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면 어때?" 영화 속에서 마케팅을 훔치다

영화광 심상훈이 낸 <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

등록 2009.12.04 18:08수정 2009.12.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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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과 '마케팅'이 '영화'를 만나 뜨겁게 '포옹'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영화 속에 나오는 배우가 말하는 '경영'과 '마케팅'이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도 그대로 통할까. 영화는 실제 일어나는 일을 만든 것일까? 아니면 허무맹랑한 거짓부렁을 씨실(시나리오)과 날실(배우)로 짠 것일까?

영화광 심상훈은 이에 대해 "영화란 현실인지, 허구인지 구분하기가 몹시도 헷갈리는 팩션(faction, fact와 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이라고 잘라 말한다. 영화는 그야말로 '흥미가 철철 넘치는 그림'일 뿐이라는 것이다. 근데, 그는 왜 영화 속에 나오는 경영과 마케팅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일까. 


그가 하는 말을 들어보자. 그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꿈꾸게 만드는 영화 속에서 새로운 경영과 마케팅을 발견할 수 있다"라며 "영화에 대한 평가나 분석은 영화평론가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나는 오로지 영화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배우고픈 욕심에 목말라 이 책을 써내려갔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영화를 어떤 이는 '도둑질의 예술'이라고 정의했다. 같은 맥락에서 영화에 나오는 명장면은 그림에서 훔쳐왔다는 얘기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영화 속에도 마케팅과 경영을 훔치거나 베낄 만한 그림들이 혹여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귀띔했다.

스크린에 비치는 경영과 마케팅 '어제와 오늘' 

a 심상훈 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인기 영화들 속에서 경영과 마케팅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심상훈 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인기 영화들 속에서 경영과 마케팅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 이종찬

"커피가 없는 사막의 <바그다드 카페>에서는 야스민과 브렌다를 통해서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사업장의 신바람 경영을 읽어내고, <노팅 힐> 속 와이셔츠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남자 휴 그랜트의 여행전문 서점의 블루 컬러 가득한 간판과 아웃테리어에서는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식이다".

영화광 심상훈이 펴낸 <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북포스)는 지난 2007년 8월 들머리에 나왔으니 좀 오래된 책이다. 근데, 왜 이제서야 해묵은 이 책을 들고 나와 이야기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덧붙인다. 한 마디로 말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술술 읽히면서 재미까지 덤으로 얹어주니까.  


영화 속에 나오는 경영과 마케팅을 한눈에 꿰뚫고 있는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엮어져 있다. 제1장 '고객만족, 고객감동 경영학', 제2장 '창업 CEO 마인드', '제3장 맛있는 경영학', 제4장 '아이디어 비즈니스', 제5장 '종업원 경쟁력&고객관계 관리', '제6장 감성 마케팅', 제7장 '최고의 서비스 마케팅'이 그것.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 인기 영화들 속에서 경영과 마케팅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속속들이 파헤친다. 이 책에는 몇 해 전에 개봉한 영화 <300>, <미녀는 괴로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과 10년 전에 개봉한 영화 <넘버 3>, 20년 전에 개봉한 영화 <바그다드 카페> 등이 나온다.


'들키면 어때?'에 숨어 있는 서비스 마케팅

"나는 <왕의 남자>의 장생과 공길이 한양 올라가는 영화 장면을 통해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뛰어난 창업자이자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을 줄 아는 최고경영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황산벌>에서는 계백장군 역을 맡은 박중훈이 내뱉는 '거시기'란 말에서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글쓴이는 영화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20년 전과 10년 전, 그리고 요즈음 이루어지고 있는 경영과 마케팅을 스크린을 통해 하나 하나 다시 불러낸다. 어제와 오늘날, 영화 속에서는 경영과 마케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영화 속에서 경영과 마케팅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그야말로 '도둑질'하기 위해서다.  

영화 <와호장룡>을 꼼꼼하고도 넉살 좋은 글로 풀어내는 자리에서는 싸움에서 불패하는 것만이 최고가 아니라는 점을 가르쳐 준다. 그는 이 영화에서 참 된 고수이자 그 시대 으뜸가는 검객 리무바이(주윤발)를 통해 고객을 대할 때에는 '지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라는 '숨겨진 경영학'을 귀띔해준다.

영화 <바람 피기 좋은 날>에서는 '들키면 어때?'라는 야릇한 덧글이 배우 김혜수가 풍기는 화려한 이미지와 한데 어우러져 서비스 마케팅 기법을 은근슬쩍 가르친다. 이는 곧 여성의 청각과 남성의 시각을 한꺼번에 사로잡으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으뜸 경영은 '거짓 없는 참된 마음'에 있다

"최고의 마케팅이나 경영은 '진정성'에 있다. 진정성은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구사하면 최소 투자로 최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은 작심삼일에 금세 성과가 얻어지는 게 아니다. 장사도 경영도 마케팅도 결국은 인간관계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a 심상훈 <황산벌>에서는 계백장군 역을 맡은 박중훈이 내뱉는 '거시기'란 말에서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심상훈 <황산벌>에서는 계백장군 역을 맡은 박중훈이 내뱉는 '거시기'란 말에서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 이종찬

영화 <왕의 남자>에서는 장생과 공길이 한양 올라가는 모습을 비추며,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뛰어난 창업자이자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을 줄 아는 최고 경영자를 떠올린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글쓴이가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내는데 거침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 책에 나오는 영화만 영화가 아니다. 글쓴이가 영화를 통해 불러내는 경영과 마케팅도 한 편 영화를 보는 것처럼 술술 읽힌다. "상대방(고객)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창업자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오랫동안 성공을 누릴 수 없다"고 말하는 글쓴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1년, 5년, 10년을 이어가기가 참으로 어려운 적자생존의 법칙이 그대로 따라 붙는다"고 말한다.

소규모 창업도 이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직접 회사를 꾸리지 않고 투자만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창업자의 경영 능력과 마인드'를 단적으로 드러내면 그건 '신뢰'"라며 "경영에 있어서 '신뢰'는 창업자나 종업원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아니 직결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책 허리춤께 나오는 <노팅 힐>과 <유브 갓 메일>, <오! 해피데이>, <코요테 어글리> 등에도 비즈니스 철학이 '금바구니'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 책은 특히 요즈음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떨어져 속상해하는 소규모 경영자들과 비즈니스맨, 예비창업자들이 읽으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심상훈은 작은가게연구소장, 브랜드매니지먼트사 HNC 대표 컨설턴트,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세상기금 전문심사위원, 파이낸셜뉴스 리치&리치 경제연구소 자문위원, 서울시 Hi Seoul 창업스쿨 전문강사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컬러 창업>, <시장을 깨우는 성공 마케팅> 등이 있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유포터>에도 보냅니다

영화, 경영과 마케팅에 빠지다 - 영화 속 주인공을 통해서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다

심상훈 지음,
북포스, 2007


#심상훈 #영화, 경영과 마케텡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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