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4인 선거구 결국 분할

"시의회 독식 한나라당, 기초의회까지 독식 의도" 인천지방선거연대 반발

등록 2010.02.16 17:05수정 2010.02.1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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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5당의 반발에도 불구, 인천시의회가 16일 의회 청사를 봉쇄하고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인천시의회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5당의 반발에도 불구, 인천시의회가 16일 의회 청사를 봉쇄하고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인천시의회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한만송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5당의 반발에도 불구, 인천시의회가 16일 의회 청사를 봉쇄하고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인천시의회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 한만송


6.2 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시의회를 독식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기초의회까지 독식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16일 제181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30개의 기초의원 선거구 중 4인 이상 선거구를 2~3인 선거구로 쪼개 40개로 늘리는 '인천시 군·구의회 의원 선거구 및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6.2 지방선거 때는 여러 개의 동을 묶은 1개 선거구에서 2명의 기초의원을 뽑는 2인 선거구 23곳, 3인 선거구 17곳 등 총 40개 선거구에서 112명(비례대표 15명 포함)을 선출한다.

 

부평구의 경우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5개 선거구에서 2개 선거구가 더 늘었다. 2인 선거구 4곳(▲부개1‧2동, 일신동 ▲부평2‧3‧6동 ▲산곡3동, 십정1‧2동 ▲갈산1‧2, 청천2동), 3인 선거구 3곳(부평1‧4‧5동 ▲삼산1‧2, 부개3동 ▲청천1동, 산곡1‧2‧4동) 등 총7개 선거구에서 19명(비례대표 2명 포함)을 뽑는다.

 

앞서 학계와 법조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기초의회에 정치 신인과 소수 정당의 진출 기회를 넓히기 위해 4인 선거구 8곳이 포함된 획정안을 마련해 시에 제출했다.

 

그러나 전체 의원 33명 중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32명을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는 '4인 선거구가 도입되면 후보가 난립해 유권자 혼란이 가중되고 주민 대표성이 희박해진다'며 4인 선거구를 모두 2~3인 선거구로 분할했다.

 

특히 시의회는 부평구의 4인 선거구를 5인 선거구로 만든 다음 2인과 3인 선거구로 분할해 전형적인 '게리맨더링'을 자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게리맨더링이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정하는 것을 말한다.

 

a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 강행 처리를 위해 봉쇄한 시의회 청사.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 강행 처리를 위해 봉쇄한 시의회 청사. ⓒ 한만송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 강행 처리를 위해 봉쇄한 시의회 청사. ⓒ 한만송

인천지역 23개 시민단체와 야 5당 등으로 구성된 '2010 인천지방선거연대'는 이날 시의회에 4인 선거구 도입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시의회가 청사 출입문을 봉쇄해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뒤 해산했다.

 

장금석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전문가 그룹이 낸 획정안을 무시하는 것은 한나라당 독식의 광역의회가 한나라당 기초의회를 만들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면서, "지방선거를 통한 심판만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도 "현행 2인 선거구 중심인 사실상 소선거구제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4인 선거구의 유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선거법에 따라 민간으로 구성된 획정위원회의 안을 존중해야하는 지방의회가 이를 무시하고 한나라당과 안상수 인천시장을 위해 거수기 노릇을 했다, 인천시의회 의원들은 시민 앞에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상구 진보신당 인천시당위원장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인 기초의원 선거구 정착을 훼손하는 작태로밖에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름만 걸고 '4인 선거구' 분할 외면?

 

한편, 이날 '인천지역 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인천시당도 참가하는 것으로 돼있었으나, 민주당은 운영위원회 회의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a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안을 수정해 처리한 시의회를 규탄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인천지역 야4당 관계자들.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안을 수정해 처리한 시의회를 규탄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인천지역 야4당 관계자들. ⓒ 한만송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안을 수정해 처리한 시의회를 규탄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인천지역 야4당 관계자들. ⓒ 한만송

민주당 인천시당(이호웅 위원장 직무대행)은 시의회의 수정안 가결 후 성명을 통해 "원안 통과를 요청하며 4인 선거구의 분할과 일부지역의 게리맨더링 선거구 조정을 반대했지만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면서, "5인 선거구를 2인 내지 3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민주당도 선거구 분할에 분명히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시당 위원장이 교체되면서 지방선거 관련 업무가 쌓여 있는 실정이고, 운영위원회 개최로 인해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운영위원회에는 인천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 4명 등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최근 인천의 각종 현안에 대한 참여도가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도 4인 선거구 분할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2인 선거구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나눠먹기가 가능해 민주당도 4인 선거구보다 2인 선거구를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인천지방선거연대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선거연합 등을 거론하면서 4인 선거구 분할을 반대하는 데 이름만 걸어 놓고 실제 행동하지 않는 것은 의혹을 사는 행위"라며, "선거연합의 가장 큰 기초는 정책연합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2.16 17:05ⓒ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지방선거연대 #선거구획정위원회 #인천시의회 #선거구 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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