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대상>의 진정한 주인공, 이경규와 이경실

[예능진단 10] 이경규의 참석과 이경실의 수상의 의미

등록 2009.12.30 17:24수정 2009.12.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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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대상을 차지하며 다신 한 번 건재를 과시했다. 또한 시트콤의 독주와 <세바퀴>의 선전 속에 개그프로그램이 수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 안에서 유독 눈에 띄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경규와 이경실이다.

 

이날 참여한 사람들 가운데 배우 이순재와 선우용여, 조형기를 제외한다면 MBC 개그계를 이끈 원로가 이경규와 이경실이다. 이 두 사람은 MBC의 개그계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으로서 이들이 시상식에 참여한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존재만으로 빛난 이경규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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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하고 있지 않지만 MBC 간판 코미디언으로서 참석한 이경규 ⓒ imbc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 않지만 MBC 간판 코미디언으로서 참석한 이경규 ⓒ imbc

사실상, MBC 시상식에서 이경규는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 <일밤>에서 빠진 이후 MBC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경규는 입장이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경규는 MBC 예능의 터줏대감이자 이날 방송에서도 소개됐지만 연예대상을 역대 최다인 총 6회나 수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MBC를 떠나 KBS에 자리를 잡았고, 어느새 '남자의 자격'으로 20%대 시청률을 올리며 MBC 간판 프로그램 <일밤>과 경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입장은 어느 때보다 난처할 수밖에 없지만 선배로서, MBC 공채 출신으로서 시상식에 참여해 선배와 후배, 동료들의 수상에 박수를 보냈다.

 

이러한 입장을 알고 MC 이혁재도 짓궃은 질문을 던지기도. "얼마 전 함께 산책하시면서 '김영희 PD가 복귀하는 날 내가 일밤 복귀하는 날이다' '2010년 월드컵도 있는데 이경규가 간다를 하기 위해 다시 부르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셨다. 언제 복귀할 생각이시냐"고 묻자 "다른 프로그램으로 복귀하겠다"고 답하며 난처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아주 익숙한 곳에 온 듯 태연하게 행동했고,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특히 MBC에서도 이경규 참석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이경규에게 대상 수상자 발표 기회를 주었다. 또한 이경규도 흔쾌히 받아들고 대상 수상자를 호명하며 유재석을 안아주는 등 명품 무대를 선보였다.

 

사실 이제껏 연말 시상식에서는 수상자를 제외하고는 함께 즐기러 온 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경규의 참여로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재기한 카리스마 버럭 이경실의 값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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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을 수상한 이경실은 남다른 소감을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 imbc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경실은 남다른 소감을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 imbc

또한 한편으로 수상자 가운데 대상 수상자보다 빛난 사람은 단연 이경실이었다. 그녀는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선배 이경규로부터 후배, 동료로부터 축하를 받자, 눈시울이 붉어졌고, 수상소감 때는 급기야 대성통곡을 하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에게 또 이런 날이 올까 생각했다"며 말문을 열고 "매 년마다 시상식은 으레 참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몇 년 동안은 상을 받은 후배들을 축하해주고 싶어도 떳떳하게 오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일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면서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계속 상을 받을 거라 말해 사실 부담스러웠다. 저를 받아주신 시청자에게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그녀는 대성통곡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면서 역시 본분을 잊지 않고 울면서도 웃음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애들아 보고 싶다. 엄마가 열심히 살았으니 너희들도 좀 열심히 살아라"며 재치 넘치게 소감을 맞혔다. 또한 <세바퀴> 식구들과 수상 시 약속했던 '합야' 춤을 추며 개그우먼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그녀의 수상소감이 끝나자 박미선은 "울면서 웃기는 우리 개그맨들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이경실은 안티 팬이 많은 연예인 중의 하나다. 기존의 드세고 억척스러운 이미지 때문이다. 게스트로 출연해도 MC를 구박하고, MC로 등장해도 게스트의 비밀까지 폭로하는 식의 유머를 통해 웃음을 주는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그래서 대중에게는 "남을 비하하면서 웃긴다"는 비판을 듣고, 동료들에게는 "무서운 연예인"이라는 오해를 산다. 주책맞고 시끄럽다는 이야기가 그녀에게 주홍글씨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그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부류가 극명하게 갈려 있었다.

 

특히 이혼 후에 방송복귀를 했을 때도 자신의 이혼을 유머로 희화하는 등 당찬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수상소감 속에서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대중들로부터 다시금 인정받기 위해 노력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흘린 눈물에 다 함께 동료들이 눈물을 흘려준 것이다. 그들은 그녀의 본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날 유난히 '이경실'이란 이름 석자가 많이 등장했다.

 

후배 김지선은 우수상 소감에서 "아무것도 아닌 내가 고정이 될 수 있게 힘 써준 경실이 언니, 내가 MBC에 와서 주눅 들어 있을 때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열심히 조언해 준 것에 대해 너무너무 감사하다. 이 상은 경실이 언니 때문에 받는 상이다"라며 울었고, 김지선과 공동수상한 임예진 역시 "항상 채찍질 해주는 우리 경실이, 사랑한다"며 이경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수상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직도 안티팬이 많지만 그녀의 웃음으로 많은 시청자가 웃었고, 이를 인정해주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MBC 연예대상은 이경규와 이경실이라는 MBC 간판 코미디언들 덕분에 조금이나마 권위를 되찾을 수 있었다.

 

물론 코미디언들의 수상실패로 논란도 있지만 올 한 해 코미디 프로그램이 사랑받지 못했던 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니, 이만하면 MBC 예능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않았나 싶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2009.12.30 17:24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MBC 연예대상 #이경실 #이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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