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가야김해에 있는 김수로 왕릉
김준희
이 금관가야의 시조가 김수로 왕이다. 나라를 세운 왕에게 여러가지 설화가 있는 것처럼 수로왕에게도 그런 전설이 있다. 오래전 김해의 구지봉(龜旨峰)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모여들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내려왔다.
"하늘이 내게 명하여 이곳에 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라 하시므로 여기에 왔으니 너희는 이 봉우리의 흙을 파면서 노래하고 춤추어라." 사람들은 자신들을 다스릴 임금이 온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며 노래하고 춤추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먹으리라."
이 노래가 우리가 알고 있는 구지가(龜旨歌)다.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자 곧 하늘에서 줄이 내려와 땅에 닿았다. 줄 끝에 있는 함을 열어보니 황금색으로 빛나는 둥근 알 여섯 개가 들어 있었다.
다음날 새벽에 알 여섯 개는 모두 여섯 명의 사내아이로 변했고, 열흘이 지나자 9척 장신으로 성장하였다.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왕을 맞이하며 그달 보름에 즉위식을 치렀다고 한다. 그 여섯 명 중의 한 명인 김수로는 금관가야의 초대왕이 되었고 나머지 다섯 명은 다른 가야국의 왕이 되었다. 수로의 한자어는 머리 수(首)에 드러낼 로(露). 노래의 주문처럼 왕이 머리를 드러낸 것이다.
수로왕은 이후에 왕위를 노리고 찾아온 사람과 술법으로 겨뤄서 이기기도 하고, 아유타국의 공주와 국제결혼도 하게 된다. 하지만 초기 금관가야의 형편은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신라와의 잦은 분쟁 때문이었다.
신라는 아무래도 가야에 비해서 대국이었던 만큼 그런 분쟁에서 가야는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아무리 하늘에서 명을 받고 내려온 왕이라지만 구체적인 군사력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수로왕은 158년 동안 금관가야를 다스리고 서기 199년에 죽는다. 수로왕의 탄생과 죽음은 <삼국유사>에 기록되어있다. <삼국유사>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수로왕은 두 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의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사람 그리고 가장 오랜 통치기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 당시에 158세까지 산다는 것이 가능했을까? 구약성서 창세기에 보면 200살이 넘도록 오래 산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오래 전 메소포타미아에서 있었던 일들이 2천 년전 한반도에서 있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뛰어난 제철기술을 가졌던 가야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