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MB, 외국 말고 여의도와도 대화해라"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대통령 때문에 죽을 맛이다"

등록 2009.12.29 14:16수정 2009.12.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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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4대강 사업 추진으로 야당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 원전 수주를 성공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정파에 따라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찬양일색의 평가를 쏟아내며 예산안 연내 처리의 기폭제로 삼으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반면, 야당에선 4대강 예산안과 분리해 평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면서 여의도 정치를 멀리하는 이명박식 국정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민주당 3선 중진인 김부겸 의원은 29일 "대통령이 직접 세일즈 외교에 나섰고 또 그래서 그런 성과를 낸 데에 대해서야 어떻게 칭찬을 안 하겠나?"라면서도 "야당 입장에서 좀 섭섭한 것은, 이번에 각 언론마다 대통령의 그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점을 칭찬하셨는데 그렇다면 제발 수억만리 떨어진 외국하고만 그리 대화하지 말고 불과 10리 조금 더 떨어진 여의도하고도 이야기 하셨으면 좋겠다"고 이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 혐오에 대해 쓴소리했다.

 

김부겸 의원은 "여의도 정치를 싫어하시는데, 대통령은 최고의 정치가다. 또 정치가가 되도록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에 한전사장 보고 '내 덕분에 죽었다 살았지'라고 농담을 하셨는데 지금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 정치가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연말 국회의 최대 쟁점사안으로 떠오른 4대강 사업 예산의 삭감 규모를 둘러싼 여야 대치상태 해소 방안과 관련해 김부겸 의원은 대운하의 전단계로 의심받는 4대강 사업 예산안의 대폭 삭감에 정부 여당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정부가 작년 12월에 낸 그 초안에 따르더라도 전국에 보는 4개 그리고 이 강 바닥을 파는 것은 평균 한 4미터 내외 정도로 해서 약 2.2억 평방미터 정도면 충분하다고 나왔다. 그게 한 반 년 사이에 무려 5.7억 입방미터, 그리고 보가 16개가 되었다. 또 지난번에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에 나오셔서 나는 안 한다, 내 후임자라든가 그 다음 분들이 할 지 안 할지는 그 분들이 정할 거다, 라고 했다. 왜 이렇게 시범 사업이나 혹은 다른 여러 가지 사전조사도 없이 밀어 붙이셨는지 이 문제에 대해서 우선 야당이 납득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보를 16개나 설치한다는 게 댐이다. 말하자면 10m짜리 댐인데 서울 근처에 있는 잠실이나 일산 앞에 있는 그 댐하고는 다른 거다. 그건 2m, 3m 밖에 안된다. 정 의심하는 부분 일단 들어내고 해보겠다, 그래서 이게 정말 수자원을 보호하고 건전한 기능만 있다면, 그 때 야당 설득해도 늦지 않을 거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또 하나 왜 그렇게 당당한 예산을 국회에서 야당을 설득하거나 국민을 설득해서 할 생각을 안 하고, 편법으로 수자원 공사라는 다른 기관에 시켜놓고 거기다가 이자만 정부가 물어주겠다는, 결국은 그 채권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정부 여당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이 같이 말한 김부겸 의원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최근 여야 정치권을 향한 제안에 대해서도 여대야소의 정치현실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형오 의장은 최근 4대강 예산으로 꽉 막힌 연말 국회를 풀기 위해, 새해 예산안에 대한 직권상정 거부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여야 수정안 모두를 크로스보팅(자유투표)으로 표결처리하자', 또 '연내 예산안 통과가 안될 시에 여야 지도부 모두가 공동 책임을 지고 총 사퇴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김부겸 의원은 "국회의장이 이번에는 정말 직권상정 안하겠다고 밝힌 것은 고민 끝에 결단하신 것이라 본다"고 일정 부분 긍정평가하면서도 '크로스 보팅' 제안에 대해선 "여야 의석 비율이 170대 80인대 이건 야당보고 그냥 항복하라는 이야기다. 크로스보팅 문제는 논리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지금 여야간에 크로스 보팅이 될 분위기는 아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또, 연내 예산안 처리 불발시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가 공동 책임지고 물러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정치권에 대해서 국민적인 여러 가지 분노를 생각하면 국회의장께서 제안하신 게 논리적으로는 맞는 거 같다"면서도 "그러나 사실 예산이라는 것은 정부가 세워서 국회 심의를 받아서 살림살이를 하는 거다. 그래서 여당 대표인 정몽준 대표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서 물꼬를 트자고 주장했던 거 아닌가? 그러나 대통령께서 난 만날 필요가 없다고 어찌 보면 문제를 던져 놓은 건데 거기에서 야당도 같이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은 조금 가혹한 말씀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

 

내년도 경기도지사 출마 여부와 관련해 김부겸 의원은 "저는 여러 가지 부족한 거 같고, 당 내에는 훌륭한 후보감들이 두 세분 계시다"면서 "저는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말씀드려야겠다"고 밝혔다.

2009.12.29 14:16 ⓒ 2009 OhmyNews
#4대강 예산 #김형오의장 제안 #크로스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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