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당국으로 부터 징계관련 문자를 받은 학생이 전송한 내용19일 중앙대 독문과의 한 학생은 자신이 학교 당국으로 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기자의 휴대전화로 전송했다.
김성훈
당시 언론들이 이런 사실을 공론화 했고, 결국 명분 없는 학생 징계는 위협 수준에서 그쳤다. 문제는 이런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지면서 학교 커뮤니티 내에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학생 징계를 요구하거나 진중권 교수 해임을 당연시 하고, 학교당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글들이 수많은 추천수를 기록하며 커뮤니티 초기화면 '최고공감' 코너를 잇달아 장식했다. 급기야,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이끈 지도자들을 조롱하는 글들이 마치 학생들의 여론인 것처럼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추천을 획득하기 시작했다.
학교 커뮤니티에 들어와 내용을 꼼꼼히 살펴 볼 수 없는 이방인들은 중앙대 학생들의 여론을 거꾸로 판단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구성원들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해 답답해했고, 논쟁으로 이어졌다. 당시 나는 'NewsKing(뉴스킹)'이라는 아이디로 진중권 교수 해임 반대 기자회견 동영상을 학교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랬더니 한 재학생이 이를 보고 "(이미 신원이 확인된 학생들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모자이크 처리를 해주셔야 추가로 징계 받는 학생들이 없을 겁니다, 지금 학교본부(학생지원처)는 이런 걸 근거자료로 삼아 학생들 신원을 파악하고 있거든요, 하고 싶은 말을 당당히 하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이 암울하긴 하지만 피해자가 더 늘어나지 않게 부탁합니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그래서 나는 "현재 위 동영상을 모자이크 하려고 고민 고민 했는데 사실 모자이크 할 부분도 마땅치 않습니다, 그리고 님의 지적이 중요하군요, 지금 이 커뮤니티는 교직원들에 의해서 조직적으로 조작 왜곡되고 있습니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외에도 나는 '카우리안 여러분! 그리고 이사장님 선배님들 지금 이 커뮤니티는 정권집착세력에 의해 조작되고 있습니다', '중앙인에 교직원의 여론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증거도 있습니다', '중앙인 여론조작 커뮤니티'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지 2개월이 지났고, 나는 아이디를 차단당했다. 당시 중앙대 홍보실장은 내가 "모 인터넷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커뮤니티 내 게시글과 댓글을 임의로 가져가 기사화하기도 했으며 커뮤니티가 '교직원들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는 근거 없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는 게 차단 이유라고 밝혔다.
그 후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학교 홍보실이 학교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문제가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내 아이디 차단 문제는 지난 총학선거 후보들의 검증을 위한 공개질의서에 거론되기도 했다.
중앙대 졸업생인 내가 학교 게시판에서 쫓겨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