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은
..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은 나는 선생의 말씀을 듣기만 했다 .. <조문기-슬픈 조국의 노래>(민족문제연구소,2005) 123쪽
"선생의 말씀을"은 "선생이 들려주는 말씀을"이나 "선생이 꺼내는 말씀을"이나 "선생님 말씀을"로 다듬어 줍니다.
┌ 내성적(內省的) :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 - 내성적 성격 / 내성적 태도 /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
│ 그 사람은 내성적이어서 말을 붙이기가 좀 어렵다
├ 내성(內省)
│ (1) 자신을 돌이켜 살펴봄
│ (2) = 자기 관찰
│
├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은
│→ 얌전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 조용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 생각만 많이 하고 말수가 적은
└ …
저는 어릴 적부터 '내성적'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습니다. 말수는 적고 말주변이 없어 으레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듣기만 했습니다. 요즈음은 예전보다 말이 좀 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줄줄줄 흐르는 말이 아니요, 어떤 이야깃감을 스스로 꺼내지는 못하곤 합니다.
┌ 내성적 성격 → 얌전한 성격 / 조용한 매무새
├ 내성적 태도 → 얌전한 매무새 / 조용한 몸가짐
├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 얌전하고 좁다란 성격
└ 그 사람은 내성적이어서 → 그 사람은 얌전해서 / 그 사람은 너무 조용해서
어릴 적부터 들어온 '내성적'이라는 매무새는 말수가 적고 남들 눈에 잘 안 뜨이도록 움직이는 모습을 가리켰다고 느낍니다.
국어사전 말풀이를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거나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는 모습이라 한다면, 사람들 앞에서 내 뜻이나 마음이나 생각을 잘 안 보여준다는 소리입니다. 말로든 몸짓으로든 내 뜻이나 생각을 펼치지 않는 셈입니다.
내 뜻이나 생각은 몸짓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한편, 몸소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며 보여줄 수 있습니다. 서로 잘 아는 사이라 한다면 몸짓만으로도 뜻과 마음이 오간다 할 텐데, 서로 잘 알지 못한다면 몸짓 이야기로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에는 말로 해 주든, 글로 써 주든 해야 합니다. 그런데 몸짓으로도 조용하고 말문을 열지 않으면서 조용하고, 쪽글이든 무슨 글이든 적바림하지 않는다면, 맞은편에서는 도무지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 나서지 못하는 매무새
├ 남 앞에 나서지 못하는 매무새
├ 드러내지 못하는 매무새
├ 남 앞에 드러내지 못하는 매무새
└ …
아무래도 나서지 못하니까 이렇다고 해야 할까 싶습니다. 남 앞에서는 내 모습을 드러내기가 부끄럽거나 쑥스러워 꺼리게 되니 이렇다고 해야 알맞지 싶습니다. 이와 같은 모습을 '내성적'이라는 말마디에 아울러 담아낼 수 있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우리들은 이런 모습 저런 매무새를 그때그때 느끼는 그대로 이야기할 때가 한결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ㄴ. 내성적인 성격
.. 쟝 뤽끄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느닷없이 난폭한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성격이라는 진단이었다 .. <드니 랑글로와/전채린 옮김-자살에 관한 어두운 백서>(종로서적,1981) 220쪽
"난폭(亂暴)한 행위(行爲)를"은 "거친 짓을"이나 "사납고 거친 짓을"로 다듬으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가능성(可能性)을 갖고 있는"은 "할 수 있는"이나 "그럴 수 있는"으로 다듬으면 되는데, 앞말과 이어서 "거칠게 나올 수 있는"이라든지 "어떤 짓이라도 마구 저지를 수 있는"으로 손보아도 잘 어울립니다.
┌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
│→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 말수 적은 성격이었지만
│→ 조용한 아이였지만
│→ 차분한 아이였지만
│→ 말수가 적고 눈에 안 뜨이는 아이였지만
└ …
보기글 뒤쪽에 '성격'이라는 말이 있으니, 앞에서는 '성격'을 덜면 됩니다. 뒤쪽에 '성격'이라는 말이 없었어도 앞에 쓴 '성격'을 덜 수 있습니다. 조용하다든지 차분하다든지 얌전하다든지 다소곳하다든지 착하다든지 하는 말은 바로 '그 사람 성격이 무엇이다' 하고 가리키는 말이거든요.
┌ 쟝 뤽끄는 착한 아이였지만 느닷없이 몹쓸 짓을 저지를 수도 있었다
├ 쟝 뤽끄는 조용한 아이였지만 느닷없이 거칠게 나올 수도 있었다
├ 쟝 뤽끄는 얌전한 아이였지만 느닷없이 사나운 짓을 할 수도 있었다
└ …
따지고 보면, 우리들은 사람들 매무새나 모습이 어떠한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내성적'이라든지 다른 '-적'붙이 말투를 쓰지 않느냐 싶습니다. 속 깊이 헤아리고 아끼고 보듬는 가운데 쓰는 말이나 글이 아니라, 겉으로만 훑는 말과 글로 생채기와 아픔을 남기는 말과 글을 쓰지 않느냐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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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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