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매매가 대비 근저당 설정 실태2009년 은마아파트 매입자의 약 60%가 금융권 대출을 이용했고, 그 매입자들의 절반 이상이 최소 3억~4억원 이상의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이런 식으로 이제 추가 주택대출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주택 구매자의 60%가량이 주택대출로 매매를 하는 상황에서 주택대출이 묶여 있는 가운데, 불과 전체 거래의 2~3%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는 토지보상금 거래가 늘어난다고 집값이 얼마나 뛸 수 있을까? 또한 지난해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뛰는 축에 든 은마아파트가 이 정도인데 집값이 움츠러든다면 토지보상금이 얼마나 몰려들겠는가?
참고로, 지난해 초에 환율효과로 미국 거주 교포들이 강남아파트 대거 매수에 나섰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는데, 적어도 은마아파트 사례를 보면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전체 2백수십건의 매매사례 가운데 외국 거주자들이 아파트를 산 경우는 딱 두 건 뿐이었다. 그것도 5억원 이상 부채를 안고 아파트를 산 경우였다.
투기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가공의 숫자로 선동사실 무엇보다 올해 안에 40조원에 이르는 토지 보상금이 일시에 다 풀린다는 주장부터가 터무니없이 과장돼 있다. 40조원이라는 액수는 일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경제위기 등으로 몇 년간 미뤄진 사업들과 올해 정부에서 계획한 신규 사업 등이 올해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을 가정해 뽑아낸 액수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위기에 따른 경기부양책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재정과 공기업 자금을 동원한 결과 이미 정부 재정이나 공기업 재무구조도 매우 취약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40조원에 이르는 토지보상금을 올해 안에 모두 집행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특히 토지보상금의 대부분을 집행하는 통합 토지주택공사는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해서 자금 여력이 바닥난 상태다. 이 때문에 토지주택공사는 현 정부가 역점을 둔 보금자리주택을 제외한 각종 공공택지나 신도시 지역 토지보상을 뒤로 미루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그나마 현금 보상도 어려워 채권 보상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부르짖는 토지보상액 40조는 일반 가계들의 투기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가공의 숫자로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미 우리 연구소가 전국 각 지역 부동산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부나 지자체, 중앙과 지방 공기업의 자금 부족으로 토지 보상이 계속 지연되는 사례를 곳곳에서 확인했다. 일부 언론에서 집값 투기 선동 소재로 삼기 위해 그 동안 미뤄졌던 토지 보상금 집행이 모두 올해 안에 몰릴 것으로 소설을 쓰지만 이처럼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 때문에 부동산 부양에 나선 국토해양부조차도 올해 토지보상금 규모가 26~27조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은 정부 계획대로 모두 집행되기도 어렵지만, 설사 26조원 이상이 모두 집행된다 하더라도 예년에 없던 26조여원 돈이 갑자기 한꺼번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2006년 29조원, 2007년 25조원 정도였던 수준과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정말 일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 주장대로 토지보상금이 수도권 집값을 뒤흔든다면, 2007년에 25조원이나 풀렸는데 왜 수도권 주요 도시 집값은 그때부터 가라앉았나?
이상에서 본 것처럼 '토지보상금 40조원' 운운하는 주장은 부동산 투기 선동가들이 지난해 9월 이후 수도권 주택 가격이 자신들 주장과 다르게 가라앉으니 만들어낸 또 하나의 투기 선동 재료일 뿐이다. 이미 수도권 주택시장은 일시적인 기복은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2006년말(버블 세븐의 경우) 또는 2008년 상반기(서울 동북권과 수도권 외곽의 경우)를 고점으로 해서 대세하락 흐름에 들어있다. 수도권 곳곳에서 분양 참패가 이어지고, 미입주물량이 쌓이고 있는 것이 이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가족들과 오손도손 살아갈 내 집 한 칸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잘못하다가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의 행렬에 끼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토지보상금 40조원 때문에 집값이 오를 일은 없으니, 그 같은 선동에 휘둘려 조급해하거나 서둘지는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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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금 40조 때문에 집값 오른다?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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