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아 다시 만나자 이씨의 남편인 고씨가 운영한 갯벌 배움터 '그레'. 이 곳에서 고씨는 과거 주민들과 새만금 반대 투쟁을 벌였으나 지금은 폐허가 되었다. 이씨는 "아직도 갯벌에 미련이 남아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1년치 계약금을 냈다"며 "올 4월에 계약이 만료되면 그 때는 (이 사무실)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엄민
양식장 가진 유지만 배불리는 현실성 없는 보상 기준… 맨손 어업민들 절반 '빈손'"똑같이 서류를 냈는데 나는 보상도 못 받았어. 보상금 못 받은 사람이 절반은 돼. 받아도 그 쥐꼬리만한 600만원. 우리한테 석달치 소득도 안 되는 돈도 못 받았는데 보상을 다했으니까 (정부는) 이제 우리보고 불법 어업한다고 하지."(정 아무개 할머니,56)"보상금에 무슨 등급이 있나. 갯벌은 그냥 모두의 건데. 양식장 있는 사람이 제일 돈 많이 받고 그 다음에 배있는 사람이 받고. 갯벌이 간척지가 되면 가장 손해 보는 이들은 맨손어업 아주머니들인데 정작 그 사람들한테 600만원 주면 다행이지. 난 못 배워서 시키는 대로 서류 냈고 뭐가 뭔지도 몰랐는데 결국 보상금 받지도 못 했어. 여기 못 받은 사람도 수두룩해."(이 아무개)계화도 주민들에게 '보상금'이라는 단어는 금기어다. 이 지역 어느 누구도 제대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맨손 어업을 하는 여성들의 절반 이상이 보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피해가 가장 막심했다. 이유는 정부가 내놓은 보상금 기준이 어촌 마을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1991년 그 당시 전북도지사는 포패증(맨손어업을 증명하는 서류)을 신고한 사람에 한해서 보상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맨손어업을 하는 주민들 상당수는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신청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보상금제도의 불합리성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 가구당 신고 인원도 2명까지만 허용되었고 방조제 밖에서 생합을 캤던 어민은 방조제 '선외' 어업을 했다는 이유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방조제 선내, 선외 기준 없이 그레질을 했던 맨손어업자들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맨손 어업자들에 대한 보상금액은 현실성이 떨어졌다. 1-4등급까지 나누어 많게는 1030만원, 적게는 320만원이 보상금으로 지급되었다. 보상금을 받은 이들은 평균 600만원을 받았는데 함한희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사실상 맨손어업을 하는 여성의 평균소득은 1993년 183일 작업에 700여만원, 2003년도 기준으로 261일 갯벌 작업기준으로 2100여 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이러한 보상금도 3년에 걸쳐 수차례 나누어 지급했다.
그 탓에 맨손어업 여성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공유 소유인 갯벌에 소유권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소유권 기준으로 보상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양식장 가진 사람이 가장 큰 돈 받고 그 다음에 선박 주인, 맨 마지막에 맨손어업자에게 돈이 지급되었다. 그 탓에 양식장을 소유하고 있던 대다수 외지사람이 새만금 간척 사업에 대해 가장 많은 보상금을 받는 수혜를 누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소유권 및 재산권 등록의 개념이 불분명했던 계화도 주민들은 어촌지역의 문화를 모르는 정부의 보상금 기준에 따라 가차 없이 밀려났다.
이씨는 "보상기준도 터무니없지만 보상금 때문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 분열이 일어났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제 갯벌이 메말라 버린 이 시점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눈물을 글썽였다.
2006년 방조제 완공 이후 급속도로 갯벌은 사막화가 진행되었으며 지난 1박2일동안 기자가 돌아본 갯벌에선 특유의 '비린내'와 '짠내'가 이미 사라져 있었다. 특히 사막화가 진행된 탓인지 아예 죽은 조개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과거에는 맨손 어업 여성들에게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은 이미 메말라 그들의 삶을 할퀴고 있었다.

▲살기위하여 새만금 물막이 공사를 막기 위해 계화 여성어민들이 고군분투하며 투쟁한 내용을 담은 이강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살기위하여'. 이 당시까지만 해도 갯벌에서 여성 어민들은 그레질을 할 수 있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추귀례씨다.
엄민
새만금 간척사업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라북도 군산, 김제, 부안에 총길이 33km의 방조제를 축조해 총면적 40,100ha의 토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80년대 후반 사업이 결정되어 91년도부터 보상이 이루어졌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6년 3월 새만금 간척 사업을 재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났고 4월에는 부안에서 물막이 공사를 시작하여 그해 6월에 방조제가 완공되었다. 그 이후 급속하게 갯벌의 사막화가 진행되었으며 올 4월 부안 방조제 개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새만금 간척사업, 지역 주민이 배제된 정부 주도 개발방식이 문제" [인터뷰] 게이오 대학 박사과정 우다가와 아스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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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사업이 어떻게 계화도 지역민들의 지역 문화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보기 위해 2008년부터 계화리에서 머무르며 연구하고 있는 우다가와 아스카(30, 일본 게이오 대학 박사과정)씨. 그는 19일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지역 주민이 배제된 정부 주도 개발방식이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드러난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1박 2일 동안 기자와 함께 동행하며 계화도의 생활상의 변화를 상세히 설명해주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이야기 가운데 일부분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영향이 지역 주민에게 끼친 문화적 변화가 무엇인지 사례를 들어달라. 명절 때 이 지역의 자녀분들이나 손자들이 찾아오는데 그 때 살펴보면 6-70대 노인가정과 4-50대 가정의 자녀들 사이에서 학력차이가 매우 극명하게 드러난다. 계화 지역민들은 간척 사업이 있기 전에는 매우 부유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영향을 받기 전에 자녀를 다 키운 6-70대 노인의 자녀 중 상당수는 서울의 명문대 출신이거나 외국 유학을 다녀온 이들로, 박사학위 소유자도 종종 볼 수 있다. 반면 4-50대 가정의 자녀들은 대학조차 못 간 경우가 많다. 그만큼 계화도 지역 사람들이 간척 사업 이전에는 교육비 걱정 없이 자녀들을 교육시켰는데 현재 계화도 주민들의 벌이로는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경우 지역문화가 아직도 보존이 잘 된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능했나. 일본은 한국과 역사가 다르다. 원래 전통적으로 지방분권체제인, 즉 봉건 영주체제의 전통을 강하게 이어받아 현재도 지역 사회에서는 지방 유지의 입김이 중앙의 힘보다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사회를 분열시키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아무리 (중앙)정부가 결정한 정책이라도 거부권을 행사한다. 사실 일본 지역사회는 정부 정책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웃음)
그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지역사회 일원들이 정부가 지급하는 세금 외에도 그들이 지역사회에서 돈을 모아 지역을 꾸려가기 때문이다. 자본 독립이 이루어진 셈이다. 또한 지역 유지들은 어디까지나 지역민과 고유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 움직인다. 지역민들 주도로 자본력을 키워서 스스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사회 변화에 발맞추어 간다.
-그렇다면 한국의 개발방식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개발방식의 차이는 역사적, 문화적 차이기도 하고 한국 방식이 추진력도 있어 긍정적인 점도 많다. 다만 새만금 간척사업의 경우는 한국의 업다운 방식이 부작용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개발 방식은 업다운 방식이기 때문에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중앙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부는 지역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을 하고 지역 주민들도 오랜 관습이 남아 있어 정부의 조달과 지시를 기다리게 된다. 가령 한국은 문화재 지정을 받아야 지역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가 문화재 지정을 해서 지원을 하면 정부의 간섭을 넘어서기가 어렵다.
특히 지역사회가 주체적으로 전환하려는 힘을 키우고 정부도 지역 사회의 주도성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사실상 계화도 주민들의 보상금문제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이들의 직업전환을 도울 수 있는 지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노력이 적었다. 일전에 정부에서 계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일부 교육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지역민들의 문화와 맞지 않아 실패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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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엄민기자는 11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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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 갯벌에서 대합 잡다 들켜 도망치는 신세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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