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사퇴, 문제 해결의 한 방법"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 "예술위원 대리성명, 회의 소집해 확인하겠다"

등록 2010.02.02 11:07수정 2010.02.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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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법원에서 '해임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 낸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혜화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출근을 하던 중 건물앞에서 대기하던 윤정국 문화예술위 사무처장으로부터 "직원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냐" "위원회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자 김 전 위원장이 "그걸 왜 나한테 따지나" "유인촌 장관이 초래한 일이다"고 말하고 있다.

법원에서 '해임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 낸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혜화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출근을 하던 중 건물앞에서 대기하던 윤정국 문화예술위 사무처장으로부터 "직원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냐" "위원회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자 김 전 위원장이 "그걸 왜 나한테 따지나" "유인촌 장관이 초래한 일이다"고 말하고 있다. ⓒ 권우성

법원에서 '해임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 낸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혜화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출근을 하던 중 건물앞에서 대기하던 윤정국 문화예술위 사무처장으로부터 "직원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냐" "위원회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자 김 전 위원장이 "그걸 왜 나한테 따지나" "유인촌 장관이 초래한 일이다"고 말하고 있다. ⓒ 권우성

 

1년 만에 '나홀로 출근'을 마친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 사퇴하는 것도 이 문제 해결의 방법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자신의 용퇴를 요구한 예술위원들에 대해서도 "위원장으로서 회의를 소집해 대리성명에 대해 확인하겠다"고 공세적 태도를 보였다.

 

2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김정헌 위원장은 "(내게) 어떻게 사과를 하고 옛날에 잘못 처리한 것을 복원할지 등 해결방법은 그 쪽(문화관광부체육부)에서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광수 현 위원장이 뜬금없이 해임 당하면 또 무효소송을 낼지도 모르고, 유 장관 사퇴가 악순환을 끊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후임 장관이 사태 해결을 시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헌 위원장은 지난 2008년 12월 '문예진흥기금 운용 손실' 등을 이유로 강제 해임됐다. 유인촌 장관은 새정부 출범 직후부터 김 위원장을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기관장"으로 지목하고 사퇴를 압박해왔다.

 

해임 당시 김 위원장은 "부조리한 처사를 바로잡겠다"면서 법정 투쟁에 나섰고, 지난 1월 21일 법원으로부터 '해임효력 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내 결재 안 받으면 무효... 허수아비 같은 예술위원들"

 

김 위원장은 전날(1일) 퇴근 후 변호인들과 만나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결론은 "더 엣지있게 해야 한다, 위원장으로서 당당한 권리를 행사하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임시 거처로 마련된 위원장실을 본관에 옮기는 등 제대로 된 의전을 요구하고, 결재권과 위원회 회의 소집·사회권도 직접 행사할 예정이다. 오광수 위원장을 의식해 직무권한을 양보할 생각은 없지만, 오 위원장과 부딪히지 않고 사무처와 협의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2일과 3일 휴가원을 냈고, 4일부터 다시 출근한다.

 

그는 "나에게 결재를 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면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결정된 사업을 전부 뒤집지는 않을 예정이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할 것"이라면서 "내가 돌아와서 위원회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처럼 예술위원들이 대리성명을 낸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헌 위원장과 예술위원들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유인촌 장관에게 임명된 예술위원들은 지난 2008년 12월에 김 위원장 해임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고, 이번에는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특히 이번 성명은 오광수 위원장과 사무처가 주도적으로 만든 것이라서 '대리성명' 논란도 일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리성명'은 정확한 표현이다"면서 "회의를 소집해서 내 사정을 알지도 못하는 위원들이 성명을 자의적으로 낸 것인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임 때도 내 해명을 듣지 않고 (예술위원들이) 그날 모였는지 안 모였는지 모르게 찬성 지지 성명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계에서 존경받는 사람들인데 허수아비처럼 이게 뭐냐, 한심스럽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의 행보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위원장의 소신 출근을 지켜본 누리꾼들은 인터넷 게시판 댓글 등을 통해 "출근은 직무상 권한일 뿐더러 의무다", "안되면 민사소송도 하셔야 한다"고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여론이 우호적인 것은 알고 있고, 지인들이 '당신 떴다'면서 이메일을 보내주고 있다"면서 "지지를 보내준 누리꾼들에게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10.02.02 11:07ⓒ 2010 OhmyNews
#김정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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