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심장은 아직도 따뜻하다"

가난한 여고생, 주위 후원 힘입어 대학등록 마쳐

등록 2010.02.13 14:55수정 2010.02.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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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의 한 여고생의 안타까운 사연(기사 하단 관련기사 '이 세상은 혼자가 아니다' 참조)이 지면에 소개되었다. 이 사연의 주인공 김정현(가명) 양은 불우하고 가난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어릴 적 꿈을 버리지 않고 '가수의 길'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김 양은 천안백석문화대학에 합격하긴 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다가 신문에 사연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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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기사를 접한 서울 새길교회 청년회가 주최하여 자선바자회를 열었다. 청년들이 "꿈을 향한 징검다리 바자회"라고 이름 지은 것은 아주 의미가 있다. 자신들이 김정현 양의 꿈이 이루어지는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결의가 담겨져 있다. 여기서 일요일 하루 126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려 전액 정현 양에게 전달되었다. ⓒ 새길교회


이 사연은 당초 청사모(청소년을사랑하는어른들의모임 http://cafe.daum.net/2006network)가 주선하고, 안성 더아모의집( http://cafe.daum.net/duamo)이 힘을 합해 여러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김정현 양에게 휴대폰 문자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을 했다.

신문에서 사연을 접한 M씨는 "신문에서 김정현양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어려운 처지에서 밝게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가 좋네요. 대학등록금을 걱정하는 것 같아  많은 도움을 드렸으면 좋겠는데, 제 형편상 많이는 못하고 50만원을 더아모의집 농협계좌로 송금했습니다. 송목사님께서 이 돈을 김정현 양에게 전달해주셨으면 합니다"라는 메일과 함께 50만원을 기꺼이 후원하기도 했다.

이 후원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에 있는 새길교회( http://www.saegilchurch.or.kr/)  청년회가 이성은 양을 위한 자선바자회를 한 것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새길교회 청년회는 성은 양을 위해 지난 2월 7일, 새길교회당에서 전교인들을 상대로 음식 등을 팔아 126만원 이라는 수익을 전액 정현 양에게 전달했다. 이 바자회의 타이틀이 '꿈을 향한 징검다리 바자회'라는 것은 아주 뜻 깊었다.

이밖에도 서울과 안성 등에서 주부들이 5만원씩 후원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서울의 한 청년은 정연 양의 후원을 위해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후원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미국에 사는 재미교포 여성도 신문을 통해 사연을 접하고는 20만원 이라는 후원금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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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 지금은 새길교회 청년회 청년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정현양의 대학등록을 생각하며 열심히 바자회를 하고 있다. ⓒ 새길교회


이렇게 쌈짓돈이 모이고 모여 3백 여 만원이 만들어지고, 지난 11일 정현양은 원하는 대학의 실용음악과에 등록을 마쳤다.

이에 김정연 양은 메일과 더아모의집 홈페이지를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후원은 한 사람의 독지가가 힘쓴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쌈짓돈을 모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더군다나 여러 청년들이 바자회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까지 한 여학생의 꿈을 찾아주려고 힘썼다는 데 있다. 이것은 청년실업인구 증가로 인해 청년들의 사기가 위축되어있을 즈음에 이 후원을 통해서 보상을 받으려는 청년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현양의 대학진학을 통해 자신들에게 희망을 부여한 행위라 하겠다.

무엇보다 경기악화로 인해 기부 문화가 위축되어 있는 지금의 우리 사회에 '아직도 우리 사회의 심장이 따뜻하다'는 등불을 비춰 줬다할 것이다.


그리고 후원자들에 대한 정현 양의 반응 또한 희망적이다. 정현 양의 감사 편지가 희망에 차있어 후원자들의 가슴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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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확인서 김정현 양의 등록확인서다. 지난 2월 11일, 정현 양은 후원자의 힘입어 원하는 대학에 등록했고, 가수의 꿈을 향해 한발짝 성큼 다가섰다. 정현양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음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 송상호


아래는 정연 양이 직접 작성한 감사편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에게 이렇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 후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후원으로 대학입학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알바할 때도 감사하게도 짠~한 문자가 오곤 했는데
답장을 보낼까 하다가 .. 신비주의 전략때문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꽃밭님, 김정연 후원, 정연양화이팅, 문흥만, 소현두, 최승현, 더아모의집, 배수화, 김정연 후원, 새길교회 청년회, 김선희 명의로 보내주신 후원자님들 감사합니다^^
저는..입시를 치를 때에는 등록금 걱정을 별로 안했었는데 대학에 합격하고 나니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가 등록금 금액이 워낙에 쎄기 때문에 더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후회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도 제 자신이 제 분야에서 훌륭한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음악을 즐기고 사랑 할 줄 몰랐다면 음악을 할 자신도 없었겠지만 저는 저에 대한 확신이 강하기에 음악을 운 좋게 배울 수 있었고 이 길을 택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은 정말이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후원을 받게 되기까지 도움을 주신 나목사님 너무 감사드리고 더아모의 집 송목사님 여러분 감사합니다.
김정현 올림
#대학등록 #더아모의집 #청사모 #천안백석문화대학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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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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