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57% "일제고사 선택권 꼭 필요하다"

경남교육연대,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자녀한테 선택권 주겠다" 54.5%

등록 2009.12.16 12:15수정 2009.12.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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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23일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또 '일제고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절반 이상의 학부모는 희망하는 학생만 시험을 보게 하는 '선택권'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지난 11월 2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학부모를 대상으로 '일제고사(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6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윤성효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일제고사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 윤성효

 

경남교육연대는 마산·창원·진해를 비롯해 사천, 창녕, 함안, 남해, 김해 등 16개 시·군지역 학부모 154명(초등 학부모 55%, 중 35%, 고 10%)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윤남식 집행위원장은 "지난해엔 마산·창원 중심으로 학부모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농촌지역까지 포함했다"면서 "빈도분석 기법을 이용해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자녀가 학교에서 일제고사 대비 시험을 보거나 문제풀이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36%는 '있다'고, 33%는 '없다'고 대답했다(모르겠다 8%, 무응답 22%).

 

'일제고사 선택권'에 대해 학부모 57%는 '꼭 필요하다'고, 9%는 '관심 없다'고, 33%는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선택권을 준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54.5%는 '자녀에게 선택권을 준다'고, 35.7%는 '체험학습을 가거나 가정학습을 하도록 하겠다'고, 9%는 '일제고사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 18%만 "일제고사로 성적이 올라갈 것이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달라진 점과 관련해, "자녀가 일제고사 대비 학원에 다니도록 했느냐"는 물음에 2%만 '그렇다'고, 96%는 '그렇지 않다'고(무응답 2%) 답했다. 이에 대해 경남교육연대는 "일제고사가 시행되면서 일제고사 대비 학원에 다니게 된 학생의 비율은 불과 2%에 불과하다"며 "이는 일제고사 이전부터 학생들이 경쟁교육에 내몰리면서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공부하라는 말을 더 자주 하게 되느냐"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3%, '약간 그렇다'는 32%, '그렇지 않다'는 64%로 나타났다.

 

"일제고사를 치르면 치를수록 성적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성적이 많이 올라갈 것이다'는 답변이 0%, '성적이 올라갈 것이다'는 18%, '그저 그렇다'는 78.5%, '성적이 내려갈 것이다'는 1.3%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남교육연대는 "정부는 성적 향상을 위해 일제고사를 실시한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학부모들은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일제고사 결과에 따라 학교 예산 지원금이 달라질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공부 잘하는 학교에 예산을 많이 주어야 한다'는 답변이 0%, '공부 못하는 학교에 예산을 많이 주어야 한다'는 11%, '공부에 상관없이 학교 예산은 균등해야 한다'는 52.6%, '상관 없다'는 1.9%(무응답 4.5%)로 나타났다.

 

성적 공개에 대해 학부모 83%는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6.4%는 '공개해야 한다'고, 10.3%는 '상관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적이 공개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7%, '잘 모르겠다'는 24%, '그렇지 않다'는 68.8%로 나타났다.

 

 윤남식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이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윤남식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이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윤성효
윤남식 경남교육연대 집행위원장이 16일 오전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성적 공개가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느냐"는 질문에 학부모 93.5%가 '그렇다'고, 5.1%가 '잘 모르겠다'고, 1.4%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성적 공개가 학생을 성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93.5%가 '그렇다', 3.2%가 '잘 모르겠다', 3.2%가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주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부모 87.6%가 '잘한 일'이라고, 7.1%가 '잘못한 일'이라고, 4.5%가 '잘 모르겠다'(무응답 0.8%)고 대답했다.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학부모 절반에 가까운 48%는 '서열화 된 대학입학제도 개선'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교육과정과 학교운영 개선' 38.3%, '정부의 교육재정 확대' 10.3%, '학급당 학생수 감축' 3.8%, '특목고와 자사고 확대' 1.2%라고 답했다.

 

"23일 중학교 1, 2학년 대상 일제고사 시행 중단하라"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경남교육연대는 "이번에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쟁만을 강조하는 교육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날선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지역 학부모들은 우리 교육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성적 경쟁 위주의 학교 교육'을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3일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인 일제고사 시행을 중단할 것"과 "경남도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에서처럼 일제고사에 대한 학교 교육주체들의 판단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일제고사는 뒤처진 학생들에 대한 낙인찍기이며 이들을 체념하고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과 "수백명에 이르는 일제고사 채점단이 2박3일간 채점을 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예산을 남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와 채점에 쏟는 예산과 인력, 시간을 교육환경 개선에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2009.12.16 12:15ⓒ 2009 OhmyNews
#일제고사 #학업성취도평가 #경남교육연대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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