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협상 파국... 한나라-민주 '충돌' 초읽기

여야, 의원 전원 비상대기령... 강행처리-실력저지 채비

등록 2009.12.30 20:10수정 2009.12.3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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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예산 삭감을 요구하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15일째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새벽 이부자리를 펴고 눕거나 책을 읽고 있다. ⓒ 남소연

4대강 예산 삭감을 요구하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15일째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새벽 이부자리를 펴고 눕거나 책을 읽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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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밤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 법사위원회 회의실을 점거중인 가운데, 이주영 의원이 회의실 한켠에 이부자리를 편채 잠을 청하고 있다. ⓒ 남소연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밤 예산부수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 법사위원회 회의실을 점거중인 가운데, 이주영 의원이 회의실 한켠에 이부자리를 편채 잠을 청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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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원내대표, 허태열 최고위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원내대표, 허태열 최고위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등원할 때 밤샘 준비를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내년도 예산안 연내 처리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30일, 한나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에게 원내대표 명의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전달됐다. 예산안 강행 처리에 만반의 준비를 하라는 원내 사령탑의 '특명'이 내려진 것이다.

 

여야의 예산안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겉으로는 극적 타결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실제 타협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강행 처리, 민주당은 실력 저지 모드로 각각 전환했다. 연말 예산 정국이 양당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만에 좌초된 투트랙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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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박병석 민주당 예결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4대강 예산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 ⓒ 남소연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박병석 민주당 예결위원장이 2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4대강 예산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 ⓒ 남소연

30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4대강과 일반예산을 분리 심의하는 '투 트랙'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나선 4대강 협상에서는 여전히 보의 개수와 높이, 준설량, 수자원공사 사업비의 정부예산 전환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박병석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내에서 뭇매를 맞더라도 합의를 이루겠다는 각오로 보의 숫자를 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대폭 양보했지만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며 "한나라당은 우리가 낸 양보도 거절하고 새로운 제안도 거절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국토해양부, 농림수산부, 환경노동부에 배정된 5조3000억 중에 한나라당이 어느 정도 삭감 수준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였다.

 

또 양당 예결위 간사인 김광림(한나라당), 이시종(민주당) 의원이 나선 일반예산 협상도 복지예산 증액 규모에 대해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해 사실상 결렬됐다.

 

한나라당은 예산 2조원 삭감과 교육복지예산 1조 증액을 고집했고 민주당은 예산 5조5900억원 삭감에 교육복지예산 2조 증액을 고수해 이견을 좁히기엔 격차가 너무 컸던 탓이다.  김광림 간사는 이날 오후 예산 수정안을 단독으로 브리핑했다.

 

김 간사는 "국채발행을 1조 이상 줄이고 재정수지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복지 분야에서는 한정된 재원 때문에 민주당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시간이 부족해 더 이상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결국 여야의 '투 트랙' 협상이 돌입 4일만에 헛바퀴만 돌리다 좌초함에 따라 양당은 강행처리와 실력저지의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

 

한나라-민주, 결전 대비 돌입... 의원들도 비상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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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30일 점거중인 예결위회의장에서 강기정 의원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30일 점거중인 예결위회의장에서 강기정 의원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민주당의 태도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도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일반예산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고 판단되고 4대강 예산도 삭감 규모에 대한 이견이 너무 커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도 "한나라당은 협상을 하는 척 하면서 예결위 회의장을 쳐들어올 궁리만 하고 있다"며 "힘을 합쳐 철저히 대비하자"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현재 소속 의원 전원이 예결위 회의장으로 집결하도록 비상 대기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또 한나라당이 예결위 회의장을 변경, 본회의장이나 제3의 장소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김형오 의장, 예산부수법안 직권상정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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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이 처리될 때까지 국회 본회의장의 의장석을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형오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본회의장을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내년 예산안이 처리될 때까지 국회 본회의장의 의장석을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한 김형오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본회의장을 찾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또 31일 본회의에서 김형오 의장이 과연 예산부수법안을 직권상정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예산부수법안은 예산의 세입과 세출을 규정하는 법으로 예산이 통과되더라도 부수법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예산 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20여개의 예산부수법안 처리는 법사위에서 막혀있다. 민주당 소속 유선호 의원이 위원장이 상정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둔 이들 부수법안들에 대해서는 김형오 의장의 심사기일 지정과 직권상정을 요구해 예산안과 함께 처리하거나 12월 임시국회 회기(내년 1월8일까지)내 처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2009년의 마지막 날 국회는 평온 속에 새해를 맞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009.12.30 20:10 ⓒ 2009 OhmyNews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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