹는 쌀값은 그대로 두고 정부 목표가격을 21만 원으로 조정해 농민들의 피해를 보전해 줘야 한다는 것이 이 공동대표의 생각이다.

 

정부 농업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정부가 자동차나 전자처럼 당장 돈 되는 사업만 지원하려고 하는 건 앞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정책이다"면서 "농업은 생명이 달린 산업이기 때문에 돈이 들어가더라도 지켜야 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농업은 생명이 달린 산업"

 

"비교우위 시장경제 측면으로 농업을 평가하면 사향 산업이겠죠. 자유시장경제에 내 놓으면 아예 쓸모없는 산업이 돼 버리니까. 하지만 농업은 미래산업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만 쫓다보니 주권까지 잃게 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국방에 우선하는 것이 식량 주권이거든요. 사람이 굶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MB정권 이전에 해마다 40만톤씩 보내던 걸 보내지 않아 현재 창고엔 82만톤 가량의 재고쌀이 쌓여 있다.

 

그는 "쌀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주어야 하는 건데, 지금 정권은 대가를 바라고 있다"면서 "얼마를 줄테니, 어떤 걸 내 놓아라 하는 식으로 이유를 달아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그나마 인도적 지원이라며 '옥수수 1만 톤'을 보낸다는 언론보도가 최근 나온 것과 관련 이 공동대표는 이렇게 질타했다.

 

"쌀 40만 톤씩 보내줬던 건데, 옥수수 1만 톤이 가당키나 합니까. 게다나 남쪽엔 쌀이 남아돌아 난리가 났는데, 중국산 옥수수를 수입해서 보낸다는 거 아니예요. 이런 게 이명박 정부가 하는 일입니다. 아예 우리 농업을 없애려 하는 건지."

 

최근 벌어진 '세종시' 논란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신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 이후를 봤을 때 세종시는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발언한 걸 봤다"며 이렇게 꼬집었다.

 

"통일에 대한 의지가 하나도 없이 자기네 정권 유지만 위해 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얘길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면 쌀 지원에 나서야 합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는 진정성도 보여야 하고요."

 

* 경기진보연대의 북녘쌀 보내기 1만인 선언운동은 12월 10일까지 진행되며, 선언 참가자는 1사람당 1천 원을 내는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금계좌는 <농협 113-12-811172 서광수>이며, 자세한 사항은 경기진보연대(031-255-9091)로 문의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1.18 16:19ⓒ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www.urisuwo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경기진보연대 #이흥기 #쌀보내기 #1만인 선언 #쌀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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