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모자를 쓰고 있는 어린 잣나무
이승철
"아얏! 엄나무 가시에 또 찔렸네, 오늘 산행은 쉬울 줄 알았는데, 이게 웬 생고생이야."
길도 없는 산을 오르며 일행들이 푸념을 한다. 낙엽이 수북한 잡목들 사이를 비집고 가파른 산을 올라가기가 정말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고생은 예상치 못했던 엉뚱한 사람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됐다.
11월24일 가평에 있는 주발봉을 찾아 나섰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청량리에서 1330-2번 버스를 타고 가평으로 가는 길에 빗고개에서 내리면 주발봉으로 이어진 등산로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운전기사에게 물으니 빗고개엔 정류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빗고개 전 정류장에서 내려 골짜기를 타고 오르기로 했다. 마침 같은 방향으로 가는 현지 주민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골짜기 안쪽 끝에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길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히야! 이곳에 숨겨진 별천지가 있었네. 이 골짜기에 이렇게 엄청난 건축물과 시설물이 있을 줄이야!"
일행들이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골짜기에 가득한 건축물과 시설들 때문이었다. 골짜기에 세워져 있는 건축물들은 그 규모나 면적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아파트와 예배당, 골프연습장은 물론 잔디축구장에 놀이시설까지, 골짜기 입구에서부터 안쪽 끝까지 건축물과 시설들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