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키워드로 본 2009년 예능계

[예능 진단 5] 리얼리티+토크+망가짐+공감+공익 예능 키워드

등록 2009.12.13 15:21수정 2009.12.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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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올 한해도 예능계에서 우리에게 크고 작은 웃음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 고군분투한 이들이 있다. 때론 과도한 웃음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들이 있어 2009년이 즐거웠다. 그렇다면 2009년 예능 속 키워드를 찾아보자.

 

키워드 1. 리얼 버라이어티 절정기 그리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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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한 해는 여전히 리얼리티가 강세를 띠고 있다. ⓒ imbc, kbs

2009년도 한 해는 여전히 리얼리티가 강세를 띠고 있다. ⓒ imbc, kbs

2009년에도 리얼리티는 예능계 왕좌를 차지하며 절정기를 맞이했다. <1박 2일>은 시청률 40%에 이르며 최고 인기를 누렸으며, <무한도전> 역시 두터운 마니아층으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패밀리가 떴다>는 리얼리티의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을 빼고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도 저마다 리얼리티를 표방하고 나섰다.

 

<천하무적 야구단>과 <남자의 자격>, <청춘불패>등은 리얼리티를 표방하며 새로운 예능계 신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남자의 자격>은 상대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평균 연령 30대가 넘는, 이른바 아저씨들이 모여 펼치는 리얼리티는 사람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신 예능강자라고 해도 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리얼리티가 이처럼 절정기를 맞았지만 논란도 많아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패밀리가 떴다>를 들 수 있다. 대본 논란부터 참돔 논란까지 그들이 벌이는 리얼리티 속에서 어느 정도의 설정이 있다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실, 리얼리티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진짜 날 것이라고 시청자들은 오해하지만 그 안에 일정한 설정이 없다면 시청자들도 웃음코드를 찾기는 어렵다. 일정한 설정이 있기 때문에 멤버들이 웃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리얼리티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싶다면 제작진도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청자들이 일정한 설정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리얼리티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하려는 안일한 제작진들의 태도가 문제일지도 모른다. <무한도전>은 끊임없이 아이템을 발굴하고, 노력하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그 예가 바로 '벼농사 특집'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6개월 전 벼를 심고, 수확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노력을 시청자들은 진정성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는 <패밀리가 떴다>는 2% 부족하다. 그들은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으로 보여줘 시청자들은 때때로 웃지만 때때로 식상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좀 더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면 리얼리티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키워드 2. 집단 토크로 부활한 신 토크쇼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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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크형식으로 집단 게스트들이 출연해 입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sbs, imbc

신토크형식으로 집단 게스트들이 출연해 입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sbs, imbc

2009년도 리얼리티 강세 속에서 새롭게 부활한 것은 토크 형식을 빌린 신 토크쇼이다. 물론 <무릎팍 도사>와 <놀러와>, <해피투게더> 등이 토크쇼 형식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게 사실이지만 일정한 게스트가 등장해 진행자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은 아니다.

 

집단 게스트가 출연해 입담뿐만 아니라 장기와 재능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새로운 토크쇼라고 할 수 있다.

 

대표 주자는 <세바퀴>와 <강심장>이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집단 게스트가 출연해 다양한 모습을 펼쳐 보이는데, 이중 <세바퀴>는 신 토크형식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세바퀴>는 진행자와 고정 패널로 나누고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형식을 취한다.

 

진행자는 전체 프로그램을 이끌고 고정패널이 게스트의 숨어 있는 재능을 이끌어 웃음을 유발한다. 집단 토크쇼임에도 불구하고 <세바퀴>에서는 입을 다문 출연진은 없다. 오히려 고정패널과 함께 게스트들이 다양한 모습을 선사해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우용녀와 양희은을 시작으로 이경실, 임예진 등 중년층이 고정패널로 등장해 젊은 세대 출연진과 조화를 이룬다. 댄스는 물론이고 연기까지 선보이며 신구조화를 이뤄내는 점도 <세바퀴>가 보여주는 장점이다.

 

후발주자인 <강심장>은 아직까지 <세바퀴>처럼 집단 토크쇼 형식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세바퀴>보다 많은 게스트가 등장하지만 특정 게스트에게 집중되는 모습이 종종 보여 과연 저 많은 게스트가 등장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게 한다. 그래서 신 토크 형식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 3. 망가짐을 두려워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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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불문, 아이돌 불문하고 망가짐을 통해 새롭게 인기 예능인들이 득세하고 있다. ⓒ imbc

나이불문, 아이돌 불문하고 망가짐을 통해 새롭게 인기 예능인들이 득세하고 있다. ⓒ imbc

2009년도 국민MC 유재석과 강호동은 두말할 것도 없고, 새롭게 떠오르는 별들이 많다. '허당' 캐릭터로 인기를 끄는 <1박 2일>의 이승기와 <패밀리가 떴다>의 이천희, <무한도전>의 길과 <세바퀴>의 선우용녀와 임예진 등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했고 이들 모두가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그 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망가짐'의 진수를 보여준 것. 기존 자신이 가진 캐릭터를 과감하게 버리며 망가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50대와 60대인 임예진과 선우용녀는 2009년 예능인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철저하게 망가짐을 피하지 않았다.

 

임예진은 <세바퀴>에서 다양한 코스프레를 선보이며 아이돌 그룹 따라잡기에 나섰다. 50이 넘은 그녀가 아이돌 그룹을 따라하기 위해 변장에 가까운 모습을 선보이는 게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녀는 도전에 도전을 거듭한다. 이는 선우용녀도 마찬가지이다. 조권과 함께 싼티댄스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열정은 그야말로 시청자들을 감동케 할 정도다.

 

이러한 망가짐은 아이돌 그룹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조권을 필두로 기존 아이돌 그룹이 보여준 신비주의 전략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이돌 그룹이 등장해 싼티댄스를 추며 망가지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짐승돌이라 불리는 2PM과 2AM이 대표적으로, 아이돌 그룹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하는 풍토에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키워드 4. 웃음도 좋지만 공감지수를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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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예능 트렌드로 공감이 떠오르고 있다. ⓒ 강경희

새롭게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예능 트렌드로 공감이 떠오르고 있다. ⓒ 강경희

2009년도 새롭게 떠오른 키워드는 공감지수다. 기존 예능은 누가 어떻게 웃음을 주느냐에 따라 인기가 갈렸지만 이제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시청자들 일상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공감대를 만들어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롤러코스터>가 대표 주자다. <롤러코스터>는 케이블채널에서 방송되지만 그 한계를 뛰어 넘어 공중파를 대적할 만큼 높은 인기를 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리얼리티가 예능계를 뒤흔들 수 있었던 점도 일상생활 속 공감대 형성 덕분일지도 모른다.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일상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우리들 모습에서 공감대를 이끌어 내 웃음을 주는 형식이다.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이 바로 그것인데, 남녀 생활습관 차이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포착해 웃음 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이다. 가령 남녀 화장실편, 목욕탕 편이 바로 그 예이다. 남녀가 각각 화장실에서 어떠한 모습을 취하고 행동하는지를 그야말로 여과 없이 보여준다. 마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을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공감지수를 높인다. 여기에 무미건조한 내레이션은 각종 광고에서 활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막장드라마를 패러디하며 시청자들의 허를 찌른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은 공중파 방송에서도 적용된다. <일밤>은 기존 예능인들이 모여 웃고 떠드는 데서 벗어나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하는 틀로 바꿔 인기를 얻고자 한다.

 

키워드 5. 웃음에 하나 더, 공익성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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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다시 불고 있는 예능 키워드로 공익성 추구가 있다. ⓒ imbc

최근 들어 다시 불고 있는 예능 키워드로 공익성 추구가 있다. ⓒ imbc

2009년도에는 공익성을 높여 다시금 변화를 시도했다. 과거 '양심냉장고'와 '칭찬합시다' 등과 같은 공익성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공익성은 여러 프로그램 속에 담겨 있다.

 

이제 공익성을 무리하게 강조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공익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그중 하나가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이다.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전국팔도를 찾아다니거나,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휴가를 드리고 대신 일을 하는 등 공익 측면을 기획의도에 살려내며 리얼리티와 함께 조화를 이뤄냈다.

 

<무한도전>이 벌이는 도전도 마찬가지이다. 해외 사람들에게 국내 음식을 소개하고, 벼농사를 지어 농사의 깊은 뜻을 헤아리며, 일자리 캠페인에 동참한다. 이처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사회적으로 공익성을 추구하며, 웃음을 동시에 유발하는 콘셉트를 내세운다.

 

특히 새롭게 개편한 <일밤>은 다시금 공익성을 전면에 내세워 옛 영광에 도전한다. 바로 <단비>와 <우리 아버지>, <생명구조단 헌터스> 등이 그러한데, 도움이 필요한 곳을 어디든 찾아가고,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힘을 주며, 농가의 피해를 주는 멧돼지와 함께 공존하는 법을 찾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로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물론 <헌터스>의 경우 여러 논란이 일고 있지만 예능인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방송에 참여해 그들과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새롭게 공익성을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2010년도에 리얼리티와 함께 공익성이 예능계 새로운 화두가 될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2009.12.13 15:21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예능 #리얼리티 #공감 #공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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