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운치 있는 암자 윤필암에 서다

등록 2010.01.03 14:56수정 2010.01.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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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산북면 사불산 아래에 위치한 대승사를 둘러본 다음, 우리 일행들은 인근에 있는 부속암자로 비구니 선원인 윤필암(閏筆庵)으로 이동했다. 대승사에서 1KM내외로 차로는 2~3분이면 이동하는 가까운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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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암 사불전 문경의 윤필암 ⓒ 김수종

▲ 윤필암 사불전 문경의 윤필암 ⓒ 김수종

윤필암은 고려 말에 세워진 작은 암자지만, 이미 신라시대에 의상대사의 동생인 윤필이 이곳에 머물렀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고 전한다. 신라시대부터 대승사의 지원을 받던 작은 암자가 있었던 모양이다. 제대로 된 절의 모양으로 창건된 것이 고려 말이라고 하니 그래도 오래된 암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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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전에 오르는 다리 돌다리 ⓒ 김수종

▲ 사불전에 오르는 다리 돌다리 ⓒ 김수종

하지만 여러 차례의 중건을 거쳐 1980년대에 모 건설 회사의 시주로 모든 전각을 새로 지어 비구니들이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상당히 깨끗하고 정갈한 건물에 비구니들의 수행처라서 그런지 너무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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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암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이 행복하다 ⓒ 김수종

▲ 윤필암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이 행복하다 ⓒ 김수종

당일 날씨가 엄청나게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삼면이 막힌 산속에 위치한 암자는 햇살이 좋고, 포근했다. 내가 이제까지 가본 암자 가운데 이렇게 조용하고 포근한 명당에 터를 잡고 있는 곳은 처음인 것 같다.

 

비구니들이 수행하는 곳이라 그런지, 암자는 전면에 위치한 종무소와 좌측 언덕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사불전 정도만 개방되어 있고, 나머지 5~6개의 건물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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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전 앞 석등 윤필암 ⓒ 김수종

▲ 사불전 앞 석등 윤필암 ⓒ 김수종

하지만 종무소를 둘러보고, 사불전에 올라 산과 언덕, 암자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이 가능하고, 특히 부처님이 보셔져 있지 않은 사불전의 큰 유리벽을 통하여 사불암에 새겨진 부처님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기도를 할 수 있는 곳이라 독특한 운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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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바위 사면에 부처님이 새겨진 바위 ⓒ 김수종

▲ 사불바위 사면에 부처님이 새겨진 바위 ⓒ 김수종

사실 윤필암은 암자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큰 규모였다. 관음전과 사불전, 산신각, 선원 등이 갖추어진 암자로 시골의 작은 절에 비교하자면 암자라고 불리는 것이 미안할 정도로 멋진 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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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전의 뒷담 참 이쁘다 ⓒ 김수종

▲ 사불전의 뒷담 참 이쁘다 ⓒ 김수종

특히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있는 사불전에는 불상이 없고 정면에 설치된 유리창을 통해 사불산 정상에 있는 사면석불을 향해 참배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사면석불은 경북 유형문화재 제403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사불전 뒤쪽의 암벽 위에는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이 있다. 암벽 위에 간들간들 서있는 모습이 위태위태하기는 했지만, 암자 뒤의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암자의 뒷담도 계단과 석축, 나무, 돌다리 등이 너무 운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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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불전 아래의 연못 윤필암 ⓒ 김수종

▲ 사불전 아래의 연못 윤필암 ⓒ 김수종

사불전에서 바라보는 암자 전체의 모습과 뒤쪽의 산과 사불석불, 소나무 숲, 사불전 아래의 연못 등이 아름답다. 한참을 이리저리 둘러 본 다음, 아래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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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땔감 윤필암 ⓒ 김수종

▲ 겨울 땔감 윤필암 ⓒ 김수종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보이는 본당 앞으로 가서 황금색을 띄고 있는 측백나무를 여러 송이 보고, 바위 위에 겨우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소나무도 발견한다. 석축을 쌓고 기와를 황토와 함께 발라 담을 쌓은 다음 다시 기와를 올린 담장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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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위에 자라는 소나무 소나무 ⓒ 김수종

▲ 바위 위에 자라는 소나무 소나무 ⓒ 김수종

또한 입구에는 겨우내 쓰기 위해 준비한 것 같은 땔감들이 가지런하게 쌓여있다. 이미 오래 전에 준비된 것 같은 버섯이 핀 것도 있고, 최근에 준비된 땔감도 진물을 흘리면서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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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 같다 윤필암 ⓒ 김수종

▲ 측백나무 같다 윤필암 ⓒ 김수종

어느 건설회사에서 지원을 하여 새롭게 조성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크게 시주를 하여 암자를 전부 지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부처님의 공덕을 크게 보아 사업이 대단하게 번창을 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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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암의 담장 운치있다 ⓒ 김수종

▲ 윤필암의 담장 운치있다 ⓒ 김수종

부처님이 모셔져 있지 않은 특이한 작은 암자라고만 생각했던 윤필암은 내가 이제까지 가본 암자 가운데 가장 포근하고 아름답고 위안을 주는 암자로 다음에도 종종 방문하고 싶은 인상에 남는 곳이었다.

#윤필암 #대승사 #문경시 #사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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