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으뜸 숲 ‘무릉도원 올레’ 비밀을 벗기다

〔제주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①〕바람도 잠재우는 신평-무릉 곶자왈 올레

등록 2009.11.30 16:06수정 2009.11.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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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 무릉 곶자왈 올레
 제주올레 11코 거꾸로 걷기는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걸-인향동 마을입구-곶자왈 숲길 입구- 곶자왈 입구-신평마을 입구-정난주마리아 묘- 모슬봉 입구-이교동 상모1리 마을 입구- 백조일손묘 갈림길-섯알오름-하모리체육공원 21.5km로 6-7시간 소요됩니다.
그 중 무릉 2리 곶자왈 숲길은 화산분출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요철(凹凸)지형으로 쌓인 지형으로 지하수 함양 때문에 나무, 덩굴, 암석 등이 서로 뒤섞여 수풀처럼 무성히 자라난 숲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숲이다.
이곳은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산 40번지, 산 50번지 일대로 제주옹기와 땔감, 숯가마, 맷돌가공, 사냥터, 목장으로 이용됐으며, 현재는 목장길, 생태숲 탐방로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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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돌담 곶자왈 돌담올레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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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꾼들 신작로를 줄 지어 걷고 있는 올레꾼들 ⓒ 김강임


대정골 인심, 바람도 잠재우다

'숨은 길은 찾고, 끊어진 길은 잇고, 사라진 길은 되살리고, 없는 길은 만들어서 지치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선물하는 제주올레', 이런 길은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사람 사는 곳에 길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제주 올레는 제주만이 지닌 정서와 문화, 역사, 지형적 특색이 조화 된 길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2009년 11월 28일, 제주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 공식행사에 참석하게 되었다. 길을 거꾸로 걷는다는 것은 자신이 걸었던 길에서 미처 보지 못하고 체험하지 못한 부분을 얻을 수 있는 보너스가 있다. 하지만 어쩌랴. 아직 제주올레 11코스를 걷지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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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2리 부녀회 무릉2리 마을들은 올레꾼들에게 훈훈한 인정을 배풀었다.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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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풍경 올레길 풍경 ⓒ 김강임


제주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를 통해 서귀포시 대정골 올레속으로 떠나 보았다.  11코스 거꾸로 걷기는11코스 종착지점이 출발지가 된 셈이다. 아침 10시, 폐교학교였던 제주 자연생태문화체험골에는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그 바람을 잠재운 것은 무릉 2리 마을 사람들의 훈훈한 인정이었다. 폐교 운동장에는 올레꾼들에게 감귤을 무료로 나누어 주는 사람들과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는 사람들, 그리고 엽서에 미안함을 전하는 코너에는 많은  올레꾼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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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올레 마을 올레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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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꾼들 올레꾼들 ⓒ 김강임


감춰진 전국의 으뜸 숲 곶자왈 숲길 공개

10시 10분, 체험골에서 시작한 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 21.5km 여정이 시작되었다. 무릉 2리 신작로 길을 꽉 메운 올레꾼들의 인파에 한적한 시골마을이 떠들썩했다. 꼬불꼬불 이어진 돌담길을 따라 나타난 곳은 지난해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숲길 부분 공존상을 차지한 제주무릉 곶자왈 생태길.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의 보물창고인 무릉곶자왈 숲길은 제주에서도 가장 긴 곶자왈로  '생명 길'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올레길 개방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았었다 .11코스 거꾸로 걷기는 숲 출구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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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숲길 ⓒ 김강임


나무와 인간이 대화를 나누는 숲길

언제 걸어도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숲길, 곶자왈 숲은 나무와 나무가, 인간과 인간이, 그리고 나무와 인간이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무릉리 곶자왈 숲길 특별함은 숲 터널이라 할 만큼 긴 무릉리 곶자왈 숲지대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우선 아열대 희귀식물인 밤일엽과 섬새우난 등이 서식하며 환경·생태적으로 건강한 숲이라는 점이 올레꾼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크지 않은 소나무와 잘 어우러진 가시나무류, 특히 상록활엽수 맹아림은 원시림을 방불케 했다.

더욱이 천연적으로 이뤄진 숲사이 난 작은 올레는 인위적으로 개발이 되지 않은 가장 원초적 길이 아닌가 싶었다. 다듬지 않아서 더욱 정겹고 생태적인 곶자왈 올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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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올레 곶자왈 숲길 ⓒ 김강임


도토리 주으며 걷는 생명길

어두컴컴한 숲길을 지나 도토리나무 어우러진 숲길, 사계절 푸른 곶자왈의 매력은 올레꾼들의 마음을 푸르게 만들었다. 사람의 키보다 몇 배 큰 도토리나무에서는 도토리 열매들이 툭-툭- 떨어지니, 올레꾼들 그냥 지나갈수가 없었다. 도토리 찾아 줍다보니 손바닥에 한 웅큼씩 줍게 되었다. 혹시 이곳에 다람쥐가 살지 않을까 하는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릉곶자왈 올레의 또 하나 특별함은 숲 전체에 돌담이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잣성 같기도 하고 밭담 같기도 한 돌담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구멍숭숭 뚫린 현무암을 칭칭 휘어 감고 있는 숲 생태계들은 곶자왈의 가장 큰 보물이 아닌가 싶었다.

폭이 50cm 정도 되는 곶자왈 올레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니다. 때문에 주변은 늦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청미래덩쿨과 자금우의 빨간 열매가 지천을 이뤄 숲 올레는 열매들의 천국이기도 했다. '생명의 길이 바로 이런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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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돌탑 곶자왈 돌탑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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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잔디밭 곶자왈 잔디밭 ⓒ 김강임


나무와 돌 틈새 생명이 잉태들...무릉도원 올레

무릉2리 생태 체험골에서 인향동 마을 입구를 지나 곶자왈 출구를 뚫고 곶자왈 입구까지는 5km, 1시간 정도를 걸었다. 드디어 신평리 감귤밭 올레가 나타났다. 돌담을 넘어, 가시덤풀을 뚫고, 도토리를 주으며 걸었던 숲 올레길, 그길은 생명의 길이었다. 곶자왈 생태계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숲길이었다.

올레꾼이 아니면 갈수 없는 무릉도원, 그 길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이 꿈틀거린다. 나무와 나무가 손을 잡고, 나무와 나무가 어깨를 겨루며, 돌과 돌이 이마를 맞대고, 돌과 나무의 틈새에 생명이 잉태하는 지상의 무릉도원이 바로 무릉 곶자왈 올레가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글 | 11월 28일 제주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 공식행사에 참석했습니다.
11코스 거꾸로 걷기 기사는 생명을 잉태하는 무릉도원 곶자왈 올레와 바람의 땅에 유배해서 생을 마감한 정난주마리아묘, 최대 공동묘지올레 모슬봉, 온몸이 오싹한 최대 양민학살지 섯알오름, 지평선 따라 걷는 감자밭 올레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에도 연재됩니다.


덧붙이는 글 11월 28일 제주올레 11코스 거꾸로 걷기 공식행사에 참석했습니다.
11코스 거꾸로 걷기 기사는 생명을 잉태하는 무릉도원 곶자왈 올레와 바람의 땅에 유배해서 생을 마감한 정난주마리아묘, 최대 공동묘지올레 모슬봉, 온몸이 오싹한 최대 양민학살지 섯알오름, 지평선 따라 걷는 감자밭 올레를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제주의 소리에도 연재됩니다.
#무릉곶자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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