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의 교원의 정치활동 허용 여부. 거의 모든 나라가 교원의 정치 활동을 허용한다. 일부 제한하는 나라들도 직무 연관성이 없는 개인적 차원의 정치활동까지를 제한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행수
17대 국회회원이었던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입법 참고를 위하여 '주요국 공무원 정치활동 관련 규정'에 대한 자료를 의뢰하여 2007년 6월 국회 입법정보실로부터 받은 자료가 있다. 이하 내용은 세계의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 활동에 대한 자료를 발췌하고, 교총, 공무원노조 등의 토론회 자료를 참고한 것이다.
영국의 공무원은 정당 가입이 허용되며, 직위에 따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정치활동 제한의 범위가 상이하게 설정되어 있는데, 하위 공무원일수록 폭넓게 허용된다. 교사에 대해서는 거의 제한이 없다.
프랑스는 공무원의 정치활동 제한 요건이 없고, 직위를 사퇴하지 않고도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으며, 타인의 선거운동을 위해 휴가를 얻을 수도 있다. 당선된 경우 신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의원직을 사임하고 복직했을 때 승진과 경력 환산 혜택을 받는다.
독일은 정당 가입이나 활동이 매우 폭넓게 허용된다. 공무원직을 가진 채로 선거 출마도 가능하며, 지방의원의 경우 아예 의원 겸직이 허용되며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교원은 더욱 자유롭게 정치 활동의 자유가 허용된다. 업무 중에는 정치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으나, 근무 외 시간의 정치활동에 관해서는 거의 제약이 없다.
뉴질랜드 공무원은 정당 가입이 허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당의 간부직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비교적 넓게 허용되고 있다. 그들은 행정부서의 장에게 보고만 하면 되고 자신의 정치 참여와 공무원으로서의 의무·책임이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면 된다.
캐나다는 공무원 개인의 정당가입이나 당비 납부 등의 정치활동이 허용하고 있으며, 공무원의 신분으로서 선거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태리·포르투갈·오스트리아 등은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활동을 따로 제약하는 법률이 없고, 공무원 윤리 헌장이나 수칙 형태로 공무수행의 불편부당성(impartiality)를 명문화하고 있으나, 금지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명시하지 않고 일반적 원칙 수준에서 언급하고 있다.
덴마크·스웨덴·네델란드·핀란드 등에서는 교원의 정치 활동을 제약하는 법률 자체가 없으며, 헌장이나 수칙 형태의 독자적인 제한 규정도 없다. 교원의 정치 활동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와 의무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자료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현재 OECD 국가들 중 영국·미국·일본에서는 공무원의 특정 정치활동에 대한 법적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만 정당 가입은 허용하고 있으며, 다른 유럽 국가들은 정당 가입만이 아니라 기타 정치활동에 대해서도 따로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 않음. 영국·미국·일본에서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란 직무 수행에 있어서의 정치에 대한 무관성·불편부당성과 공정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정당가입이나 당비 납부 등은 개인의 정치적 자유라는 측면에서 법적 제한을 두지 않고 있음."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교원의 정치 활동의 자유를 인정하며, 제한하는 일부 나라도 원천적으로 제약하지 않고 정당 가입, 후원금 납부 등은 허용하며, 일부 제한하는 것도 직무와의 연관성을 따져서 엄격히 한다. 이것이 최소한의 국제적 표준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국격을 논하려면 이 정도 글로벌 스탠다드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한국의 특수성 때문에 제한해야 한다?혹자들은 나라마다 문화와 전통이 달라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할 것이다. 전쟁 경험을 이야기하고, 분단 상황을 이야기할 것이다. 이는 군사독재 정부, 권위주의 정부에서 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탄압할 때 내거는 논리다. 솔직하게 따져보자. 전쟁 경험과 분단 상황이 교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나?
물론 한국 정치의 특수성이 있다. 그것은 식민지 경험을 겪었다는 것이고, 군사독재를 오랫동안 겪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특수성이다. 한국 상황이 특수하기 때문에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제약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정치가 후진적이라서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문제는 한국의 특수성이 아니라 세계적 보편성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인류 역사 발전은 민족과 지역 차이라는 특수성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자유와 권리는 더 커지고, 평등이 확대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흔히 하는 말로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이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치적 자유도 이와 같아서 이전에는 귀족과 같은 특권 계층만이 누리던 것을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이 누리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이런 면에서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교원과 공무원도 국민인 이상 정치적 자유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야 할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 이런 면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교조 교사와 전공노 공무원들의 정치 활동 어쩌고 하면서 형사처벌이 어쩌고, 중징계가 어쩌고 하는 것은 '해외 토픽'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코미디 프로에나 나올 법한 세계적 망신거리다.
적어도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하고, 국격을 논하는 정부라면 이것을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것 아닌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다음 글에서는, 세계 다른 나라가 아니라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한국적 특수성, 즉 우리 나라 법과 현실 체계를 중심으로 교원의 정치 자유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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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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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정치자금 냈다고 잡아가는 유일한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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